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동시집이라고 해서 어린이들의 시선으로 보게 되는 세상일꺼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 장 두 장 읽다보니 아이들의 이야기만이 아닌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그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시들 이었습니다.

 

믿음, 하나, 물, 소문, 약속, 사랑, 그리고 문....

어떻게 설명 해 줘야 할지 난감한 문제들을 "아하! 그렇구나. 이런 것들이었어." 하고 공감하게 되더군요.

빗장을 채우면 너와 나를 가르고, 담보다 훨씬 높은 벽이 되어버리는 '문'이라는 시는 대화가 단절되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의 청소년들을 떠올리게 되는 시입니다.

가슴이 아파오는....우리 아들과는 그렇게 되지 말아야겠다고 다시금 굳게 다짐을 하게 되는 시...

잠들어 있는 아들의 얼굴을 물꾸러미 바라보게 됩니다.

 

지금 잠들어 있는 우리 아들도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서 "쏴아" 하고 시원스럽게 오줌을 눌 때 행복하다고 느낄까요?  

비춰지는 모든것을 품는 연못을 보면서 엄마의 마음을 느껴줄까요?

비오는 날 패랭이 꽃을 보면서 숲 속을 가려주는 우산을 떠올려 볼 수 있을까요?

 

처음 씨앗을 심고 싹이 나왔을 때...너무 물을 많이 줘서 죽어버린 기억이 떠 올랐는지 "어? 나도 이런 적이 있었는데..."하며  책을 읽어 나갔습니다.

한 번 다 읽고도 다시 책을 펼쳐 눈을 감고 하나하나 추억을 읽어 내려갑니다.  

우리 아이가 조금 더 자라서 다시 읽게 될 때....그때는 또 그때 대로의 다른 느낌으로 만나게 되겠지요.

 

좋은 책...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