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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본 후] 모자와 신발 - 사랑이야기

글쓴이 은반디

등록일 2003-06-23 14:15

조회수 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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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 전에 예전 공연들에 비해 음악적인 요소가 적다고 스토리 위주라고 어린 연령의 아이들은 보기 힘들다는 평이 많아서 조금 걱정했습니다.

직접 본 느낌은 연극 관람 연령이 만 36개월 이상으로 되어 있는데 그 정도에서 시작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령이 어려도 괜찮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이야기의 흐름이 있긴 하지만 아이들이 어려워 하지 않고 즐거워하며 또 전체를 제대로 이해하긴 힘들다고 해도 결국 아이들이 즐기는 문화공연에 대한 폭을 넓혀가는 입장에서 제대로 된 연극을 아이가 감상할 기회를 갖게 한다는 것은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저희 아이는 30개월 무렵에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를 보러 간 적이 있어요. 내용은 몰라도 일어서서 춤을 출 정도로 신나했는데 아무리 맨 뒷자리라고 해도 아이를 달랠 방법이 없어서 참 미안했답니다. 그런데 깜깜해진다고 우는 아이도 간혹 있어서 좋은 공연을 아이만의 느낌으로 감상하게 하는 기회를 갖게 하고 다양한 공연물을 즐기도록 하는 것은 그 시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36개월 이후에는 작은 어린이 전용소극장 관극회원이 되어 매월 1회 이상의 공연을 보러 갔는데 지속적인 관람을 통해 아이가 문화 공간으로의 연극에 대해 이해하고 즐기는 폭이 확실히 달라진 것 같습니다.

모자와 신발은 유치원 정도의 아이들이 보기엔 '사랑이야기'라고 합니다.
모자랑 신발이 만나서 여름 동안 잠자리도 잡고, 고둥도 따고, 수박도 함께 먹는 것이 동화 속에 나오는 공주와 왕자의 사랑처럼 느껴지나 봅니다.

사다리에서 하는 연극은 연기도 뛰어나지만 다양한 컨셉을 적용해서 보는 이를 즐겁게 하고 늘 어린이 연극의 일정 수준 이상의 뛰어난 연극을 만든다는 점에서 좋습니다. 이번 연극을 보면서 느낀 또 하나의 매력은 '사물'을 '사람'이 역할로 참여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모자걸이나 창문, 현관문이 친구처럼 느껴지지요.
사물을 소중하게 대해야겠다는 마음이 느껴지고요.

모자의 신발을 훔쳐가는 흔들이는 나쁜 캐릭터인 것 같지만 아이처럼 단순하고 순진한 캐릭터란 점도 좋습니다. 정말 나쁜 사람으로 그려지면 천편일률적으로 몰아내야 할 단순한 이야기가 되지만 흔들이는 아이들이 호기심을 부려 잘못했을 때 보이는 모습처럼 별로 걱정하지 않고 단순한 캐릭터라서 아이들은 한 번 더 상상을 하고 흔들이를 이해하려는 마음의 방법을 갖게 됩니다.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에게 물어보면 아마 대게는 모자와 신발의 사랑이야기라고 할 거예요. ^^ 두 친구가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고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절실히 느껴지기 때문이지요.

과장된 듯한 몸짓이나 뮤지컬은 아니지만 음악과 잘 어울린 무대가
아주 생동감 있었던 공연이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나눌 이야깃거리를 선물 받은 것 같아서 더 즐거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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