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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영재학교 수학 최우수] 수학 문제풀이 공연 즐겁게 정리

글쓴이 운영자

등록일 2008-03-21 16:24

조회수 1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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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영재학교 수학 최우수] 수학 문제풀이 공연 즐겁게 정리
[대한민국 1% 클럽] 한국과학영재학교
2008학년 수학부문 최우수 합격생 최재영(부산 대연중 2)
과정 중시 막히는 기본개념 끝없이 반복
오답노트•인터넷 활용학습 내공 쌓아…본격 입시준비는 중학교 입학 후에 시작
김미선 씨가 재영이 교육에 신경 쓴 한자학습과 흥미를 유발하는 독서교육, 신문교육은 평범한 학생들에게도 적용할 만하다. 재영이의 한국과학영재학교 수학부문 최우수 합격도 탄탄한 언어능력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정수원 기자 blog.veritas-a.com/jsoowon27

영재들이 모여 공부한다는 국내 유일의 과학영재학교인 ‘한국과학영재학교’. ‘영재’라는 명칭이 주는 부담스러움에 걸맞게 서류심사와 창의적 문제 해결력 평가, 3박4일에 걸친 과학캠프와 심층면접까지 총 3단계의 까다로운 입시전형으로 유명하다. 144명을 모집에 2916명이나 몰려 20.25대 1이라는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올린 한국과학영재학교 2008학년 입시에서 수학부문 최우수 성적을 거머쥔 최재영(부산대연중 2)군을 만나 평범한 학생들도 벤치마킹 가능한 수학영재의 학습법을 들어봤다.

“어, 똑같네?” 네 살짜리 재영이가 길에서 자동차 번호판을 보고 외친 말이다. 번호판에 새겨진 4개의 숫자를 같은 숫자 2개로 만들어 놓곤 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번호판 ‘1425’는 숫자 ‘6’으로 ‘같다’. ‘1+5=6’, ‘4+2=6’이므로 ‘6=6’이라는 말이다.

재영이는 어릴 적부터 ‘수’에 강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재미 삼아 ‘왕수학 경시대회’에 출전했어요. 학원 한 번 안 다닌 상태에서 본선에 진출하더라고요.” 어머니 김미선(40) 씨는 재영이의 수학공부에 크게 신경 쓴 적 없다며 겸손하게 웃었다. 경시대회 본선 진출을 계기로 4학년 재영이는 올림피아드 문제집 중 제일 어렵다는 응용편을 혼자 풀어냈고, 5학년 말엔 부산남부교육구청에서 운영하는 영재교육원을 1년 만(당시 영재교육원은 1년 과정)에 1등으로 수료했다. 6학년 땐 부산시교육청 영재교육원과 부산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에 다녔다. 수학에 남다른 감각을 보이는 재영이에겐 선행과정의 사교육보단 잠재된 창의력을 개발할 수 있는 영재교육원이 적합했다는 김씨의 판단 때문이었다. 김씨는 “시교육청 영재교육원은 학교 스타일로 1등부터 꼴찌까지 교사의 꼼꼼한 지도가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재영이가 과학영재학교 입시준비를 한 건 다소 늦은 중학교에 들어서면서부터다. 본격적인 입시준비를 위해 부산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에 집중했다. 2년 과정으로 부산대 교수들이 직접 지도한다는 데 매력이 있었다. 초등 6학년 때 1년 다닌 데 이어 중1 때 초등심화과정을, 중2 때 중등심화과정을 마스터했다. 중1 말에 선발해 중2 때 초등심화, 중3 때 중등심화 과정을 거치는 일반적인 케이스보다 1년 빠른 단계였다.

남다른 집중력과 꼼꼼한 성격을 지닌 재영이는 수학문제를 풀 때 풀이과정에 집착했다. 단어 하나 모르는 게 나오면 사전을 뒤져서 찾아내야 하고, 풀이과정 중 막히는 기본개념이 있으면 다시 돌아가기를 반복했다. 옆에서 지켜보는 김씨 입장에선 답답할 정도였지만 어휘 하나에도 충실했던 기본적 학습방법이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독창적 답안을 써낼 수 있도록 만든 셈이다. 김씨는 “내년부턴 영재교육원 가산점이 사라진다고도 있지만, 문제의 본질에 파고드는 재영이의 근성으로는 영재교육원의 교육이 적절하다는 생각이에요. 서로 경쟁할 수 있는 데다 얘기 통하는 친구들과 공부하는 걸 좋아하는 재영이에겐 공부가 즐겁게 다가오겠지요.”라고 말했다.

