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자연치유 육아법을 표방하는 인터넷 카페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이하 안아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약물 오남용과 예방접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아이에게 약물치료나 예방접종 없는 자연 치유력 강화를 주장해온 안아키가 아이를 학대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 관계 당국이 사법처리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논란은 한 남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안아키에 빠진 아내와 이혼하고 싶다’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해당 글에 따르면 글쓴이는 “아이 열이 39도까지 올라 병원에 데려 가려는데 아내는 저를 막고 3일 동안 열경련을 일으키는 아이에게 매실과 죽을 먹였다. 아픈 이유가 소화계 문제라며 관장까지 시켰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결국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갔고 가와사키병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의사로부터 열을 계속 내버려뒀으면 뇌손상이 올 수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며 아이를 위해 안아키에 빠진 아내와 이혼하고 싶다고 했다.

해당 글이 각종 SNS 등을 통해 공유되면서 안아키 카페로 인해 아이들이 학대당하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아이의 의사나 건강과는 상관없이 자연 치유 육아법을 맹신하는 부모들 때문에 아이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자연 치유라는 이유로 아이를 학대하고 있다”, “부모의 잘못된 믿음이 아이의 몸을 망친다”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안아키는 한의사로 알려진 운영자 김 아무개 씨가 2013년에 개설했다. 카페 회원만 6만 여명에 달했다. 운영자는 “약을 쓰지 않고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하며 국가가 실시하는 필수예방접종을 맞히지 말 것, 각종 질환에 약 대신 자연 치유할 수 있는 물질을 사용할 것을 안내해왔다. ▲아토피에는 로션을 바르지 마라 ▲소금이나 간장을 섞은 물로 비강을 세척하라 ▲열이 오르면 관장을 하라 등은 안아키가 제시해온 대표적인 자연 치유법으로 알려졌다. 실제 일부 회원들은 카페 정보를 바탕으로 아이에게 예방접종을 맞히지 않았다. 열이 40도까지 올라 아이 의식이 없는데도 병원 치료를 하지 않은 채 관장 등으로 아이를 치유하고자 했다.

하지만 카페에 올라온 아이들의 사진까지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안아키의 자연 치유법이 올바른 치료 방법인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됐다. 온라인에 떠돌고 있는 사진 속 아이들은 아토피 증상으로 얼굴에 피가 줄줄 흐르는 등 고통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일부 회원들이 수두에 대한 아이의 자연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수두에 걸린 아이와 함께 두고 감염되도록 ‘수두 파티’를 벌였다는 이야기까지 퍼졌다.

비난 여론이 식지 않자 결국 안아키 운영자는 폐쇄 결정을 내렸다. 2일 안아키 운영자는 글을 통해 “폐쇄를 진행 중이다. 안아키가 세상과의 소통이 부족했음을 느낀다. 안아키에 대한 많은 오해와 비난 속에서 이미 너무 많은 회원분들이 마음의 상처와 현실 속에서 고통 받고 힘드셨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관계 당국은 안아키에 대한 사법처리를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측은 안아키 운영자인 한의사의 상담이 의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등을 확인 후 고발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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