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노벨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주제 사라마구가 지은 동화라는 것에 끌렸습니다.

그리고 처음 읽었을 때는 아이가 읽기엔 조금 난해하군...하고 생각했지요.

(제 아이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지만, 아직 10살입니다.)

두번째 읽었을 때 비로서 이건 아이용이라기보다는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아이가 낚시를 하다 낚시바늘과 찌와 추, 낚시줄까지 모두 잃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그 물고기를 잡겠다고 집으로 가서 재정비 한 후 오랫동안 낚시대를 드리웠지만 결국은 잡을 수가 없었지요.

아무것도 보상하지 않는 물, 즉 오랫동안 침묵하는 물, 동화의 제목은 여기서 등장합니다.

동화 속의 물이란 우리네 삶을 말합니다.

 

살다가 어떤 기회를 만났을 때 우리는 그것을 잡으려고 애를 쓰지만,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실패를 겪게 되었을 때 반응하는 것은 사람들마다 다릅니다.

대부분은 동화 속 소년처럼 행동하지요.

처음에는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고, 분노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분노 때문에 더욱 잘못된 길로 접어들게 되고 악화된 상황에 허우적대다

결국엔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내곤 합니다.

그리고나서는 주변을, 남을, 상황을 탓합니다.

그런데 동화 속 소년에겐 다행히 침묵하고 기다려 준 물이 있었습니다.

소년에겐 슬픔을 준 물이었지만 동시에 깨달음을 주기도 했지요.

물고기는 오래 살 것이고, 그만큼 자신에겐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는 것을,

물고기의 힘으로 보면 괴물같은 몸집일테니, 자신의 준비가 더 완벽해야 할 것이라는 걸,

그리고 꼭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그 물고기를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걸 말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같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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