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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운 자장노래  
 


잠이 잘 온다
어머니 곁에 누우면 세상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참 잠이 잘 온다
어머니의 끝없는 이야기는 꿈 속까지 따라와 내 고단한 삶을 어루만지고
갓 태어난 강아지처럼 나는 한차례 깨지도 않고 쿨쿨 아기잠 잔다
- 백창우 시「단잠」에서

잘 시간입니다. 읽던 책을 덮고 잠자리에 들지만 쉽게 잠들지를 못합니다. 재깍재깍 시계소리는 점점 커지고 이런저런 생각들에 머리는 뒤죽박죽이 됩니다. 날마다 한참을 뒤척거리고 나서야 겨우 잠이 듭니다. 어느 어른도 자장노래를 들으며 잠들지는 않겠지만 이따금 어머니의 자장노래가 그립습니다.

입에서 입으로 구비전승되는 전래동요는 아이들 스스로 지어 부르는 노래와 아이를 위해 어른이 지어 불러주는 노래로 가를 수 있지요. 아이가 세상에 나와 처음 듣게 되는 노래인 '자장노래'나, 두어 살까지 아이의 자람에 따라 어머니나 할머니.할아버지가 불러주는 이런저런 '아기놀이노래', 그러니까 아기를 까르르 웃게 하는「까꿍」이나 아기의 다리를 꾹꾹 눌러주며 불러주는「잼잼」.「짝짜꿍」.「곤지곤지」.「도리도리」.「둘레둘레」, 온몸 운동을 도와주는「둥개둥개」.「질라래비 훨훨」, 걸음마를 위한「불무불무」.「달궁달궁」.「따루따루」.「아장아장」.「끄덕끄덕」, 아기를 아버지나 할아버지 발 위에 올려놓고 공중에서 새처럼 날게 하는「소리개 떴다」, 배 아픈 아기의 배를 쓸어주며 불러주는「할미손은 약손」같은 노래가 바로 어른이 아이를 위해 지어 불러주는 노래지요.
이런 노래들 속에 아이는 말을 배우고 사랑을 느끼고 우리 빛깔(정서)을 갖게 되지요. 조금 더 크면 만나게 되는 전래동요의 바탕이 자장노래나 아기놀이노래이기 때문에 쉽게 그 노래들을 익히고 부를 수 있지요.

이런 노래들이 점점 잊혀져가고 있습니다. 시골에는 노래를 들을 아이가 없고, 도시에는 노래를 불러줄 어른이 없습니다.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도 어머니의 자장노래도 점점 사라져갑니다. 아이의 생일에 제과점에서 사온 케익 대신 수수팥떡을 손수 만들어주는 어머니는 이제 찾기 힘듭니다. 그저 몇 개라도 아이 재우는 노래나 아이 어르고 달래는 노래를 불러줄 수 있는 어머니는 쉽게 볼 수 없습니다. 참 궁핍한 삶이지요.

'네가 자면 내가 자고 / 네가 깨면 나도 깬다'는 자장노래에서 보듯 아이와 어머니는 한몸이지요. 잘 자고 잘 먹고 굼실굼실 잘 놀면 아이에게 더 바랄 게 없지요. 자장자장 자장자장 우리애기 잘도잔다 꼬꼬닭아 울지마라 우리애기 잠들었다 망망개야 짖지마라 우리애기 잠들었다 자장자장 자장자장 우리애기 잘도잔다 잘도잔다 잘도논다 먹고자고 먹고놀고 쌔근쌔근 잘도잔다 굼실굼실 잘도논다 얼른 잠이 들지 않고 칭얼대는 아이에게 꼬깨미(도깨비) 온다, 호랑이 온다, 에비 온다, 꼼쥐(곰쥐) 온다, 망태영감 온다, 고 은근슬쩍 겁을 주기도 하고, '앞집 애긴 잘못 자도 우리 애긴 잘도 잔다 / 건너집 애기는 울기만 하는데 우리 애기는 잘도 잔다'나 '앞집 애긴 개똥밭에 뉘여놓고 / 뒷집 애긴 고추밭에 뉘여놓고 / 우리 애긴 꽃밭에 뉘여놓고'를 불러 아이를 으쓱 부추키기도 하고, 괜한 닭이나 개한테 '찹쌀 닷말 밥해주마 우리 애기 재워주렴 / 받은 밥상 물려주마 우리 애기 재워주렴 / 우리 애기 재워주면 네 애기도 재워주마' 하고 꼬드기기도 하고, 깜둥개도 자고 새앙쥐도 자고 새도 자고 숭어새끼도 자고 송아지도 자고 모두 자니까 너도 자야 한다, 고 아이에게 이르기도 하는 어머니의 자장노래를 들으며 잠드는 아이는 정말 행복한 아이입니다. 그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몸 안에 늘 어머니가 숨쉬고 있을 겁니다.

아이에게 포켓몬스터나 텔레토비인형을 사주고 디즈니만화비디오를 사주고 천장에 야광별을 붙이고 나비모빌을 매달고 '모짜르트'를 틀어주는 것보다 더 필요한 건 '잃어버린 노래'를 찾아주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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