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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와 함께 영화보기...
예전부터 내가 무척 좋아하던 카툰 중 하나가 "Babyblues"인데, 그 중 헉 소리를 내며 동감했던 만화가 있었다.
아내가 갑자기 신문을 보다가 아카데미상 수상작에 거론된 영화를 한 편도 못 보고 지나간 것을 깨닫고는 남편에게 달려가서 이야기한다. 어쩜 이럴 수가 하는 표정으로! 그러자 충분히 이해한다는 듯한 얼굴로 남편이 말해주길 ... "그거 작년도 수상작들이야!"
당시 아이가 태어난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그 만화는 내게 꽤 절실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었다. 언젠가 이 아이가 자라면 나란히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하고, 그 영화를 보기 전에 뭘 볼 것인가로 논쟁도 할 것이고, 보고 난 후 뭔가를 먹으며 영화에 대한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을 맘껏 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게 과연 언제일지 모르지만... 그 때까지 영화관과 나와의 거리는 물리적으로 잴 수 있는 거리가 아니라 심리적으로, 그리고 보이지 않는 시간으로 재어볼 때 무지무지 멀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무척 보고 싶던 영화 개봉에 맞춰 네 살 된 이니와 남편과 영화를 보러 갈 야심찬 계획을 하게 된다. 그 영화는 개인적으로 팬인 어떤 책을 영화로 한 것으로, 벌써 여러 편의 시리즈가 나왔다.(맞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그걸 보러 간거다) 사실 그걸 보기 전에도 사실 아이를 떼놓고 남편과 보러 가려던 시도를 하다가 영화관 앞에서 집에 전화하다가 아이의 혀 짧은 발음으로 "빠이와~ 엄마. 언제 와?" 하는 말에 영화를 포기한 적이 있긴 있었다. 그런고로 아이가 이제 다 컸느냐 아직 더 숙성하길 기다려야 하느냐는 내심 지겨운 질문일 수 있었기에 이니까지 데리고 한 겨울에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가 시작되고 초반 약 40분쯤 지날 무렵, 이니는 무섭다며 나가고 싶다고 졸랐고, 모르는 척 하는 엄마 대신 아빠 손을 잡고 밖에 나갔는데 영화가 끝날 때까지 둘 다 못 들어왔다. 그 영화 러닝타임이 대략 2시간 30분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하므로 약 2시간 정도를 그이는 밖에서 오리지널 사운드만(그래서 해석도 잘 안 되었다고 투덜거릴 수 있었던!) 들었고, 꽤 좁은 동숭아트센터 로비에서 딸은 강종강종 뛰며 놀았다고 한다.
결국 영화관은 여전히 멀리 있던 것이다.
그 영화관이 가까이 온 것은 과연 언제였을까?
이니 어렸을 때 같이 자주 갔던 소극장 어린이연극을 통해 이니가 차츰 성장해가자 어느 날 또 다시 시도를 했는데 그 영화 역시 해리포터 시리즈 3편이었다. 다행히 이 영화는 보다가 거의 끝 가장 주요한 장면만 빼고는 모두 보는 쾌거를 낚은 후, 슬슬 이니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가는 즐거움을 만들기 시작했다.
덕분에 이니와 함께 간 영화는 로봇, 가필드, 니모를 찾아서, 신밧드와 7대양의 저주, 해리포터 4, 치킨리틀(아니다, 치킨리틀은 남편과 이니만 본 영화다. 엄마 일정이 안 맞다고 둘이 재미나게 보고 와서는 엄마가 나오지 않는 영화라서 내게 비추(No 강추!)라면서...) 등등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가 볼 수 있다면 ... 늘 함께 였다. 사실 해리포터 4는 12세 이상 관람가였지만 동네 소규모 극장에서는 이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홉 살이 된 이니는 나름 세상을 판단하는 자기 기준이 뚜렷해졌고, 의사 판단을 잘 하며, 자신의 취향을 존중해주길 바라게 되었다. 이젠 영화를 직접 고르고 스케줄도 만들어서 예약해달라고 하며, 영화를 본 후 일기장에 감상평을 남기고, 티켓을 챙겨서 일기장에 붙여두기도 한다.
올 여름 이니가 함께 보자고 제안한 것은 "유령의 집"과 "가필드2" 이다.
다양한 국내 영화가 관객들에게 좋은 평을 얻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 어린이를 위한, 가족이 모두 볼 수 있는 영화는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다. 마침 "괴물"이 12세 이상 관람가이고, 나름 작은 극장에서도 볼 수 있도록 많은 곳에서 개봉되었지만 제목 덕분에 이니가 그 영화를 볼 확률은 사실 거의 없다.
이니가 바라보는 세상 눈높이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가끔 아이 눈높이로 낮춰서 돌아보곤 했었는데, 아이가 나보다 그리 작지 않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아이 눈높이 차이를 가늠해보지 않았다. 내일은, 이니 눈높이만큼 조금 무릎을 낮춰서 미묘한 차이를 느껴봐야겠다. 영화를 함께 보기 전 눈높이를 맞춰둔다면, 잘 튜닝된 상태로 함께 즐길 수 있을 테니까.
