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서영이가 나들이 가잔다. 전날 토요일에 마트에 다녀왔을 뿐,
집 안에서만 맴돈 게 미안해서 흔쾌히 나가기로 했다.
나: 어디갈까?
서영: 자연사 박물관.
오잉? 얘가 요즘 <박물관이 살아있다> DVD를 다시 보더니 박물관이 가고 싶어졌나?
우리 동네에는 유일하게 버스 번호 000만 통과하는데, 바로 그 버스를 20분간 타면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앞에서 내린다.
근처 대형 마트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박물관이 살아있다2>의 4시 표는 이미 매진이고,
자연사 박물관으로 떠났다. 이젠 카메라도 챙기지 않고.
막상 박물관에 도착하니 혹시 얘가 박물관 옆에 있는 긴 미끄럼틀 때문에
박물관에 오자고 한 것인지 살짝 의심이 들었다. 그래도 뭐 어떤가.
이번 방문에는 2층 생물관만 돌아다녔는데, 서영이가 전과 달리 동물의 분류표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거기에는 2가지 원인이 있는데, 드디어 문맹에서 벗어났기 때문이고, 또 한 가지는
서로 다른 동물들이 동일한 유형에 속한다는 사실 자체가 재미있었던 것 같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분류'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 참새 목에는 참새, 박새, 촉새가 있었지?
서영: 엄마, 쑥새도 있었어.
나: 우리 집에는 분류가 나오는 책은 없나 봐.
서영: 유치원에는 분리(분류랑 헛갈린듯)가 나오는 책이 있어. 새, 나무, 꽃, 사람.
나: 사람? 사람도 분류하나? 키 작은 사람, 키 큰 사람, 안경 쓴 사람?
서영: 깔깔깔. 사람 책은 없는 것 같다.
나: 무슨 목에 무슨 과. 서울시 00구처럼 나누는가 봐.
모처럼 서영이가 관심을 보이는 주제를 발견할 여유를 가진 나는,
분류학과 관련한 책을 인터넷 검색해 보았다. 그러던 중에, 몇 가지를 배우게 되었다.
- 과거에는 동식물의 형태로 분류를 했으나 지금은 진화과정이 기준이 된다는 점.
- 분류의 정확도에는 한계가 있다. 분류도 자연을 표현하려는 인간의 이론에 불과하다.
- 물고기에서 육상동물까지 차례차례로 진화됐다는 것은 거짓일지 모른다. 각 단계별 화석이 발견되지는 않았으니까.
결국, 분류에 관한 책을 아이한테 들이밀까 생각하던 엄마는,
아이가 나름대로 동식물의 특징을 비교, 구분해 보는 창의적인 활동이 더 영양가가 많으리란
결론에 급히, 건전하게 다다랗다. 분류표를 외우는 것, 이런 것 어디에서 많이 봤다.
나 어렸을 때 하던 우겨넣기 학습. 그러느니 생각을 던져주는 과학책을 권하는 게 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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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짱
답글
변지영
들어 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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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구나
어디 가면 거리도 거리이지만 전체를 다 봐야 된다는 의무감에
다 보고 왔음에도 좀 그랬거든요
처음 갔을때 언제 또 오겠냐 했는데 두번갔다 왔거든요
조급한 체험방법을 바꿔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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