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님 안녕하세요.
6살, 참 생각이 깊고 세상을 보는 시선이 넓은 아이네요. ^^
실은 전 공부를 꼭 해야 한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해준 적이 없어요. 그런데 미소님의 글을 보니 이런 질문이 있을 때 우선 난 어떤 이유로 공부했었나 생각해봐야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근데 생각보다 순수하지 않거나 별 이유를 찾지 못 하고 타의에 의해 했을 수도 있지요...
그냥 제 생각 두 가지를 드릴게요.
하나는 전 어렸을 때 공부를 못 해도 못 한다고 또는 잘 했다고 이야기를 들은 적이 별로 없어요. 중학교 때 한 번은 평균 92점 정도가 나왔는데 제 딴에는 잘 했다고 생각하고 아빠께 보여드렸더니 그냥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아빠 - 과목이 모두 13과목인데 100점 만점에 한 과목당 92점이라면 8점씩 13과목, 즉 104점을 틀린 것인데 그렇다면 13과목 중 한 과목을 빵점 맞은 거랑 같은 점수일 수도 있구나.
나 - 그래도 잘 한 건데요. 왜 잘 한 것을 기준으로 이야기하지 않으세요?
아빠 - 네가 잘 한 것 맞은 것도 중요하겠지만 지금 너에겐 모르는 것을 배워가는 것이 더 중요하지. 몰랐던 것을 새로 배워 다음엔 다 알 수 있다는 즐거움도 있으니까.
라고 하셨지요.
그 때부터 맞은 것보다 틀린 것을 배우려는 과정으로 시험을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
또 하나는 행복한 청소부에 대한 북한의 동화예요.
예전에 '쇠찌르라기'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동화책이지요.
그 속에 청소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청소부는 언제나 자신이 쓸어 둔 길을 사람들이 즐겁게 걸어다니는 것이 즐거워 매일 아침 일찍 누구보다 먼저 길을 쓸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유독 가을이 되면 오후가 지나야 길을 쓴답니다.
사람들이 왜 그런지 궁금해하자 그 사람이 가을 낙엽을 먼저 쓸면 쓰는 사람은 편하지만 사람들은 가을만 느낄 수 있는 정취를 느낄 수 없기 때문에 낙엽이 밟혀서 다 부서지더라도 가을엔 저녁에 길을 쓸고 아침이면 바스락바스락 쌓인 낙엽을 냅둔다는 것입니다.
전 그 글을 읽으며 내가 그냥 아무 것도 모르고 아무 생각도 안 하는 청소부였다면 그런 배려는 하지 못 했을 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공부는 배우는 즐거움, 모르는 것을 알게 되는 즐거움이 있어야 좋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배운 것은 단순히 돈을 벌거나 명예를 쌓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 삶을 따뜻하게 하고 같은 물 한 모금도 특별한 의미로 나눠 마실 수 있게 하는 지혜로 쓰이지요.
그래서 전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미소님도 왜 공부하는 게 좋은지... 먼저 생각해보시고...
그리고 제게 힌트 주세요. ^^;
행복한 가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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