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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간으로써의 숲

글쓴이 김신회

등록일 2015-06-24 18:10

조회수 8,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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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간으로써의 숲

김신회 (독일 프라이부르크 교육대학)

많은 독일 숲교육자들의 경험에 따르면, 숲은 그 상태만으로도, 즉 숲이라는 생명공간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교육적인 효과를 가져온다고 합니다. 계획된 프로그램이 없이도 아이들은 숲에서 짧은 시간 안에 놀이를 시작할 수 있다고 그들은 하나같이 말합니다. 아이들은 숲에서 이끼 정원이나 난쟁이 도시를 만들고 댐 등을 건설하며 온갖 자신들이 상상하는 모든 것들을 놀이를 통해 풀어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물론 숲을 포함한 자연이 그들에게 열려있고 놀이기구나 장난감을 충분히 주며 방대한 놀이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고사목부터 죽은 쥐까지 끝없이 주어지는 다양한 기회들을 사용하기만 하면 됩니다. 숲은 '자유'와 '야생성'의 진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처럼 끝없는 가능성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자연도 현대 사회의 어린이들에게는 제한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산업화 된 현대사회는 숲과 자연이 제공하는 교육적 가능성 이외의 것들, 즉 현대인에게 익숙한 기술의 세계가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숲은 일반적으로 요즘 아이들에게 매우 생소한 곳이고, 아이들은 숲에 오기 바로 전까지 컴퓨터나 자동차 등의 현대적 기술과 더욱 친밀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기 때문에 숲이 가진 교육적 가치와 가능성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될지 모릅니다. 이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들을 들 수 있습니다.

이야기와 신화들
숲은 모험과 이야기들이 가득한 곳입니다. 아이들은 숲을 의인화시켜 체험하고 그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해냅니다. 숲에서 발견되는 자연물들과 공간 자체는 동화 속 이야기들의 배경이 되고 마녀나 난쟁이들과 같은 주제로 상징화 됩니다. 숲에서 아이들이 하는 놀이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소꿉놀이부터 시작하여 원시인이나 사냥, 농부들의 생활, 요정과 마법사 등과 같은 원시적인 옛날이야기들이나 동화, 신화 작품들의 내용이 많이 등장합니다. 많은 동화나 민화 그리고 이야기들이 숲을 배경으로 하기에 이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또한 이러한 점을 미루어보면 야생성과 자연적인 환경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자연에서의 놀이는 신화적 요소들을 만들어 내고, 때로는 어른들 안에 숨어있는 동심을 깨우기도 합니다. 그것은 어찌 보면 어른들까지 매료시킬 수 있는, 오래 전부터 인류가 전승해 온 신비주의적 요소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숲에서 ‘태초’와 ‘근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독일 숲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숲에 빠져있다>


스스로 가진 능력의 힘
숲에서의 체험교육은 존재에 대한 경험을 가능하게 합니다. 독일의 뇌생리학자인 Manfred Spitzer는 이러한 지혜를 새로운 관점으로 정의했습니다: “우리 인간은 경험들이 우리로부터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Wir Menschen sind, was unsere Erfahrungen aus uns machen).” 어린이들은 자연 안에서 스스로를 체험 합니다. 그들은 그들이 가진 능력의 크기와 한계점을 경험하며 자기 자신을 알아갑니다. 그들은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는 거대한 타잔이 되었다가도, 갑자기 어느 순간 커다란 참나무 아래에 사는 난쟁이가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주도하는 놀이 안에서는 모든 것들이 가능한데, 어른들처럼 집을 짓거나 도시를 만들어 내고, 마치 신들이 하는 것처럼 강을 만들고 나무를 자라게 합니다. 이러한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는 자연의 웅대함은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결국 아이들을 자라게 하는데, 그것은 아이들이 그 안에서 스스로가 가진 힘과 능력을 알게 되면서 동시에 스스로의 한계를 느끼고 겸손함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신에 대한 체험은 자신감 형성에 가장 기본 바탕이 됩니다.

