동화 속의 신비함뿐만 아니라 숲은 우리에게 친숙한 놀이터이기도 했다. 술래잡기를 비롯해 그냥 뛰놀기만 해도 재미있었던 시절, 뛰다가 지치면 개울가에 발을 담그고 마알간 조약돌을 어루만지곤 했었다. 어린 날의 추억을 담은 숲. 그 숲은 지금 어디로 갔을까?

학교, 학원, 집을 일상적으로 반복하는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 만한 숲이 없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이다. 점점 편리에 따라 숲이 사라져 가니, 아이들은 어느 새 숲의 청아함보다는 인스턴트와 인터넷 게임에 중독되었는지도 모른다. 아파트에 놀이터가 딸려 있긴 하지만 그나마도 아이들이 없어 황량하기 그지없다. 그런 점에서 맘스쿨에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숲 속 놀이터] 강좌가 있다는 건 참 다행한 일이다. 동심을 일깨우고 잃어버린 숲의 놀이와 활동을 소개하는 권정희 강사님을 만나보았다.



권정희 강사님은 특히 아이들의 인성과 상상력이 발달하는 시기인 유치원, 혹은 어린이집을 다니는 친구들을 대상으로 한 강좌라고 말한다. 자연과 우리가 둘이 아닌 하나라고 다가간다면 자연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이 새롭게 열리게 되는 활동이 될 것이라고.
“부모님의 경우 친구들과 숲에 가서 모든 활동을 해 보시기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는 많은 친구들이 함께하기 때문에 개인의 느낌이나 개성이 잘 표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엄마와 친구가 둘이서, 혹은 가족끼리 숲에 가서 숲을 느끼며 활동한다면 친구들이 자연과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예요.”


또한 이 강좌를 토대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는 생태교육을 진행해 아이들의 감수성과 창의력 등을 일깨워줄 수도 있다. 몇 가지의 프로그램으로 준비하면 부모 참여 수업이나 봄나들이, 가을나들이에도 할 수 있는 훌륭한 가족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 있다고.

그렇지만 애 보랴, 살림하랴 바쁘게 지내다 보면 어느 새 숲의 존재를 잊게 되고, 한 번 찾아가는 것만도 부모에겐 큰 일이 된다. 도심 속에서 숲을 찾는 건 너무 거창한 일이 되어버린 것일까? 권정희 강사님은 그 해답을 제시한다.

가까운 공원이나 집 앞에 있는 동산, 풀이 조금이라도 있는 곳이라면 모두 숲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숲은 아이들에게 자연스런 생태학습이 된다. 나무, 풀, 새, 곤충의 이름을 앵무새처럼 외워서 전해 주는 백과사전식의 엄마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고 느낀 것을 아이들과 함께 나누는 것, 그것이 이 강좌가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다.


“이 강좌는 특별히 어렵지 않고,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다니는 친구들과 부모님들이 함께 간단한 도구와 교구를 사용해서 숲을 느끼고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들을 담았습니다.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자연은 나눌수록 풍성해지는 보물상자인 것 같아요.”
스스로 이름을 지어 주고 자연의 아름다운 것들을 나누는 활동을 통해 자연의 소중한 친구가 됨과 동시에 자연스레 아이들의 감수성과 창의력, 구성력이 깨어나게 된다. 자연스런 현장학습인 동시에 책상 앞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것들을 한 번에 배우게 되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셈.

시간이 된다면 집 가까운 곳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진짜 숲을 찾아가 보기를 조언한다.


“서울에서 가깝고 친구들과 활동하기에 좋은 곳으로는 북한산, 관악산, 남한산성, 홍릉수목원, 광릉수목원 등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거리가 조금 멀 수도 있지만 위의 장소는 친구들이 숲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어요.”


숲에서 뛰노는 아이는 숲을 닮아가게 마련이고 그것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매일 TV 보느라, 컴퓨터하고 숙제하느라 나눌 수 없었던 가족간의 대화를 숲 속 나들이를 통해 나누게 된다면 모두에게 학습 이상의 만족감을 가져다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맘스쿨 엄마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거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공간, 숲. 잠시 시간을 내 가까운 수목원으로 손을 잡고 가 보는 건 어떨까? 숲의 얘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아이들에게 동화 같은 상상력과 함께 소중한 꿈을 선사해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