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쿨

| 마음이 아프네요...

글쓴이 은반디

등록일 2005-03-18 11:57

조회수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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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맘님 안녕하세요.

글을 읽다보니 저도 다른 맘님처럼 걱정도 되고 마음도 아파서 눈물이 나네요.
(저도 꽤 울보거든요.ㅜ.ㅜ)

우선 엄마가 갈팡질팡 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을텐데 가까이서 매일 아이를 보실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 걱정입니다. 우선 여쭤볼게요.

* 아이는 학교 다녀온 후 누가 봐주나요?
* 만약 1년 유예할 경우 자녀는 누가 봐줄 수 있나요?

그 부분이 걱정이 되서 우선 여쭙니다...
아이마다 다르나 엄마가 직장에 복귀하신 사이 아이도 아주 어렵다는 "신입생" 관문을 통과하고 있어서 예민한 성격이라면 정말 몸도 마음도 아픈 상태인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가 작년에 학교에 갔을 때 98년 1월생이라 유예하자와 그냥 보내자로 집안에서 의견이 분분했어요. 그냥 보냈는데 3월 내내 아프더니 결국 4월 초에 병원에 덜컥 입원해서 한 주를 빼먹었지요.
그 때 생각난 것이 유예할 걸...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아이는 천식 판정을 받고 지금까지 1년 내내 약물 치료 중이에요. 원래 그해 겨울 내내 감기가 심해져서 기관지염으로 진행되어 집안 식구 모두가 아이 걱정을 하고 있었거든요. 3년 내내 유치원에 다녔으니 1년 더 보내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결국 그냥 입학시키자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었는데 학년 초 황사가 심해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장 활동이 여러 날 있더니 바로 천식으로 발전했었지요.

유치원과 학교는 완전히 다릅니다.
유치원 때는 아이가 이러저러 해서 못 한다고 아프기 전 단계에서도 말씀을 드리면 배려해주시지만, 학교에서는 아직 확실한 병명이 있기 전에는 어떤 활동도 단체 활동에 맞춰 움직여야 합니다.
특히 신입생으로 막 입학한 아이는 자기 몸이 어떤지 살피기도 어렵고 이를 표현하기란 더더욱 어려워서 작은 질병이라 생각한 것이 방치되어 커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자 아이라면 조금 버텨서 적응하라는 말씀드릴 수도 있지만(여자 아이들은 언니보다 동생쪽인 게 아이들과 지내기 쉬워하더군요. 특히 감성적인 아이라면요..) 아드님이라면 전 유예를 권장합니다.

친구들이 놀린다는 것을 걱정해서 이사하실 필요는 없어요.
학교를 쉬는 기간 동안 아이는 튼튼하게 자라고 더 마음도 건강해져서 내년에는 이보다 수월하게 다닐 것이 더 확실하거든요. 그러니 이사하지 않아도 충분히 적응할 기간을 주신다면 아이는 힘껏 자라서 학교 생활에 적응할 거에요.

3월 한달간 유예가 된다는 것은 저는 잘 몰랐던 부분인데 유예가 가능하다면 유예를 하셨으면 합니다. 생각보다 이 고민이 3, 4월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라 1년 내내 지속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남자 아이의 경우 동물의 세계처럼 "강한 자"가 인기 있는 친구가 됩니다.

키가 크거나, 힘이 세거나, 더 어른스럽거나, 통솔력이 있거나, 목소리가 크거나, 더 활기차거나, 공부나 운동을 더 잘 하거나... 등등

그러므로 아빠가 만류하신다고 했는데 아이를 위해 잘 봐줄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유예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할아버님이 계신데요.
그 분께서는 언제 용 꼬리보다 배 머리가 낫다고 확실히 생각하시기 때문에 조기입학이나 적령기 입학이 아니라 늘 한 해 유예해서 보내는 방식으로 자녀들을 키우셨답니다. 일종의 자신감을 충분히 채워서 다른 아이들보다 확실히 공부도 더 잘할 상태로 숙성시켜서 "최고"의 결과를 기대하겠단 발상이지요.

그 방식이 옳다거나 맘에 든다는 것은 아니지만 수십 년 전에도 그렇게 준비해서 보내는 것이 움츠렀다 더 멀리 뛰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되었다는 것에 놀라웠습니다.

아이마다 준비도나 성숙도가 다르기 때문에 남이 그렇게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현재 아이가 잘 할 수 있는가를 고려해보고 결정하셔야 합니다. 꼭 1등을 할 필요는 없지만 정신적으로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신체적인 질병으로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에 보다 신중한 선택을 하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유예가 가능하다면 유예를 권하는 이유는 아이가 혼란스러워할 때 집에서 가르치고 돌봐줄 수 있는 "엄마"가 전업주부라면 좀더 밀고 나가시길 권할 수 있으나 아이 혼자 어려움을 모두 겪어야 하는 현 상황에서는 정말 아이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준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지금 물러 서는 것이 단순히 물러 서는 패배가 아니라,
객관적 판단으로 선택한 승자의 선택이란 점을 놓치지 말고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다만 아이가 학교를 유예할 경우 혹시 엄마와 떨어져서 할머님께서 키워주셔야 할 상황인지, 아니면 근처에 아이를 봐줄 어른이 계셔서 엄마가 직장 생활을 해도 아이가 좀더 여유 있게 성장할 수 잇는 상황인지는 고려해보세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그 무엇보다 "엄마"네요.
자신 있게, 엄마로서 아이를 따스하게 안아주세요.

참, 저희 아이네 반에 지난 해 1년 유예해서 입학했던 남자 친구가 있었는데 키도 당연히 가장 크고, 다른 아이들보다 적응하는 것도 더 뛰어나서 통솔력도 있고, 학습도 자기 주도적으로 해나가더군요. 엄마들이 부러워서 혀를 내두를 정도였어요. ^^

그러니 힘내세요~

- 은반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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