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전화가 왔는데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음악회 초대를 한다는 거예요.
집이 근처라서 초대되었다고 하시더군요.
(근처에 좋은 문화권을 두고 있을 때의 즐거움 *^^*)

최근 초등 3학년 딸이 음악회에 잘 다녀온 기억이 나서 무척 감사히 가기로 했지요.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음악회는 야외홀에서 하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연주였습니다.
곡명을 모두 기억하지 못 해서 자료를 찾아보니... 그 레퍼토리는 아래와 같답니다.. ^^;;

Symphony Poem "Also Sparch Zarahustra"
(교향시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Pops - R. Strauss 곡(O. Koutsenko 편곡)
아름다운 아픔 - O. Koutsenko 편곡
The Pink Panther(핑크 팬더) - 핑크 팬더 곡
Feel So Good? - C. Mangicone 곡
Theme from Mozart - O. Koutsenko 편곡
Tchaikovsky Symphony No. 4 Pops - O. Koutsenko 편곡
St. Louis Blues(세인트 루이스 블루스) - Handy 곡
Peter Gun(피터 건) - H. Mancini 곡
Besame Mucho(베사메 무초) - O. Koutsenko 편곡
Tea for Tow - O. Koutsenko 편곡
Aranjues Mon Amour 0 송상환 편곡
Vivaldi's "Four Seasons" 중 "Summer" Pops - O. Koutsenko 편곡

대충 보시면 아실 수 있는 곡이 여럿 있으실 거예요.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연주 지휘는 하성호 상임지휘자가 직접 나오셨는데, 일반적으로 150명 내외의 작은 연주회에는 상임지휘자가 직접 나오지 않으신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말씀을 어찌 그리 잘 하시는지!

상임지휘자가 직접 나왔기 때문에 연주자들이 모두 일급으로만 왔다면서 보면 알 수 있다시피 모두 눈을 감고 연주할 정도라고 하시더라고요.

6시 시작이었는데 끝날 때까지 조명발이 살지 않을 정도로 밝은 분위기라서 마치 낮술 먹는 기분으로 연주해야 한다는 말씀을 던지셨는데 정말 완벽히 깜깜해지기 전에 연주가 모두 끝났습니다.

연주회 끝에 Ancore로 연주해주신 첫 곡은 아주 흥경운 김소월의 진달래를 편곡한 것이었고요.
그리고 박수를 가장 빠른 속도로 쳐야만 하는 기립 박수를 위한 곡(하바나)까지 끝나자 초여름 밤이 적당히 푸른 빛으로 익었더군요.

아이는 곡을 듣는 동안 박수를 치는 것도 재미있고, 마주 보는 위치의 트럼펫 연주자가 꽤 근사한 분이라서 그것도 즐거웠다고 합니다.

피아노 레슨을 시작한지 1년 9개월 정도 되니, 클래식연주회에도 관심을 갖고 연주자의 모습에도 관심을 갖게 되네요.
개인적으로는 아이가 이렇게 자라서 데이트하듯 함께 나들이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