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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노래로 가득 차 있습니다.
누구나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온갖 노래에 둘러싸여 살아갑니다. 노래 속에는 참 많은 것이 담겨 있습니다. 말과 생각과
마음, 얼(정신)과 빛깔(정서)과 삶, 그리고 자연과 사람이 그 속엔 있습니다. 한 노래를 만나는 일은 한 세계를
만나는 입니다. 한 노래를 마음 안에 갖는 일은 한 세계를 마음 안에 갖는 일입니다. 노래는 마치 민들레 씨앗과 같아
누군가의 마음자리에 날아가 내려앉으면 '무언가를 피울 가능성'으로 존재합니다. 그것이 너무 작아 눈에 잘 띄지 않고
잘 느껴지지 않을 뿐입니다.
좋은 책(글)이 사람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처럼, 사람의 생각을 넓고 깊게 만들고 꿈을 주기도 하는 것처럼,
좋은 노래는 마음 안에 아름다운 울림을 남깁니다. 아름다운 결을 새깁니다.
그렇지만 모든 책(글)이 좋은 책이 아니듯, 모든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 아니듯, 모든 노래가 좋은 노래는 아닙니다.
어떤 노래가 좋은 노래일까요, '척 보면 아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태어나서 이 사회의 숲에서 바르게 자라는 데는 무슨 별난 교육을 야단스럽 게 하지 않아도 오염된 환경만 막아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적어도 아이들이 본성 은 잃지 않고 살아갈 것이다. 교육이란 이름 아래, 싱싱하게 자라는
나무를 괜히 조그만 화분에 꼼짝도 못하게 옮겨 가두어 놓고 제 입맛에 맞게 비틀고 잘라 놓는다. 많은 아이 들이 어른이
쓴 동시의 틀에 맞추어 거짓말 재주를 부리는 것만 보더라도 이미 그 잘못 된 어른들의 생각이 아이들을 얼마나 잘못된
길로 이끄는지를 알 수 있다.
- 이호철 〈살아있는 글쓰기〉에서
좋은 노래를 가려낼 수 있는 눈을 갖기 위해선 굳어있는 생각(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어떤 생각이 한번 머리에
박히고 눈에 베면 참 바꿔내기가 어렵지요.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서 생각이 자유롭습니다. 고정관념을 더 적게 갖고 있지요.
그렇지만 어른들에 의해서 아이들은 빠르게 길들어 버립니다. 한가지 물음에 답이 여러 개이던 아이들이 점점 물음 하나에
답 하나인 어른들을 닮아갑니다. '다 다른 아이들'이 자판기의 깡통처럼 '닮은꼴 아이들'로 바뀌어 갑니다. 창의적인
생각과 말과 몸짓을 가졌던 아이들이 하나의 답을 베끼고 흉내내는 아이들로 바뀌어 갑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늘 돼지는
꿀꿀, 강아지는 멍멍, 고양이는 야옹야옹, 개구리는 개굴개굴, 매미는 맴맴 울고, 시냇물은 졸졸 흐르고, 나비는 팔랑
팔랑 날고,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새싹은 파릇파릇 돋아나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개구리가 '끼꿀끼꿀'
울기도 하고, 강아지가 '출렁출렁' 뛰어가기도 하고, 비가 '둑둑' 오거나 소나기가 유리창에 '창창' 내려치기도 하지요.
얼마 전에 한 방송국에서 여는 창작 동요제에 보내온 창작동요들을 심사한 적이 있습니다. 한 이백 서른 곡쯤 되는 노래를
살펴보면서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 다른 사람이 만든 노래들인데 어쩌면 이렇게 비슷비슷할
수가 있습니까, 마치 한 선생님에게서 하나의 공식을 함께 배운 것처럼 가락도 노랫말도 어떤 '고정된 틀'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가운데 몇 곡은 아이들이 쓴 것인데 그것마저도 좀 서툴다는 점을 빼고는 다를 게 없었습니다.
아이들 음악교육에 있어 음악 교과서는 그저 조그만 참고자료에 지나지 않습니다. 고정불변의 절대적 답이 아닙니다. 좋은
선생님은 교과서밖에 더 큰 세상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아닐까요, 교과서에 실린 노래들만이 '정답' 인
것이 아니라 더 넓은 노래의 바다로 이끄는 선생님이 아닐까요.
초등학교 3학년 딸이 한 문제가 틀린 시험지를 내밀었다. '이웃이 먹을 것을 가져왔을 때 해야 하는 인사말은?' 이라는
주관식 질문이었다. 아이는 아빠를 닮아서인지 연극대사 식으로 '아이고, 뭐 이런 걸 다! 우린 드린 것도 없는데...'
로 썼다가 'X'표를 받아왔다. 선생님이 써준 정답은 '고맙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였다.
- 연극인 김태수의 글 〈정답의 오류〉에서
아이들에게 학원 두 세 개는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 교육이란게 마치 모든 걸 다 알아야 하고 모든 걸 다 잘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어른들, 딱딱한 박자개념과 기계적이고 수동적인 반복훈련이 아이들의 정서와 창의성을 해친다고 생각해
그것을 만든 독일에서조차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교재임에도 '바이엘'을 가르치는 피아노 학원에 아이들을 밀어 넣는 어른들,
아이들이 '노는 꼴'을 못 보는 어른들, 쓸데없이 아이들을 바쁘게 만드는 어른들이 아직은 많이 있습니다.
약하고 조그만 아이, 따돌림당하던 안경잡이 '데즈카 오사무' ('아톰'을 그린 일본의 국민적인 만화가)가 자신의 꿈을
이룬 것은 어머니의 한 마디 말, "네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렴" 이란 한 마디 말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좋은 교사는 '아이들의 마음밭에 씨앗을 뿌리는 사람 '입니다.
'아이들에게 널찍한 멍석을 깔아주는 사람 '입니다.
아이들을 한 줄로 세워 일정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끄는 사람'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씨앗을 많이 뿌려주십시오.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노래씨앗'을 많이 뿌려주십시오.
하늘은 '하늘색' 이라고 쓰인 크레용만으로 담아낼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우리들의 일그러진 선생님'이 아니라 '우리들이 자랑스런 선생님'이 되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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