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유아 영어 게시판에는 종종 글을 올리고 있는데 이 곳 게시판에 글을 남기기는 처음이네요.
우리집 애들은 6,9살이고 큰애는 한글나라에 국어나라까지 다 마쳤고, 작은 애는 지금 제가 가지고 가르치고 있어요.
한글나라 교재를 가지고 가르치신다고 하셨죠?
'가' 박스에 든 교재 다 끝날 때까지 그냥 통문자로 먼저 가르치시고, '나'박스 들어가면서 낱글자 가르치시면 돼요.
우리 큰 애할때랑 '나'박스 교재가 많이 바뀐 걸로 아는데, 꼭 한글나라가 아니더라도, 먼저 통문자로 단어 인지가 충분히 된 상태에서 나중에 낱자 학습을 들어가야 애들이 헷갈려하지 않아요.
아이 연령이 높을 경우엔 통문자 학습하면서 스스로 같은 낱자를 찾아내지만 연령이 낮을 경우, 엄마 욕심에 통문자 가르치면서 어설프게 낱자를 가르치면 학습을 거부하는 수가 있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제 경험담입니다.
둘째가 말도 빠르고 문자에도 관심이 많아 22개월쯤부터 '아기한글나라' 시작해서 한글나라를 했었는데, 낱글자 들어가니까 너무 힘들어하고 하기 싫어해서 미련없이 그만 두었답니다.
(한 1년 넘게 유치원 가고 저랑 한글, 영어 동화책 보는 거 외는 아무것도 시키지 않았습니다.)
지가 궁금해서 묻는 거 외에는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유치원 친구들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제 딴에도 자극을 받았는지, 올봄부터는 글자도 어설프게 그리고(쓴다는 표현보다는 그린다는 표현이 맞아요.) 낱글자도 구별해서 잘 읽습니다.
짧은 동화 나오면 아는 글자 찾느라고 정신없고요.
그런데, 낱글자 구별 방법이 처음엔 희안합니다. 전부 유치원 친구 이름을 외워서 낱자에 대입하는 거에요.
예를 들면, '인형'의 '형'자는 "이거 '이형빈'할때 '형'자다."하면서 읽고, '도로'의 '로'자는 "이거 우리반 '정로빈'할때 '로'자다.'
하는 식입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디지몬 카드'를 사달라고 졸라서 사줬더니 그걸 처음엔 읽어달라고 하더니 종이에다 글씨를 그리더라구요.
제가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먹을 거 나와있는 단어 카드 같이 되어있는 책에서 보고 그려서 지 아빠한테 보여주며 사달라고 하기도 하고....
봄에 수박이 한통에 2만원 할때 애가 수퍼에 갈때마다 사달라고 조르는 걸 비싸다는 이유로 안사줬더니, 한 날은 스케치북을 가져와서는 수박을 어떻게 쓰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크게 써줬더니, 그 옆에다 저도 '수박'이라고 어설프게 쓰고는 저녁때 지아빠가 오니까 그걸 쓱 보여주면서 그러더랍니다.
"아빠. 나 수박 좀 사주세요."
애 아빠는 애가 글씨 쓴게 기특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기가 막히기도 했지만 전에 자기가 한말이 있어서('꿩새끼를 몰고가는 아이들'의 저자 황보태조 흉내내서 자기도 둘째가 먹고 싶은거 글자로 써오면 사준다고 애랑 약속을 했다지 뭐예요.), 결국 그 다음날 비상금 털어 2만원짜리 그 비싼 수박을 사왔지 뭡니까?
아뭏튼 그게 시동이 되어 지금 저희 둘째 글씨 쓰는데 재미붙어 이젠 책보고 제법 글씨를 베끼고 그러면서 아는 글자가 많이 늘었습니다. 겨울쯤엔 책도 읽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아이는 기다려주니까, 그리고 자기 스스로 동기가 생기니까 재미있게 한글을 깨치는 거 같습니다.
얘기가 너무 길어졌지요? @^ㅣ^@
예지맘님의 글입니다.
> 34개월된 여자이를둔 맘입니다
> 한글 나라를 시작하고잇지만....
> 선생님 부르는것이 부담되다보니 집에서 쟤가 직접가르치고는 있는데 맘대로 잘 ~~ 안돼네요
> 쟤가 넘~ 성급한 탓도 있겠지만요
>
> 색글자먼저 익히고 나중에 먹글자로 익히면서 하고있거든여
> 눈,코,입 한 글자를 가르칠땐 몰랐는데 2글자로 들어가면서 이걸 그냥 통으로만 가르쳐야하는지 통을알게되면 바로 낱글자도 가르치는지 알고싶어서요
>
> 엄마선생님이 젤 좋다지만 ...
> 넘 편해선지 말을 잘 안듯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