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저를 아는 동네 엄마들 가운데 저에게 자기 아이를 부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저와 친한 엄마들의 경우는, 집에 놀러가거나 저희 집으로 놀러오는 경우 아이들을 모아놓고 놀아주긴 합니다. 하지만 그 외의 경우 그러니까 과외는 보통 사양하지요.
제 아이 둘 돌보는 것도 시간이 모자라 그렇기도 하지만 전 다른 아이들을 제 아이만큼 즐겁게 할 자신 없기 때문이지요.
무슨 얘기인가 하실겁니다. 보통 엄마들은 자기 아이는 엄마가 못 가르친다고 생각하시니까요.
제 아이는 제가 제일 잘 압니다. 지금 어떤 것에 흥미있어 하는지, 지금쯤 다른 주제의 책이나 비디오를 바꾸어 줘야할 시점인지, 어디를 가고 싶어 하는지, 요즘 어떤 친구를 가장 좋아하는지등등...아이가 생각하고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다른 아이들의 경우는 전 잘 모릅니다. 모를 수 밖에요. 그 아이의 생활을 모르니까요.
많은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고, 블록놀이를 좋아하고, 자동차를 좋아하고, 로봇을 좋아하고, 인형을 좋아하죠. 물론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많지만요. 하지만, 모두들 똑같은 시점에서 똑같은 책, 블록, 자동차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좋아하는 시점이 같은 5세라도 5세 초반일수도 있고 중반일수도 혹은 늦은 5세일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은 단 한 명도 똑같이 자라지 않습니다. 그러니 제가 다른 집 아이들을 모르는 것은 그리고 우리집 아이를 잘 아는 것은 당연하지요.
무언가를 가르치거나 흥미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이런 아이의 성장 시점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지금 현재 디지몬에 푸욱 빠져있는 아이에게 블록놀이가 퍼즐이 재미있을리 만무한데 엄마가 그 어떤 것을 아이앞에 들이댄들 아이가 따라오겠습니까?
따라온다 한들 건성으로 엄마의 마음만 맞춰줄려하지 집중을 못할것입니다.
아이가 디지몬에 빠져있다면, 긍정적으로 디지몬 카드 뒤에 숫자카드를 만들어 붙여놓고 메모리 게임을 하기도 하고(이 경우 왠만한 디지몬의 이름은 엄마가 외워야 합니다), 40피스 퍼즐을 잘 맞추어 50피스짜리 퍼즐로 올리고 싶거나 퍼즐을 새로 시작하고자 할때 디지몬 퍼즐을 사주어 퍼즐놀이를 즐겁게 만들수도 있고, 디지몬 영어판 비디오를 사줘서 영어에 흥미를 붙이게 만들수도 있지요.(제가 그렇게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집중력은 아이가 하나에 푹 빠져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것이 디지몬이든 유령이든 자동차든 로봇이든 하나에 빠지기만 한다면 그것에 대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합니다.
우리 큰 아이가 세 살때부터 집에 가지고 있던 책이 있습니다. 아이들 이모부가 미국에서 가져온 책인데 Little Red Riding Hood(빨간모자) 아시죠?
그림도 완전 미국식이고 글도 조그맣게 6,7줄 정도 되는 것이 제가 봐도 별 재미없어 보여 책장에만 꽂혀 있었더랬습니다.
그런데, 그 날도 여느 때와 같이 백화점에서 하는 인형극을 보러 갔는데 바로 빨간모자를 하더군요. 배우들이 워낙 재미있게 하더라구요. 보통때는 제가 옆에서 질문도 하고 장단도 맞춰줘야 좋아하는 우리아이 그날은 넋을 잃고 보았습니다. 집에 오더니 바로 이 책을 찾더군요. 전 우리 아이가 이 책이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근데 알고있었던 거예요. 그러고는 한번 정말 재미있게 읽어 주었더니 한 달정도를 매일같이 이 책을 읽어달라고 하더군요. 전 이때다 싶어 목소리를 변조해가면서 열심히 읽어주었습니다.
"Oh, Gradmother! What big teeth you have!" "The better to eat you with!" the wolf
grabbed Little Red Riding Hood and gobbled her up whole.
(워낙에 우리 아이는 잡아먹고 싸우고 뭐 이런 강하고 자극적인 것을 좋아합니다...제가 그렇게 안 키운것 같은데..--;)
이렇게 우리 아이는 영어책 한권을 또 읽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엄마가 제일 잘 압니다. 엄마가 수학 혹은 영어등 뭔가를 원하여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 주었는데도 아이가 하지 않는다면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기다리면 아이는 언젠가는 순간적으로 그것에 대해 관심을 표현하게 되어 있습니다. 바로 그 때, 그 기회를 잡고 절대(?) 놓쳐서는 안됩니다.
그러면 엄마도 좋고 아이도 좋지요.
말재주도 없어 내용이 매일 오락가락 합니다. 그래도 제가 말하려는 것이 뭔지는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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