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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고 생활기

글쓴이 영맘

등록일 2008-07-02 10:48

조회수 14,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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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17일,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민사고가 주최하는 수학 경시대회에 참가했어요.

민사고에 들어가기 위해서 수학 경시대회 성적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민사고 지망생들이 대회에 나가죠.

성적에 따라 9개의 등급으로 나뉘는데요, 입학 전형 시 이 등급표를 제출해서 수학 실력을 입증하는 자료로 사용됩니다.

물론 민사고 지망생들만이 이 시험을 치루는 것은 아니고, 자신의 수학 실력을 점검하고 싶은 다른 학생들 역시 대회에 참가해요.

과학고, 부산영재고 등에 진학하고자 희망하는 학생들이 수상을 노리고 대회에 참가하기도 하고요.

저는 중학교 때 수학 경시대회에서 화려한 상을 받은 적도 없었고 남들처럼 선행학습이 많이 되어있는 편도 아니었어요.

운이 좋아 교육청 영재교육원, 충남대 과학영재교육원에서 교육을 받는 행운을 누린 것이 전부였죠.

그런데 수학 경시는 입학 전형에서 중요한 비중을 치루는 대회인데다,

토플이나 국어능력인증시험처럼 여러 번 볼 수 있는 시험도 아니기 때문에,

기말고사 공부도 미루고 수학 경시대회 준비에 매달렸어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자신감을 밀어낸 탓일까요?

저는 대회날까지도 너무 긴장을 했던 것 같아요.

예년에 비해 많아진 문제수와, 처음 접해보는 문제 유형들에 당황하여,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했어요.

그렇게 100분은 순식간에 흘렀고, 2주일 후에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낮은 등급표를 받아들고 실망을 금치 못했어요.

결과를 알고 나서 마음속이 복잡했어요.

내가 정말 민사고에 갈 수 있을까하는 회의감도 들고, 열심히 준비한 대회를 망쳤다는 생각에 허무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수학경시대회는 저에게 성적이 아닌 많은 것을 남겼어요.

대회를 계기로 저는 마음을 비우고 민사고에 도전하게 되었어요.

수학경시대회를 보기 전까지는, 나는 반드시 민사고에 가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어요.

내가 민사고에 떨어지면 큰 일이라도 날 것 같고......

하지만 수학경시대회에서 실패를 겪고난 후, 민사고는 넘기 어려운 산이라는 것을, 민사고를 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하지만 비록 떨어지더라도, 민사고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의미있는 것이고, 그 과정으로부터 제가 많은 것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가벼운 마음으로 민사고에 도전하게 된 것이에요.

그러한 마음가짐이 저에게 도움을 주었는지, 저는 원하던 목표를 성취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학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가끔씩 같이 민사고를 준비했지만 불합격한 친구들과 연락을 하고 있는데요.

민사고에 떨어지고 외고, 과고, 또는 일반고를 간 친구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하루하루 행복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민사고 또는 특목고라는 목표는 중요한 목표가 될 수는 있지만, 결코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 목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긴 인생의 꿈과 이상을 실천하기 위한 과정이 될 수는 있지만 그 전부는 결코 아닙니다.

저는 민사고, 특목고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그러한 마음으로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예전의 저처럼 '절대 떨어져서는 안돼'라는 생각보다는 '떨어져도 할 수 없지'하고 기분좋게 공부했으면 좋겠습니다.

<민사고 1년·대전 문정중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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