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의 색감이 살아 있는 책이다. 좁은 연립 주택에서 살다가 할머니 댁으로 이사간 만희가 엿보는 집안 구석구석의 이야기들이 권윤덕 씨의 정성어린 그림과 색감 속에 살아 있다.
안방이며 부엌, 광, 장독대, 뒤꼍, 화단, 현관, 만희방, 목욕탕, 옥상, 아빠방, 마루 등 온 집안을 넘나들며 우리가 사는 곳이 어떻게 꾸며져 있는지 눈여겨 볼 기회를 만든다. 재미있는 것은, 각각의 장면에서 유채색으로 칠해지지 않고 먹빛으로만 그려진 흑백의 부분들은 다음 쪽으로 연결되는 장소라는 점. 집안 구석이 온통 정겹기만 하다.
저자 권윤덕
1960년 경기도 오산시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광고 디자인을 전공했다. 안양지역 미술문화운동 단체에서 '시민미술학교'를 운영하기도 했으며 남편, 아들과 함께 수원에서 살다가 1998년 현재는 동양철학을 공부하는 남편과 함꼐 중국으로 가서 동양화를 공부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만희네 집』,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가 있다.
만희네는 할머니 댁으로 이사 갑니다.
만희와 엄마, 아빠는 마루 끝에 부엌이 달려 있는 좁은 연립 주택에서 살았습니다.
만희는 부엌 옆에 조그만 방을 썼습니다.
그래서 놀다보면 장난감과 책들이 마루까지 어질러지곤 합니다.
그러나 할머니 댁은 집도 넓고 개도 세 마리 있습니다.
만희는 벌써부터 자기 방을 멋있게 꾸밀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개들과 장난치며 노는 일도 재미 있겠죠.
만희네 집은 동네에서 나무와 꽂이 가장 많은 집입니다.
만희가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개들은 발자국 소리만 듣고도 만희를 알아봅니다.
(본문 p. 2~6 에서)
옥상 한 쪽엔 빨래줄이 있습니다.
햇볕이 좋은 날엔 엄마가 이불을 내다 넙니다.
만희는 부드러운 이불 속으로 물고기처럼 헤엄쳐 다닙니다.
아빠 방에서는 책 냄새가 납니다.
그림도 없는 책이 아빠는 재미있나 봅니다.
이불에서 나는 햇빛 냄새는 엄마 냄새만큼 고소합니다.
만희는 일찍 꿈나라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