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고은 기자】

“정확한 배란일에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했을 때 임신이 될 확률은 약 20% 밖에 되지 않는다. 원하는 것처럼 임신이 쉽지만은 않다는 소리다. 원하는 시기에 건강하게 임신하고 싶다면 지금 우리 부부가 임신을 해도 되는 몸인지 상태를 점검해보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류지원 미래아이 산부인과 원장은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홀 402호에서 열린 삼성화재 예비부모클래스 강의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결혼 1년 미만의 신혼부부 160여 명을 대상으로 열린 클래스에서 류지원 원장은 신혼부부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임신을 위해 꼭 알아야 할 사항을 설명해 주목을 받았다.

류지원 미래아이 산부인과 원장이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홀 402호에서 열린 삼성화재 예비부모클래스에서 "임신준비 A-Z"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 임신 전 점검해야 할 여성 질환

아내들이 임신을 준비하며 불안을 겪는 증상이 있다면 사소한 것이라도 산부인과를 방문해 검진, 상담하는 것이 좋다. 임신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소로는 불규칙한 생리, 골반염, 자궁근종, 심각한 생리통 등이 있는데, 모두 몹시 흔한 산부인과 질환이므로 임신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치는지 정확한 증상 확인이 필요하다.

불규칙한 생리는 생리 주기가 21일 이내이거나 45일 이상인 경우에 한한다. 이런 경우 정상적인 배란과 임신을 방해한다. 골반염은 자궁으로 염증이 이동해 더 큰 질병으로 번질 수 있고, 자궁근종은 자궁 안쪽에 발생했을 경우 착상과 정상 임신을 방해한다. 심각한 생리통은 난자와 정자의 수정을 방해하는 자궁내막증 등의 위험이 있다.

“임신 전 풍진, 메독, 에이즈, 간염 검사와 웨딩검사라고 부르는 균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조기 유산율을 줄이고 건강한 임신을 돕는 첫 번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본인에게 임신에 방해가 되는 증상이 있다면 이 또한 빠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문제가 있다면 치료 후 몸을 만들면서 임신을 시도하면 된다”고 류지원 원장은 말했다.

류지원 원장이 권장한 임신에 도움이 되는 생활 수칙은 ▲하루 30분, 1주 3회 운동하기 ▲배란일 이후에는 술 마시지 않기 ▲반드시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기 ▲비타민D 생성을 위해 햇볕을 잘 쬐거나 영양제로 챙겨 먹기 ▲엽산, 오메가3, 유산균 챙겨 먹기이다.

◇ 남편이 준비해야 하는 임신

보통의 남편들은 발기가 잘 되면 임신 능력에 문제가 없으며 본인의 정자는 무조건 튼튼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류지원 원장은 이것이 틀린 생각이라고 말했다.

“난임은 3분의 1을 아내 원인, 3분의 1을 남편 원인, 나머지 3분의 1을 원인 미상으로 본다. 임신에 문제를 겪는 남편이 상당히 많다. 예전에는 사정 시 나오는 정자의 양이 적어도 운동성이 좋은 정자가 많다면 임신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정자의 머리가 예뻐야 임신이 잘 되는 정자로 본다.”

류지원 원장이 추천한 건강한 정자 생성을 위한 생활 수칙은 ▲근력운동 하루에 한 시간 이상 하지 않기 ▲환경호르몬 접촉 최대한 피하기 ▲담배 하루에 10개 이하로 피우기 ▲스마트폰 전자파 오래 접하지 않기 등이다. 이러한 생활 수칙을 준수하고 보건소 등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메독, 에이즈, 풍진, 수두, B형 간염, C형 간염 등 검진을 받고 필요 시 백신을 접종하면 매우 좋다.

“최근에는 환경호르몬과 담배, 술, 불균형한 몸 관리 등 영향으로 정자의 머리가 작거나 두 개인 정자를 가진 남편들이 많다. 이런 정자는 난자를 만나도 수정이 안 되고, 된다고 해도 염색체 이상으로 자리를 못 잡고 쏟아져 내린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남편이 빨리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 임신이 잘 되는 시크릿 팁

류지원 원장이 추천한 가장 좋은 임신 비법은 “부부관계 횟수를 늘리는 것”이다. 남편이 오랫동안 금욕했다가 부부관계를 하면 임신에 성공한다는 속설이 있는데, 류지원 원장은 이는 낭설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3일간 금욕 후 검사한 정자와 1주일 간 매일 사정한 후 검사한 정자의 모양이 다르다. 정자의 모양은 머리 부분과 꼬리 부분의 모습을 보고 판단한다. 후자의 모양이 훨씬 예쁘다. 모양만 다른 것이 아니라 임신 성공률도 후자가 높다. 따라서 부부관계는 자주 하되, 아내의 월경이 끝난 이후부터 배란일까지를 집중 공략 시기로 보면 된다.”

배란일 계산은 생리 예정일에서 14일을 빼면 된다. 생리 주기가 28일이고 5월 1일이 생리예정일이라면, 배란일은 4월 17일이다. 생리 주기가 45일이고 5월 1일이 생리예정일이어도 배란일은 4월 17일이다. 생리 시작 후 2주를 더하는 것이 아닌 생리 예정일에서 2주를 빼는 것이 맞는 계산법인 것이다. 본인의 생리 주기와 생리 예정일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면 배란일이나 임신 가능일을 계산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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