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툴마녀는 생각을 싫어해

 

아이가 어릴 적에 ‘(싫어몰라 하지말고) 왜그런지 말해 봐’라는 책을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원숭이 몽몽이는 엄마, 아빠의 말씀이나 질문에 싫어, 몰라 라고 투정만 부려서 시러마녀의 표적이 됩니다. 시러마녀는 싫어, 몰라 하며 툴툴거리는 아이들을 잡아가거든요.

 

이 번의 툴툴마녀는 시러마녀의 동생뻘쯤 되지 않을까 혹은 시러마녀에게 잡혀간 툴툴거리던 아이가 마녀가 되어 등장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더랍니다. 시러마녀와 툴툴마녀가 공통적으로 고양이들과 같이 다니는 것도 그렇고… 엉뚱하고 코믹한 이미지도 그렇고 말이지요.

 

천방지축 툴툴마녀가 고양이 샤샤와 함께 인간세상에 내려와 학교에 다니면서 천방지축 제멋대로인 성격도 고치면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가며 성장하는 모습이 재미나게 펼쳐집니다.  생각을 싫어한다고 하지만 나름대로 친구들과 친구들의 생활을 관찰하면서 노트에 기록도 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모습은 전혀 생각을 싫어하는 모습이 아니라 생각을 잘 정리하는 바람직한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줍니다.

 

아이들과 친구가 되는 과정에서

제멋대로 천방지축인 말과 행동에 다른 친구들이 상처받거나

그래서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모습에서 배려, 인내심 등을 배울 수 있게 해줍니다.

단지 툴툴마녀의 행동의 잘못을 들어 개선하는 과정만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를 살짝 집어 내어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빨간바지를 일고 온 남자친구 당당이를 놀리는 아이들을 통해 여자색과 남자색이 따로 있다는 선입견을 깨드려 주는 이야기라든지, 청소부라는 직업을 가치없는 일로 치부하는 직업관을 다시 고쳐주는 이야기 등은 우리도 많이 배워야 하는 이야기입니다.

 

마술이라는 편법을 사용하여 시험을 본 툴툴마녀의 에피소드를 통해 과다한 경쟁으로 아이들간의 위화감도 조성되는 현실의 학교교육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 줍니다.  아이가 아주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새겨보게 하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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