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머리카락에 얼굴은 온통 주름투성이인 할머니와 힘이 넘치는지 할머니 주위를 늘 깡충깡충 뛰어다니며 놀아 달라고 떼를 쓰는 개구쟁이 손자 프리더. 두 사람의 세대 차이가 큰 만큼 할머니는 프리더를, 프리더는 할머니를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다. 프리더가 투정을 부리며 생떼를 쓰면 할머니는 프리더를 야단치기도 하고, 할미 좀 그만 못살게 굴라며 짜증을 내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프리더도 할머니가 자기 마음을 몰라 주면 뾰로통해져서 할머니랑 말도 안 하고,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갈 때도 있다. 하지만 곧 할머니는 프리더의 마음을 이해하며 그의 짓궂은 장난을 받아 주기도 하고, 로봇 흉내도 내고, 유령 놀이도 하면서 그의 친구가 되어 준다. 또한 프리더도 이런 할머니가 너무 좋아 손수 생일상도 차리고, 한 번도 소포를 받아 보지 못한 할머니를 위해 할머니가 가장 기뻐할 만한 선물을 준비해 소포를 보내기도 한다. 외모, 나이, 생각 어느 것 하나 동일한 요소가 없어 불협화음만 낼 것 같은 할머니와 프리더는 이렇듯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며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오순도순 살아간다.
자칫 늙은 할머니와 부모 없이 할머니하고만 살아가는 아이의 현실이 애잔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일상을 하나하나 들여다볼수록 이들이 그 어느 누구보다도 자연스럽고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야기 곳곳에 내재되어 있는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 그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기에 깊은 감동이 밀려올 뿐만 아니라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또한 가는 펜 선으로 표현된 디테일이 살아 있는 흑백 그림들은 두 사람 사이에 오고 가는 따뜻한 애정을 잘 표현해 줘, 그 느낌이 더욱 더 생생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원제 : Und Wieder Schreit der Frieder "Oma!"
저자 구두룬 멥스
<font color=blue>Gudrun Mebs</font>
메르케트하임에서 태어났고 프랑크푸르트에서 자랐다. 17살까지 연극 교육을 받고, 평론가의 주목을 받는 배우로 성장했다. 1962년에서 1982년까지 수많은 공연을 했고, 라디오와 텔레비전에서 방송일을 했다. 1980년 라디오 방송용으로 쓴 동화 <가, 아마 넌 곰을 만날지도 몰라>가 후에 책으로 출판되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구해 줘, 죽음에 대한 이야기>와 <일요일의 아이>로 독일 아동 문학상을 받았고, \'오스트리아 어린이 도서상\', \'스위스 어린이 도서상\'을 수상했다.
그림 로트라우트 주자나 베르너
<font color=blue>Rotraut Susanne Berner</font>
슈트트가르트에서 태어났고 뮌헨의 전문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했다. 1977년부터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기 시작한 그녀는, 1996년 위르그 슈비거의 <세상이 아직 어릴 때>에 그림을 그려 독일 아동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린 책으로 <나는 너랑 함께 있어서 좋을 때가 더 많아>, <뽀뽀쟁이 프리더>, <할머니, 나랑 친구해요!> 등이 있다.
번역 문성원
한국 외국어 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했다. 임프리마 코리아에서 저작권 업무를 담당하다 어린이책 번역일을 했다. 지금은 본 대학에서 번역학을 공부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하늘을 나는 교실>, <라스무스와 방랑자>, <라스무스와 폰투스>, <브레멘 음악대> 등이 있다.
\"개구쟁이 녀석! 할미 치마 좀 놔! 혼자서 조용히 놀아. 할미가 잠깐 눈을 붙일려고 하는 걸 잘 알면서 그래.\"
할머니는 소파에 몸을 깊이 파묻더니, 어느 새 코를 골기 시작했다. 프리더는 잔뜩 화가 나서 옆에 서 있었다. 할머니는 낮잠을 자고 있었다. 일요일 한낮에 자는 낮잠을. 프리너는 낮잠을 자지 않은 지 벌써 꽤 오래 되었다. 낮잠을 자는 것만큼 따분한 건 또 없으니까. 그런데 할머니는 꼭 낮잠을 잔다. 일요일만 되면. 에잇.
혼자서 노는데 재미있을 턱이 없었다. 특히 일요일에는. 또 할머니가 낮잠을 잘 때에는 . 프리더는 숨을 크게 들이 마셨다가 다시 푹 내쉬었다. 숨소리가 아주 크게 들리도록. 어쩌면 할머니가 그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나 프리더랑 놀아 줄지도 모르니까.
(본문 p.84 ~ 85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