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상문>
책 나와라! 뚝딱!
- 책 읽는 도깨비를 읽고 -
양진초등학교3학년 이 희애
나의 작은 할아버지께서는 지금도 깊은 산골에 사십니다. 우리가족이 가끔씩 산골마을에 내려가면 나의 작은 할아버지께서는 동구 밖에 다다른 아빠 차 소리를 어찌 그리도 잘 알아채시는지 저 멀리서 먼저 손짓을 하시며 환하게 우리를 반겨주십니다.
나는 시골에 가면 나의 작은 할아버지가 이일 저일 하시는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게 가장 재미있습니다. 왜냐하면 작은 할아버지께서 하시는 밭일과 농기구의 모양들이 신기한 것이 많고 쓰임새도 참 다양해서 그것들을 구경하는 일로도 나는 하루가 부족합니다. 작은 할아버지 댁 창고에 가보면 지금은 흔히 볼 수 없는 여러 가지 농사기구들이 참 많고 지금도 눈이 순한 누렁 황소가 여러 마리 있습니다. 꿀맛 같은 저녁을 먹고 심심해서 작은 할아버지 무릎 곁에 앉아 있으면 가끔 옛날이야기를 해주시는 것도 작은 할아버지가 멋져 보이는 이유입니다.
어느 날은 도깨비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작은 할아버지가 지금의 우리 아빠처럼 젊으셨을 때 직접 겪으신 이야기랍니다.
아주 오랜 옛날 첩첩산중 산골 마을에서 산길을 따라 몇 고개를 넘어가면 시골장이 서는데요. 작은 할아버지께서 누렁 소 한 마리를 사서 집으로 돌아오고 계셨답니다. 깊은 밤이었고 가로등도 없는 산골이라 주변은 암흑처럼 어두웠대요. 장터에서 오랜만에 만난 할아버지 친구들과 약주를 거나히 하시고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답니다. 그런데 한참을 앞서가던 누렁소가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작은 할아버지도 팽개치고서 어디론가 놀라 마구 도망을 쳤대요. 아무리 고삐를 붙들어도 무언가에 놀란 누렁 소는 이미 할아버지가 어쩌지 못할 만큼 날뛰었대요. 하도 이상해서 저만치 앞을 자세히 보니, 아뿔싸! 도깨비 불빛이 활활 타오르며 허공을 휙-휙-날아다니고 있었대요. 첩첩산중 밤중에 소도 잃고 혼자가 되신 할아버지는 걸음아 나살려라 도망을 치셨답니다. 다음날 새벽에 문밖에 나가보니 다행히 누렁 소가 들판을 맴돌고 있어 다시 찾았다고 하십니다.
나는 이 책속에서 돈을 좋아하여 돈을 모아 땅만 사던 고리짝도깨비를 보며 할아버지가 말씀하시던 도깨비불이 내 마음속에 두렵게 날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책 뒤쪽으로 갈수록 그 흉측한 도깨비가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책을 사랑하는 도깨비로 바뀌고 있습니다. 돈보다 책을 더 좋아하게 되는 모습이 참 익살스럽고 재미있었습니다. 오래 전 돌아가신 세종대왕님과 안중근할아버지가 나오는 모습에서는, 정말 이분들이 돌아가신 후에도 영혼들은 우리 곁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계실까? 하는 생각이 오래 남았습니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요즘 아빠께서 우리나라가 힘들다고 걱정하시는데 훌륭하신 분들이 잘 지켜주실 거 같아서 마음이 참 든든했습니다. 빗자루도깨비와 공책도깨비도 이제는 두렵지 않아서 꼭 한번 만나보고 싶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만나게 된다면 왠지 누린내도 참 반가울 것 같습니다.
고리짝 도깨비의 몇 가닥 남은 실오라기 수염이 마치 우리 작은할아버지 모습과 꼭 닮아서 책을 읽으며 자꾸만 웃음이 났는데요. 작은 할아버지 댁에 가면 지금도 누렇게 빛바랜 벽면에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살아난다” 이런 글귀가 붙어 있습니다. 작년 추석 때 할아버지께 여쭤보니 안중근할아버지께서 생전에 자주 하시던 말씀이라고 합니다. ‘책 읽는 도깨비’를 읽고 나니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더욱 환하게 다가옵니다.
제목:책 읽는 도깨비
저자:이상배
출판사:처음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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