예전부터 내가 무척 좋아하던 카툰 중 하나가 "Babyblues"인데, 그 중 헉 소리를 내며 동감했던 만화가 있었다.
아내가 갑자기 신문을 보다가 아카데미상 수상작에 거론된 영화를 한 편도 못 보고 지나간 것을 깨닫고는 남편에게 달려가서 이야기한다. 어쩜 이럴 수가 하는 표정으로! 그러자 충분히 이해한다는 듯한 얼굴로 남편이 말해주길 ... "그거 작년도 수상작들이야!"
당시 아이가 태어난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그 만화는 내게 꽤 절실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었다. 언젠가 이 아이가 자라면 나란히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하고, 그 영화를 보기 전에 뭘 볼 것인가로 논쟁도 할 것이고, 보고 난 후 뭔가를 먹으며 영화에 대한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을 맘껏 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게 과연 언제일지 모르지만... 그 때까지 영화관과 나와의 거리는 물리적으로 잴 수 있는 거리가 아니라 심리적으로, 그리고 보이지 않는 시간으로 재어볼 때 무지무지 멀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무척 보고 싶던 영화 개봉에 맞춰 네 살 된 이니와 남편과 영화를 보러 갈 야심찬 계획을 하게 된다. 그 영화는 개인적으로 팬인 어떤 책을 영화로 한 것으로, 벌써 여러 편의 시리즈가 나왔다.(맞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그걸 보러 간거다) 사실 그걸 보기 전에도 사실 아이를 떼놓고 남편과 보러 가려던 시도를 하다가 영화관 앞에서 집에 전화하다가 아이의 혀 짧은 발음으로 "빠이와~ 엄마. 언제 와?" 하는 말에 영화를 포기한 적이 있긴 있었다. 그런고로 아이가 이제 다 컸느냐 아직 더 숙성하길 기다려야 하느냐는 내심 지겨운 질문일 수 있었기에 이니까지 데리고 한 겨울에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가 시작되고 초반 약 40분쯤 지날 무렵, 이니는 무섭다며 나가고 싶다고 졸랐고, 모르는 척 하는 엄마 대신 아빠 손을 잡고 밖에 나갔는데 영화가 끝날 때까지 둘 다 못 들어왔다. 그 영화 러닝타임이 대략 2시간 30분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하므로 약 2시간 정도를 그이는 밖에서 오리지널 사운드만(그래서 해석도 잘 안 되었다고 투덜거릴 수 있었던!) 들었고, 꽤 좁은 동숭아트센터 로비에서 딸은 강종강종 뛰며 놀았다고 한다.
결국 영화관은 여전히 멀리 있던 것이다.
그 영화관이 가까이 온 것은 과연 언제였을까?
이니 어렸을 때 같이 자주 갔던 소극장 어린이연극을 통해 이니가 차츰 성장해가자 어느 날 또 다시 시도를 했는데 그 영화 역시 해리포터 시리즈 3편이었다. 다행히 이 영화는 보다가 거의 끝 가장 주요한 장면만 빼고는 모두 보는 쾌거를 낚은 후, 슬슬 이니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가는 즐거움을 만들기 시작했다.
덕분에 이니와 함께 간 영화는 로봇, 가필드, 니모를 찾아서, 신밧드와 7대양의 저주, 해리포터 4, 치킨리틀(아니다, 치킨리틀은 남편과 이니만 본 영화다. 엄마 일정이 안 맞다고 둘이 재미나게 보고 와서는 엄마가 나오지 않는 영화라서 내게 비추(No 강추!)라면서...) 등등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가 볼 수 있다면 ... 늘 함께 였다. 사실 해리포터 4는 12세 이상 관람가였지만 동네 소규모 극장에서는 이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홉 살이 된 이니는 나름 세상을 판단하는 자기 기준이 뚜렷해졌고, 의사 판단을 잘 하며, 자신의 취향을 존중해주길 바라게 되었다. 이젠 영화를 직접 고르고 스케줄도 만들어서 예약해달라고 하며, 영화를 본 후 일기장에 감상평을 남기고, 티켓을 챙겨서 일기장에 붙여두기도 한다.
올 여름 이니가 함께 보자고 제안한 것은 "유령의 집"과 "가필드2" 이다.
다양한 국내 영화가 관객들에게 좋은 평을 얻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 어린이를 위한, 가족이 모두 볼 수 있는 영화는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다. 마침 "괴물"이 12세 이상 관람가이고, 나름 작은 극장에서도 볼 수 있도록 많은 곳에서 개봉되었지만 제목 덕분에 이니가 그 영화를 볼 확률은 사실 거의 없다.
이니가 바라보는 세상 눈높이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가끔 아이 눈높이로 낮춰서 돌아보곤 했었는데, 아이가 나보다 그리 작지 않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아이 눈높이 차이를 가늠해보지 않았다. 내일은, 이니 눈높이만큼 조금 무릎을 낮춰서 미묘한 차이를 느껴봐야겠다. 영화를 함께 보기 전 눈높이를 맞춰둔다면, 잘 튜닝된 상태로 함께 즐길 수 있을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