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규는 자폐증이라는 병에 걸려 아이들에게 놀림받는 형아를 귀찮아 않고 따뜻하게 보살핍니다. 은별이는 시집 와서 고생하는 엄마를 위해 이름을 바꿨답니다. 엄마성을 붙여 이고은별이라구요. 『엄마는 파업 중』에는 이렇게 나보다는 너, 그리고 우리를 보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몸이 조금 불편한 친구도, 조금 어리숙한 친구도 편견 없이 보는 건강하고 따뜻한 시선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그 동안 우리 나라 동화에서 좀처럼 얘기되지 못했던 '여성'에 대한 문제를 어린이의 시각에서 고민해 볼 수 있게 하는 페미니즘 동화도 함께 실려 있습니다
저자 김희숙
글쓴이 김희숙 선생님은 1958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광주교육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1995년 \'새벗문학상\'과 \'교육평론\'에 동화가 당선되어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파업중>은 선생님이 지은 첫 동화책입니다.
그림 김상섭
1963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다. 1990년부터 많은 단체전과 개인전을 가졌다. 그린 책으로 <약은 토끼와 어리석은 호랑이>, <넌 아름다운 친구야>, <김치를 싫어하는 아이들아>, <노루 삼촌> 등이 있다.
나는 씩씩거리며 마당으로 나갔지요. 예지와 수지는 흙을 가지고 놀고 있었어요.
\"예지 너, 내가 부르는 소리 못 들었니?\"
예지가 옷에 손을 털며 일어났어요. 수지도 덩달아 일어났지요. 예지와 수지의 옷에는 흙 자국이 얼룩덜룩 묻어 있었어요.
\"옷을 더럽히면 어떡해?\"
\"빨면 되지\"
\"엄만 파업 중이잖아!\"
\"세탁기에 돌리면 되잖아\"
\"그럼, 세탁기 네가 돌려!\"
예지가 투덜거리며 화장실로 향했어요. 나도 수지를 데리고 화장실로 들어가 수지의 옷을 벗긴 후 샤워를 시켰어요. 그런데 수지의 머리를 감기는 일이 문제였어요. 엄마처럼 수지를 무릎에 눕혀서 고개를 뒤로 젖힌 채 감길 수는 없었어요. 내가 안기에는 너무 무거웠거든요. 그렇다고 그냥 앉혀 놓고 머리를 감기려니 샴푸가 눈으로 들어갈까 봐 걱정이었지요. 그래 고민고민하다가 아빠가 오면 아빠에게 맡기기로 하고 대충 샤워를 끝내고 말았어요.
(본문 p.46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