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맘님 오늘도 아침부터 더운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정말로 아이들은 부모를 그대로 모델링하여 커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런 교육을 하는 이유는 오롯이 저희 아빠를 닮아서, 엄마를 닮아서 그런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지금 배우는 과정이 바로 내 것이란 생각을 갖게 되면 아이들은 보다 적극적이 됩니다.
아빠가 제게 하셨던 교육에 말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두 가지가 있어요.
한번은 중학교 2학년 때 평균 92점 정도가 되어서 우수상을 받아왔을 때였어요.
1학년 말에도 평균 89.8인가를 받아서 담임선생님께서 한 문제만 더 맞았어도 90이 넘는데 아깝다고 하셨을 때도... 전 그게 왜 아까운지 별로 고민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아깝다고 하니 아까운 듯도 해서 2학년 때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서 모두 90점 이상을 받았는데 전 당연히 그 점수에 충분히 만족했더랍니다.
그런데 그 때 아빠는 그냥 이렇게 계산해주시더군요.
- 네가 배우는 과목이 모두 13과목이지? 그리고 평균 92점이라고? 충분히 만족하냐?
- 네. 그건 한 과목당 2문제 정도밖에 안 틀렸다는 것이니까요.
- 한 문제 당 4점씩 계산해서 총 13개 과목에서 2문제씩 틀린 점수가 얼마나 될까? 104점이나 되는구나. 그건 13개 과목 중 1개 과목이 고스란히 0점인 것과도 같은 정도이고. 그래도 만족하냐?
그래서 전 공부란 끝이 없는 것이구나 조금 안다고 아는 것은 절대 아니구나 생각했지요. ^^;;
또 하나는 하고 싶지 않을 때는 절대 공부하지 말라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그 말을 잘 생각해보면 왠만한 승부기질이 있는 아이라면 안 해도 되지만 해야 한다는 당위감이 생겨서 꼭 하게 만드는 말씀이 되는데 그런 말을 듣고 자라면 부모님께서 시켜서 공부한다는 생각은 절대 안 든답니다.
그리고 전 영어 시간에 누가 책 읽어볼래 라고 말하면 얼른 손들고 책 읽는 남들이 보기에 이해가 안 가는 아이이기도 했어요. 제가 영어책 읽기를 좋아해서 교과서를 열심히 읽으며 공부했었는데 하루는 아빠가 그러시더군요. 영어시간에 잘 발표하느냐고요. 안 그런 편이라고 했더니 수업 시간에 총 58명 정도가 한 교사에게 수업을 받는 데 누가 어떤 정도로 공부했는지는 잘 모르는 게 당연하겠지. 그러니 네 공부가 잘 되어 가는지 확인하려면 네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거야... 그런 말씀이었지요.
우리 집은 그리 잘 사는 편이 아니었으므로 공부를 가장 적극적으로 하려면 교사를 잘 이용해야 한다는 말씀에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그 이후 공부는 학교에서 모두 한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아요.
어쨋든 이 모든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공부의 주체가 나란 것을 인식하는 과정이었지요.
제 초등1학년 성적표에는 양도 있고, 미도 있고, 우도 있고, 딱 하나 수도 있어요.(그게 산수네요.)
오늘 아이와 아침에 이야기를 해보니 그동안 받아쓰기에서 10점부터 100점까지 다양한 점수를 받았는데 아직 받지 못 했던 점수가 뭔가 살펴보니... 20점, 40점, 70점이라고 합니다. 다음엔 그 중 하나를 받아도 좋겠다고 했더니 아이가 입을 삐죽이며 100점 받을 수 있다고 투덜대네요.. ^^;;
대학 4학년 때 교수님께서 성적에 너무 연연해하시지 말라며, 본인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어떻게 교양수업이라고 무조건 A를 받고 싶다는 그런 편향적인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하시더군요. 본인은 그저 평균적으로 F부터 A사이에서 개별적인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에 만족해주면 좋겠다고요.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아이 성적은 부모 성적이 아니라는 생각 해보신 적 있을까요?
어쨋든 확실한 것은 아이 성적은 아이 것입니다.
그러니 책임도 결과도 행복도 모두 아이가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조금 옆에서 지켜보고 격려해주는 것 그 이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저랑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아직 많지는 않은 것 같지만 조금이라도 같은 생각을 가져주신다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 은반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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