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일본에서 사상 최악의 대형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했다. 국토가 황망하게 쓸려 나가는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도 이웃나라 일본을 도와 두 팔 걷어 구조 활동을 벌였다. 독도 문제, 역사 왜곡 문제 등으로 불편했던 양국의 관계는 잠시 미뤄두었다. 하지만 이내 ‘독도’ 문제로 그 불편한 관계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 문제를 주장할 때마다 대마도 역시 한일 관계의 숨은 쟁점으로 거론된다. 한국 사회 일각에서는 “대마도도 우리 땅”이라며 일본에 대마도 반환을 요구하자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온다. 대마도에 어떤 역사가 있기에 이런 노래,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것일까?
대마도에 담긴 한국과 일본의 역사
대마도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작은 섬이다. 지리적으로 한국과는 49km, 일본과는 138km 떨어져 있기 때문에 예로부터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지금도 대마도 주민보다 한국인 관광객이 더 많이 오가는, 한국에 의존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한국을 바라보는 일본 섬’이다.
이 섬이 간직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역사는 깊고도 넓다. 임신한 몸으로 신라를 정벌했다는 고대 일본의 전설 속 여걸 진구 황후의 영령을 모시고 있는 하치만구 신사, 왜에 인질로 잡힌 고국의 왕자를 구한 뒤, 대마도에서 죽음을 당한 신라의 충신 박제상 이야기, 신라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왜로 피란 간 백제 유민이 쌓았다는 가네다 산성, 평화롭던 조선에 피바람을 불러 왔던 임진왜란의 흔적과 임진왜란의 아픈 기억을 딛고 평화의 사도가 된 조선 통신사들의 자취,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의 비극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인생사 등 대마도 구석구석에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한국과 일본 사이에 있었던 역사의 흔적이 어려 있다.
『대마도에서 만난 우리 역사』는 선사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시대 순으로 대마도를 따라가며 한국과 일본에서 일어난 주요한 사건과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일본 섬 대마도가 왜 한국 땅처럼 가깝게 느껴지는지, 그 섬에 담긴 역사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대마도에서 한국과 일본 관계의 미래를 보다
『대마도에서 만난 우리 역사』는 한국과 일본 공동의 역사를 간직한 대마도에서 두 나라 국민이 서로가 겪은 역사의 자취들을 함께 둘러보고,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두 나라의 역사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훨씬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가르치는 역사와 일본에서 가르치는 역사가 전혀 다른 역사처럼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마도가 한국과 일본의 ‘역사의 특구’가 되길 기대한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대마도에서 만나 함께 겪은 역사의 자취를 돌아보고 토론도 하며 진실에 접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 책이 두 나라의 역사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서로 무엇을 용서하고 반성해야 하는지, 앞으로 두 나라가 평화와 발전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는 토대를 마련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