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연희3동 자연사박물관 중앙홀에 들어서니 전기 백악기 때 살았던 육식공룡 아크로칸토사우루스의 길이 9m 짜리 화석이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아크로칸토사우루스보다 더 사나웠으며 영화 <쥐라기공원>을 통해 낯이 익은 티라노사우루스의 머리뼈 화석이 전시돼 있는데 송곳니 길이만도 30㎝는 됐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 <지구환경관>에 들어서면 맨 먼저 ‘지구의 탄생’ 코너가 나온다. 편광안경을 끼고 보는 3차원 화면의 빅뱅(대폭발)은 우주먼지인 암석들이 터지면서 관객을 향해 날아오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태양계 코너를 가면 특수 영상처리를 통해 지구가 허공에 붕떠서 돌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바로 옆 지름 2m는 되는 지구본을 만졌더니 일부분이 열리면서 맨틀, 외핵, 내핵을 보여준다. 다음 코너는 대류하는 맨틀을 따라 원래 하나였던 판게아라는 초대륙이 고생대, 중생대, 현재에 이르러 지금의 대륙으로 갈라지는 모습이 내레이션과 함께 펼쳐진다. 한반도 자연사 코너에는 제주의 현무암, 울릉도의 조면암, 한탄강의 편마암, 영월의 석회암 등이 전시돼 있다.
한층을 내려가 <생명진화관>으로 가니 정말 까마득히 오래된 화석이 눈에 띈다. 지구 최초의 생명의 흔적으로, 조류가 죽어가면서 만들어진 암석인 스트로마톨라이트다. 안내인은 “원생대 선캄브리아기 화석으로 35억년은 된 것이며 우리나라의 백령도 근처인 소청도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공룡과 함께 공룡의 진화과정도 전시돼 있는데 그 맞은편에 눈에 익은 또하나의 공룡이 보인다. 벨로시랩터. 역시 <쥐라기공원>에 나오는, 티라노사우루스와는 달리 덩치가 작지만 떼를 지어 사냥하는 공룡이다. 몽고 고비사막에서 발견된 집단화석을 재현해 벨로시랩터가 초식공룡을 집단 사냥하는 장면을 담았다. <쥐라기공원>에서 공룡 유전자를 추출한 재료가 된 ‘호박(송진이 굳어서 된 화석) 속에 곤충이 들어 있는 화석’도 있는데 진짜라고 한다. 동물들이 어류에서 양서류, 파충류, 다시 조류나 포유류로 진화한 과정도 보여주며 반대로 시노닉스(고래 조상)가 다시 바다로 들어가 고래로 되는 모습도 전시돼 있다. 상어와 가오리가 같은 조상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1층 <인간과 자연관>은 댐 건설, 석회광산 개발, 생활하수 방출, 기름유출 등으로 신음하는 자연을 보여주고, 높이 3m 정도의 나무에 가지마다 과일 의자 책상 설탕 책 화장품 옷 타이어 숯 등을 매달아놔 나무 등 자연이 얼마나 인간에게 소중한지를 느끼게 한다. 수족관을 한강 상·중·하류 3군데로 나눠 우리 가까이 사는 한강 물고기도 선보인다. 커다란 귀뚜라미·매미·맹꽁이 모형은 만지면 특유의 울음소리가 나도록 해 농촌에 익숙치 않은 아이들의 교육에도 좋다. 1층을 빠져나오면 시청각실, 교육실 등 여러 부대시설이 있지만 이가운데 으뜸은 가상체험실.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좌석에 앉아 편광안경을 낀채 나무들이 기계톱에 벌목돼 롤러코스터를 타고 강을 건너 바다까지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장면을 보노라면 상영 7분 내내 절로 비명만 지르게 된다. 박물관을 모두 관람하는데 족히 2시간은 걸린다.
순수 자연사 박물관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가 된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은 11일 개관하며 입장료는 어린이 1천원, 중·고생 2천원, 어른 3천원이다. 노인은 무료다. 단체 할인도 가능하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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