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바쁘게 살아 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가던 길 잠깐 멈추고 주위를 둘러 보게 만드는 책

차가워진 바람을 느껴보고

초록 옷에서 알록 달록 새 옷으로 갈아 입은 나무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낼 수 있도록 여유를 주는 책이다 

 

'무언가 달라졌어!'

너무 서서히 일어나는 일이라서

쉽게 알아채지 못하는 자연의 변화

청설모 쭈르는

떡갈나무 가지 끝에 달려 있는 잎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다가

굴러떨어질 정도로 깜짝 놀란다

'색깔이 바뀌었어'

초록색 잎들은

노란색, 주황색, 심지어는 빨간색으로 바뀌어 있다

 

그때 가랑잎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청살모 쭈르는 나무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생 쪼르와 함께 가랑잎이 떨어지는 것을 멈추게 하겠다고 나선다

떨어진 가랑잎들을 가지에 다시 붙이려고 애쓴다

가랑잎들을 다시 제자리로 되돌려 놓겠다고 쫓아 디닌다

엄마는 쭈르의 행동을 보고는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가랑잎이 떨어지는 까닭을 설명해 준다

나무가 잎들을 돌보는 일은 무척 힘든거라고

여름 내내 나무는 잎들을 지켜 왔기 때문에

휴식이 필요한 거라고 알려 준다

봄이 되면 잎들은 다시 돌아온다고

해가 졌다가 다시 뜨는 것처럼 꼭 돌아온다고 얘기한다

 

계절은 어김없이 흘러가고 또 되돌아온다

반드시 약속을 지키듯이

 

나무는 자신을 위할 줄 안다

열심히 살아온 자신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이 있듯이

이 책을 읽으니 세상일에 여유가 생긴다

동동거리며 안절부절하지 말자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가자

 

 

저녁노을 빛깔을 닮은

가랑잎들의 색깔

그래서 아름다운 가랑잎

 

올 가을에는 이 책 덕분에

조금씩 물들어 가는 나무에게 눈길 줄 수 있는 여유를 가져 본다

 

나무 밑둥에서

나무 가지에 걸터 앉아서

나무 꼭대기에서

이  책은 다양한 시점에서 세상을 바라 보는 방법도 알려 준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가는 여름이 아쉬웠는데

이 책 속의 저녁 노을 빛 가랑잎을 보니

가을이 오는 것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