학습도 기본에 충실했다. 수학은 <수학의 정석> 실력편 수Ⅱ까지 풀어 개념을 철저히 익히는 걸 우선으로 했다. 소위 말하는 ‘한 번 뗐다’ 정도가 아니라 ‘어휘 하나하나 꼼꼼히, 말로 설명해 완전히 이해 가능할 때까지’다. 기본 개념을 확실히 다진 후엔 영재교육원에서 배우는 사고력 수학과 함께 <중학수학 올림피아드셈본 고급편>을 풀었다. <셈본> 문제집 뒷장에 제시되어 있는 ‘답이 없는 도전문제’들은 <셈본> 저자 고봉균 씨가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 ‘xMO 세계 수학올림피아드’(http://cafe.naver.com/xmo)를 이용했다. 카페를 이용한 문제풀이는 인정된 문제들이 많이 모여있고, 다른 학생들의 풀이과정도 볼 수 있는 즐거움 때문에 재영이가 한 번 들어가면 6~7시간은 꼬박 앉아있을 정도다.

화학은 중1 여름방학 동안 화학Ⅰ을, 2학기 9~10월까지 Ⅱ를 마스터했다. 세화출판사의 <한국화학올림피아드 기출문제 및 풀이집>을 풀어 실전감각을 익혔다. 물리는 과외를 이용해 중1 3월부터 5개월 동안 물리 Ⅰ, Ⅱ를 개념 위주로 공부했다. 실전감각을 키우는 데는 월간 <과학동아>의 별책부록 'Be Scientists'가 큰 도움이 됐다. 별도로 판매하지 않는 'Be Scientists'에선 ‘기차에서도 안전벨트를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해달라’는 의견에 대한 답변 작성과 관련한 질문에 대답하는 문제가 눈에 띄었다. ‘(1)뉴턴 제1법칙인 관성의 법칙을 자동차의 안전벨트와 관련해 설명’ ‘(2)엘리베이터 안에서 체중계로 몸무게를 재려 할 때 엘리베이터가 등속으로 올라갈 때와 올라가다 정지했을 때 몸무게를 비교하고, 몸무게가 서로 다른 이유를 설명’ ‘달리는 자동차의 앞 유리에 파리 한 마리가 정면충돌했을 때 충돌 순간 자동차와 파리가 받는 각 충격력과 가속도 크기를 비교하고 이유 설명’ 식이다. 기본개념에 충실해 실제현상과 연결하는 살아있는 문제들이다.

학원은 수학 과학 과목별로 단 한 군데만 다녔다. 5학년 말부터 중2인 올해까지 꾸준히 다닌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해법학원’이다. 재영이와 잘 맞는 강사가 있기에 가능했다. 비슷한 수준의 학생 4~8명으로 팀을 구성했었는데, 개념 위주의 수업인 데다 경시대회 준비를 안 하는 통에 학생들이 중간에 다 빠져나갔다. 결국 남은 건 재영이 혼자 뿐이었다. 재영이는 현재 해법학원에서 과학영재학교 합격생끼리 팀을 짜 정석 미 적분을 공부하고 있다. 과학은 부산 남천동의 ‘은진수학원’에 다녔다. 강사 혼자 강의를 도맡는 소규모학원이었지만 문제만 줄 뿐 답을 함께 풀어주지 않는 게 매력적이었다. 혼자 고민해 풀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학원체제가 재영이에게 잘 들어맞았다.

학원 외에는 강남구청 인터넷강의를 주로 들었다. 재영이는 인터넷강의 얘기가 흐르자 “최정윤 강사의 생물 강의가 특히 재미있었어요”라고 대뜸 말했다. 집에서도 학습이 가능한 데다 강의료도 1년에 1~2만원에 불과해 재영이와 엄마 모두 만족했다고 한다.

내신은 사실 걱정할 게 없었다. 1학년엔 전교 1등, 2학년 중간고사는 과학영재학교 입시준비 때문에 전교 2등이다. “선생님께서 나눠주신 자료를 잘 보고 수업시간에 충실하게 듣는 게 우선이에요. 수업을 잘 들으면 시험문제가 보이거든요. 내신은 선생님께서 출제하시기 때문에 당연히 선생님께 질문하는 게 좋아요. 시험에 나올 부분은 당연히 설명을 많이 해주시겠죠?”라며 재영이는 내신성적 향상을 위한 힌트를 풀어줬다.

