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 ~ 1970년대 농촌 정서가 생생히 그려진 이 책은 버드실 삼총사인 바우, 둘희, 무웅이의 복숭아 서리 장면, 가난과 빚에 쫓겨 야반도주하는 현식이네의 눈물겨운 이야기, 6월 유둣날에 치르는 당굿 장면 등이 독특한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저자 김윤배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고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86년 『세계의 문학』을 통해 시단에 나와 『숲을 숲이게 하는 것은』 『겨울 숲에서』 『떠돌이의 노래』 『강 깊은 당신 편지』 『굴욕은 아름답다』 『따뜻한 말 속에 욕망이 숨어 있다』 등의 시집을 상자했다.
그림 강효숙
1962년 전라북도 군산에서 태어났고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서울에 온 어린왕자>, <무명저고리와 엄마>, <은여우와 멧도요>, <쇠를 먹는 쥐>, <별난 박물관 별난 이야기>, <난 바보가 아니야>, <역사 여행으로 푸는 불가사의> 등의 작품에 그림을 그렸다. 어린이들을 위해 정감 있고 재미있는 그림 그리기에 힘쓰고 있다.
복숭아 서리
사방은 캄캄하고 풀벌레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립니다. 세 아이들의 두려운 숨 소리가 과수원 안에 가득 차는 듯합니다.
바우는 조심조심 복숭아 나무에 올라갑니다.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이제는 엎질러진 물이고 내친 걸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장대로 복숭아 꼭지를 비틀어 따 내립니다. 복숭아 꼭지 떨어지는 소리가 천둥 소리처럼 크게 들립니다.
현식이와 무웅이는 떨어지는 복숭아를 잽싸게 자루에 담습니다. 복숭아는 보송보송한 털을 잔뜩 뒤집어쓴 채 겨우 갓난이 조막만합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바우는 복숭아 따 내리는 일이 점점 재미있어졌고 점점 대담해집니다.
한참 따 내리고 나니 이제는 신바람이 납니다. 정신 없이 주워 담느라고 삼총사는 둘희 아버지가 가까이 오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둘희 아버지는 도둑고양이 걸음으로 살금살금 다가와서는 삼총사가 신바람을 내며 복숭아 서리를 하고 있는 모습을 한참이나 지켜 보았을 게 틀림없습니다.
\"이놈들, 이 고얀놈들!\"
(본문 p.49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