몇 가지 연구 결과
숲이 가진 영향력은 교육자들의 경험으로부터 이야기될 뿐만이 아니라, 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된 바 있습니다. 그 가운데 인상적인 연구는 1999년에 스위스 Zürcher 숲학교에서 이루어진 Kamber씨의 연구입니다. 그가 부모님과 선생님들을 인터뷰한 결과, 아이들이 숲에서 활동을 한 후 자의식과 자신감이 높아 졌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다른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들 중에서도 특히 아이들의 사회성이 높아진 점이 매우 분명히 나타났습니다. 1998년 이루어진 또 따른 효과연구에서 Bolay씨는 숲학교에서 몇 일간 함께 보내는 아이들의 이전과 이후 상태를 연구했는데, 여기서도 아이들이 형성한 그룹의 사회적 구조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숲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사이에서는 큰 싸움이나 갈등이 없다는 것이 관찰되었고, 이것은 숲이 인간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졌습니다. 일상의 도사생활에서 다른 사람들과 무언가를 나누어야 할 때 생기는 싸움이라는 것이 숲처럼 자연물로 가득하고 열린 공간 안에서는 쉽고 빠르게 해결 된다는 것 입니다. 또한 아이들 사이에서도 ‘우리가 필요한 만큼 충분히 있어’라는 의식이 사회적 행동을 훈련시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숲유치원 아이가 나무에 올라 선생님과 대화를 나눈다>



감각 발달의 촉진
숲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아이들은 그 안에서 모험과 체험을 통해 이야기할 꺼리들을 매우 많이 가지게 됩니다. 숲에서 아이들은 놀랄 만큼 자세히 관찰을 하고 그들의 감각능력을 극대화 시키는데, 무언가를 보고, 향기를 맡고, 소리를 듣고, 맛을 보고, 만지고 느끼게 됩니다. 그들은 자연물에 가까이 다가가고 숲이라는 세계의 다양성을 통합적으로 체험하며 재미를 얻습니다. 특히 이러한 과정은 누군가 시켜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기에 집중력과 동기화 능력이 자연스럽게 커지게 됩니다. 이러한 사실은 요즘 아이들이 집중을 못한다며 어려움을 토하는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 큰 의미를 가집니다. 모든 것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바뀌어 우리의 감각이 따라가기조차 어려운 미디어 세상에서 숲은 모든 감각들을 진정시키고 균형을 맞추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조차 각자 자기 방에 텔레비전을 가지고 있거나 24시간 모바일 세계로 접근 가능한 현실 속에서, 모든 감각들을 활용해야 하는 자연 안으로 아이들을 끌어들인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숲은 매 순간 변화하고 사계절 다른 향기를 내는데, 이러한 공간 안에서는 균형감각과 운동신경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무언가를 만들거나, 기어오르기, 만지고 느끼기는 것은 모든 감각기관과 크고 작은 운동신경을 발달시킵니다. 아이들은 숲에서 늘 움직이고 이러한 신체적인 탐구 안에서 자신의 모든 신체기관과 환경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신체적 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더욱 건강하게 되며 움직임을 통해 세상을 배움으로써 지능발달에도 도움을 얻게 됩니다.

움직임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사고들, 특히 넘어지거나 다치는 경우가 현대 아이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아이들이 ‘움직임’에 익숙하지 않고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사회적 구조와도 관련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움직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을 하게 되면 아이들을 숲으로 보내야하는 당위성이 자연스럽게 강조됩니다. 숲에서 놀이를 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평탄하지 않은 바닥 위를 걷고, 넘어진 나무 위에서 균형을 잡으며, 나뭇가지들 사이로 뛰어오르고, 나무 위를 기어오르는 등 숲에서는 균형감각과 운동신경을 강화시키는 크고 작은 움직임의 기회가 열려있습니다. 이처럼 환경과의 신체적인 접촉과 자극을 통해 인간은 전체적으로 균형 있게 발달할 수 있습니다. 휴식과 움직임, 무언가를 찾기 위한 움직임과 성찰의 단계, 근육의 수축과 이완 사이의 균형과 정신적이고 신체적인 움직임은 건강을 위한 아주 중요한 상호보관관계에 있습니다. 움직임이 단순히 신체적인 건강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뇌의 발달 등 인지적이고 정서적인 면에서도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생리학과 뇌의 연구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다음 세대를 책임져야하는 우리에게는 숲은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쉬운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김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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