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눈동자
때 묻지 않은 깨끗한 동심을 만날 수 있었던 책이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할머니의 죽음을 놓고 벌어지는 두 남매의 이야기이다. 죽음이란 것은 살며시 그리고 갑작스럽게 찾아와 사랑하는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사람에게 죽음은 정해진 일,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드리는지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시기와 반응도 미처 준비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심적 충격에 의한 후유증도 남을 수가 있는 조심스럽고 예민한 부분이다. 인생의 황혼기를 지났다고 해도 죽음은 누구에게나 반가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두 아이들, 13세의 윌리엄과 6세의 비올렛 이들에게 갑작스런 할머니의 죽음이 전해졌다. 너무나 갑작스러워서인지 분명 슬퍼할 일인 것 같은데,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준비되지 않은 까닭에 당황한 이유일까? 서로 왜 울지 않는가? 눈물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변명을 하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6세의 어린이가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같이 지냈던 할머니의 흔적, 존재를 감당하겠는가? 아이는 죽음이라는 단어의 의미도 알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할머니는 자신의 특별하지 않았던 지난 삶의 부분들을 과장되게 꾸며 아이들에게 소개했던 것 같았다. 어쩌면 상상력이 풍부한 그 장점에 대한 할머니가 아이들의 마음과 잘 어울릴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할머니는 평범한 일상도 신나는 이야기로 바꾸어 놓는 재주가 있었다.
할머니를 무척 좋아한 윌리엄과 여동생 비올렛은그런 할머니의 이야기에 푹 빠졌다.
할머니는 젊었을 때 로큰롤 그룹에서 북을 쳤다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배를 타고 세게 일주를 아홉 번이나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할머니는 자기가 죽의면 벌이 될 거라고 말했다.그러나 과연 그럴까?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알고 있다.
13세인 윌리엄은 할머니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가 거짓된 부분들이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하는데, 어린 비올렛은 순전하게 할머니의 말을 흡수한다. 할머니는 자신이 죽으면 말벌이 된다고 했다는 이 말을 믿은 비올렛, 할머니가 말벌이 되어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위험한 상황을 피하려고 말벌을 죽였는데, 비올렛은 오빠가 할머니를 죽인 것이라고 슬퍼한다. 그리고 땅에 묻어주겠다고 침실을 나와 밖으로 향하는 장면이 나온다. 동생이 어려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따스하게 위로하며 지켜봐준다. 그리고 동생의 마음이 진정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마 윌리엄 정도의 연령에서는 죽음이 무엇인지는 알 수 있게 되는가 보다. 윌리엄은 할머니를 잃은 슬픔으로 자칫하면 혼란스러워 자제력을 잃을 상황이었지만 침착하게 따뜻한 마음으로 잘 대처하는 의연함을 보여준다.
가끔 대면하는 사람일 경우에는 잘 실감이 나지 않을 일이겠지만, 윌리엄의 할머니는 함께 살다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것이니 정말 믿겨지지 않는 일 일 것이다. 내 경우에는 분명히 장례식에 다녀왔지만 어디엔가 있다가 다시 만날 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생전에 할머니와 가졌던 추억들이 있기에 더욱 슬픈 것이리라. 비록 먼저 하늘나라에 가셨다고는 하지만 할머니께서 소중하게 여기시던 물건들, 앉아계시던 자리, 좋아하시던 음식들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할머니와의 추억만큼은 가슴에 묻고 보고 싶을 때 떠올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어쩌면 얼마 후에 경험할지도 모르는 일이어서 더욱 마음이 쓰인다. 어린 아이들이 당면한 할머니의 죽음을 놓고 애도하는 마음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만든 추억이 있을 때,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별의 상황에서도 더욱 애틋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추억을 먹고 추억으로 살아가는 존재들이기에.







> 








셋맘
답글
사랑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