재영이의 학습법은 ‘오답노트 만들기’ ‘질문 많이 하기’로 압축된다. 오답노트는 틀린 것 복습하는 기회로 삼는데, 틀린 문제 외에도 얼떨결에 푼 문제나 풀이에 중요한 개념이 있을 경우, 잊어버리기 쉬운 것까지 다시 풀었다. 수업시간은 물론 인터넷을 활용해 모르는 부분은 꼭 확인하고 넘어갔다. 재영이는 “시험문제에 안 나오니 외우지 마라”는 답변이 제일 싫었다고 한다.

자신이 아는 걸 남에게 설명해주기도 좋아하는 재영이는 ‘관객’ 앞에서 화이트보드에 ‘수학문제풀이 공연’도 한다. 엄마 아빠 동생은 물론 강아지도 관객에 포함된다. “사람들 앞에서 문제를 풀다 보면 설명하면서 스스로 정리되고, 답과 풀이도 다듬어져요. 마음에 드는 문제가 있으면 그때그때 설명해야 마음이 풀려요.”라고 재영이가 웃으며 말한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총 3단계의 심사를 거친다. 1단계 서류심사, 2단계 지필형태의 창의적 문제 해결력 평가, 3단계 3박4일의 과학캠프다. 재영이는 1단계 서류심사에서 화려한 수상실적이 위력을 발휘했다. 초등 6학년 때 수상한 ‘제3회 IT꿈나무 장려상(삼성 SDS)’ ‘제9회 한새벌 수학경시대회 금상(부산교육대학교)’ ‘제9회 한새벌 과학경시대회 금상(부산교육대학교)’과 함께 과학영재학교 입시를 준비하며 치른 ‘제21회 한국수학경시대회 1차대회 은상(대한 수학회)’ ‘제19회 부산시교육청  중학생 수학경시대회 금상’ 수상경력을 제출했다. 과학영재학교에 합격한 후에는 ‘2007년 한국화학올림피아드 은상(대한 화학회)’ 수상결과도 발표됐다.

재영이는 “수학은 풀이과정이 여러 가지니까 한 문제만 가지고도 여러 형태의 멋진 풀이를 만들 수 있어 재미있다”고 한다. “과학영재학교는 R&E 프로그램이 제일 흥미로워요. 지금껏 혼자 공부하다가 교수님과 함께 연구한다고 생각하니까 벌써 떨려요.”라고 말했다. 재영이는 사실 모범생 스타일은 아니다. 재영이와 김씨를 만난 한국과학영재학교 교정에서 만난 재학생들도 매우 활기찬 인상이었다. 인터뷰를 했던 교실 바로 위층은 농구대를 설치한 강당으로 남학생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축구가 제일 좋아요. 4학년 때까지는 축구선수가 꿈이었어요. 학교축구부에도 가입했었고요.” 운동 얘기가 나오자 재영이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한국과학영재학교 졸업 후 구체적인 계획을 아직 수립하진 못했지만 화학 수학을 전공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자가 되는 게 꿈이다. 재영이의 역할모델은 아인슈타인. “아인슈타인은 현대과학의 기반을 닦은 사람이라는 데서 닮고 싶고, 핵무기 반대운동 등 인류주의자라는 사실도 존경스러워요”라고 말하는 재영이의 얼굴에서 골대를 향해 결정슛을 날리는 작은 아인슈타인이 오버랩됐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어떤 학교?
 
국내유일의 과학영재학교. 부산과학고등학교가 2002년 영재학교로 전환한 학교다. 서울과학고가 지난 해 말 영재학교 전환신청을 내고 영재학교 전환을 희망하는 과학고가 줄을 이을 만큼 한국과학영재학교의 메리트는 엄청나다. 영재교육을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을 현재 한국과학영재학교가 독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과학영재학교는 과학기술부와 부산시교육청으로부터 매년 130여 억 원을 지원받고 있다. 막대한 예산지원을 바탕으로 영재교육을 위한 탁월한 시스템을 자랑한다. 웬만한 대학 뺨 치는 수준의 시설과 석 박사급 교사진이 포진해 있고, 학교 간 협의에 의해 매년 카이스트에 100명, 포스텍에 30명의 진학도 보장하고 있어 대학입시전쟁에서 벗어나 영재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올해 합격생 분석결과 서울(46명, 31.94%) 경기(45명, 31.25%) 부산(17명, 11.8%) 순의 지역분포를 보였다.

/김경숙 기자 blog.veritas-a.com/in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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