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과 가정이라는 친숙한 분위기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남녀 차별의 문제점을 어린이 눈높이에서 차분히 깨닫게 하는 가운데 남녀가 친구처럼 살아가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산뜻하게 드러낸 작품으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동네 모습과 전통과 현재 풍속에 대한 세세한 묘사와 자연스런 넘나듦을 통해 요즘 아이들의 생각과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줄 것이다. 제6회 '좋은 어린이 책' 원고 공모 창작부문 대상 수상작
저자 고은명
그림 김윤주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숙명여대 산업미술과를 졸업했고, 출판미술협회대전 황금도깨비 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린 책으로는 <강아지 마루>, <피치오왕 가피오나무>, <옛이야기 명판결> 등이 있으며, 현재 감자꽃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하여
나는 어렸을 적에 늘 \"저 놈이 아들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말을 듣고 자랐습니다. 집안의 내력이나 제사 같은 데 관심이 많은 내가 아들이 아니라는 게 부모님을 많이 섭섭하게 만든 모양입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나는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자이기 때문에 손해 보는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늘 누군가와 다퉜습니다. 남편과 결혼할 때도 집안일을 똑같이 나눠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니까요.
딸아이를 낳았을 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습니다. 내 아이가 나처럼 늘 누군가와 싸워야 할 것을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내 아이가 살 세상이 지금보다 나아지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내 생각이 그 때와 똑같은 건 아닙니다. 내 또래 여자아이들이 차별 받는다고 느끼며 자랄 때, 그 만큼의 남자아이들이 과도한 관심과 의무에 힘들어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요. 여러분들은 아마 우리 때와는 달리 그리 차별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곳곳에는 올바르지 못한 차별이 많이 있어 여성들을 슬프게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형태로 남성들을 힘들게 만듭니다.
나는 이 책이 여러분들에게 여자로 산다는 것, 남자로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실마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찾아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그 답을 찾는다면 여러분들은 누구와도 더불어 살 수 있습니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 몸이 불편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나이가 많은 사람과 젊은 사람, 많은 사람들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은 여자와 남자가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