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의 작가 권정생 님이 처음부터 그림책으로 기획한 첫 그림동화와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그린 송진헌 님의 세밀화로 완성된 작품입니다.
겨울을 배경으로 산 속 너구리네 집 굴 속을 들여다 봅니다. 봄이 오려면 아직 더 잠을 자야 하는데, 잠을 깬 아기너구리의 울음 때문에 언니너구리, 오빠너구리, 삼촌너구리, 엄마너구리, 아빠너구리 모두 깨었답니다. 다시 모두들 잠들었지만, 아기너구리의 눈은 말똥말똥, 언니너구리의 발가락은 꼼지락꼼지락, 오빠너구리의 똥구멍이 간질간질. 셋은 바깥 세상이 궁금해 두근두근 거리는 가슴을 안고 꾸불꾸불 좁은 굴을 겨우겨우 지나갑니다. 용감해진 아기너구들은 눈보라를 맞으면서 추운 겨울을 견디는 산나무들을 보며 깨닫습니다. 기다란 저쪽 굴 밖에서 배릿한 봄 냄새가 풍겨올 때까지 잠을 자야 한다는 것을요.
두고두고 또 보아도 언제나 정겨운 글, 연필로 세밀하게 정성을 들인 그림은 탄성을 자아냅니다. 엄마너구리가 막내둥이의 등을 토닥이며 얘기하듯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알려주세요. '봄은 조금만 더 자고 있으면 금방 온다고….'
저자 권정생
1937년 일본 동경에서 태어나 해방 직후에 귀국하였습니다. 1969년제 1회 \"기독교 아동문학상\"을 받았고, 197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무명 저고리와 엄마]가 당선되었으며, 같은 해 \"한국 아동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작품에 동화집 [강아지똥][사과나무밭 달님][하느님의 눈물], 장편동화[몽실언니][점득이네] 등이 있습니다. 현재 경북 안동의 한 시골에서 늘 어린이를 생각하면 좋은 글을 많이 쓰고 계십니다.
그림 송진헌
1962년 전라북도 군산에서 태어났고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그린 책으로는『아주 특별한 우리 형』『괭이부리말 아이들』『너도 하늘말나리야』『성냥팔이 소녀』『너하고 안 놀아』『휠체어를 타는 친구』『머피와 두칠이』등이 있다.
강아지똥』의 작가 권정생 님이 처음부터 그림책으로 기획한 첫 그림동화입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그린 송진헌 님의 그림과 어우러진 이 책은 겨울을 배경으로 한 산 속 너구리네 집 굴 속에서 시작됩니다.
봄이 오려면 아직 더 잠을 자야 하는데, 중간에 그만 잠을 깨버린 막내너구리가 호기심에 가득 찬 오빠너구리와 언니너구리와 함께 굴 바깥 세상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바깥 세상은 아직 추운 겨울. 하얀 눈송이를 맞으며, 추운 겨울을 견디는 나무들을 보며, 아기너구리들은 봄을 기다리기로 마음 먹습니다.
세상에서 소외된 하찮은 존재 '강아지똥'에서 너구리로 옮겨진 시선에도 따뜻한 봄을 맞이 하려면 추운 겨울을 참고 견뎌야 한다는 '자연의 거스를 수 없는 섭리'가 담겨 있습니다.
낯익은 능선, 온기에 녹아내릴 듯한 눈보라, 한올 한올 포근하게 살아나는 너구리의 털, 새근새근 숨소리가 한땀 한땀 수놓은 듯한 연필화 속에 살아있습니다.
눈밭의 정적, 사각사각 바람에 실려 가볍게 떠다니는 눈발, 조그만 굴 틈으로 나오는 '후- 후' 너구리 숨소리… 얼음을 간지럽히는 시냇물의 움직임, 여린 잎이 움트는 소리, 향긋한 내음, 그리고 다시 봄… 또 하나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