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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즈음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아이들에게 아이들 노래를
돌려주자' 는 말을 하고 다닙니다. 선생님들을 만나도 어머니 아버지들을 만나도 기자들이나 방송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도 아주 큰일난 것처럼 막 떠들어댑니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모인 자리에 가서 전래동요도 가르쳐주고 이원수 동요도
들려줍니다.
틀려먹었습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가는 세상은 정말 형편없습니다.
아이들이 뭘 보고 뭘 듣는지를, 아이들이 뭘 하고 노는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참 답답합니다. 이놈의 텔레비전 시대에
아이들이 되고싶은 건 가수나 수퍼모델, 텔런트나 개그맨이고 -그게 나쁘다는게 아닙니다. 어떻게 그렇게 비슷비슷한 꿈을
꿀 수가 있습니까
-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는 댄스음악 뿐입니다. -왜냐하면 그것밖에 없으니까요- 컴퓨터게임에 빠진 아이들에게 말뚝박기나
비석치기, 팔방, 숨바꼭질, 잣치기 같은 놀이는 이제 별볼 일이 없는 건가요. 예쁘장하고 춤 잘 추는 가수들 노래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동요는 이제 별 쓸데가 없는 건가요.
언제부터인지 아이들은 동요를 시시하고 재미없게 여깁니다. 그럴만도 하지요. 뭐 동요라고 하는 노래들이라고 해봐야 그게
그거고 자기들 말이나 생각, 마음, 모습, 바라는 것이 하나도 생생하게 담겨 있지 않은데 무슨 맛이 있겠습니까. 재미도
감동도 없지요. 게다가 노래라는 것이 -어떤 문화든 그렇지만- 자꾸 되풀이 듣고 불러야 그 맛을 아는 건데 어디 그렇습니까.
아무리 형편없는 노래라도 하루에 몇 차례씩 매일 들어보십시오.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지 않습니까.
밥상을 제대로 차려줘야 합니다. 그 밥상 위엔 이런 노래도 있고 저런 노래도 있어 아이들이 고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이 맨날 듣는 노래들이라는게 무슨 선택의 폭이 있습니까. 밥상에 한가지 반찬 밖에 없는데 고르고
자시고 할게 어디 있습니까. 먹든지 말든지지요. 이러다간 아이들 다 문화실조(문화결핍증)에 걸릴지도 모릅니다. 머리(지식)야
커서도 채워 넣을 수 있지만, 좋은 정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아이들에게 아이들 노래를 돌려줘야 합니다. 뻔한 노래들이 아니라 정말 괜찮은 아이들 노래를 찾고 만들고
나누어야 합니다. 어떤 것이든 제 자리에 놓일 때 아름답습니다.
아이들이 잘 쓰는 말 가운데 이런 말이 있지요. "우리 엄마가 그랬어","우리 선생님이 그랬어". 아이들은 어머니
아버지가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유치원이나 학교에 다니고부터는 또한 선생님 말씀을 옳고 바른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아이들이 믿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어른들이 먼저 눈을 떠야 합니다. 어머니들이, 선생님들이 나서서 아이들에게 좋은 '문화밥상'을 차려줘야 합니다. 텔레비전은
틀렸습니다. 아이들에게 남의 것이 아닌 진짜 아이들 것을 돌려줄 수 있는 건 어머니 아버지들입니다. 선생님들입니다.
따뜻한 사랑을 받은 아이는 따뜻한 사람으로 자랍니다.
자연과 가까이 지낸 아이는 마음이 넓고 착한 사람으로 자랍니다. 신나게 놀아본 아이는 새로운 길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으로 자랍니다.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좋은 노래를 많이 듣고 부른 아이는 꿈을 가진 사람으로 자랍니다. 좋은 것들은
이렇듯 몸과 마음에 아름다운 결을 하나씩 새깁니다. 이런 아이들이 자라나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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