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맘님 안녕하세요.

아이들이 일기쓰기를 쉬워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아요.
그러니 우선 우리 아이만 못 하거나 싫어하는 게 아니란 점을 이해하시길 바랍니다.

우선 글쓰기나 일기쓰기를 가르치는 목적이 무엇인지 마음으로 정해두셔야 합니다.
일단은 아이들 시험이 논술형으로 바뀐다니 '글쓰기'가 일목요연하게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익힌다는 정도로 생각하셔도 분명 중요하게 느껴지지요. 특히 '아이만의 생각'을 잘 정리할 수 있도록 가르치려고 하느냐 '정해진 틀'에 잘 맞춰서 쓰기를 어려워하지 않게 할 생각이냐에 따라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앞의 방식으로 글을 쓰는 경우는 사실 학교 내 다양한 대회 시상과는 거리가 멀 수 있지만 생활에서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정리해가는 것이라서 일기 쓰기 지도나 그 외 초등 저학년에서 개념을 잡아줄 때 중요한 항목입니다.

정해진 틀에 맞춰서 쓰는 방식은 참 아쉽긴 해도 여전히... 아이들 다양한 대회에서 눈에 띄는 상을 받기에 좋은 거의 정해진 구성을 아이가 따라가도록 약간의 기교를 엄마가 가르치시는 방법인데... 정말 권하고 싶지 않지만 결국 3, 4학년 이상 되면 대부분 이런 무형의 '틀'에 의존해서 글을 찍어내듯 쓰게 되는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일기쓰기 지도하는 과정에서 글쓰기를 함께 살펴줄 수 있으므로 초등 1학년이라면 우선 일기쓰기 지도부터 시작하시는 편이 나을 듯 하네요. ^^

전 아이 일기쓰기 지도할 때 아이가 요구하지 않는 한 글자 오류는 크게 지적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내용에 더 집중을 하여 아이 글을 읽고 문맥에 맞게 아이가 표현하도록 했는지를 살펴보기 때문이지요. 글쓰기가 즐거움이 되려면 일기 쓴 것을 모아두었다가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모아둔 일기가 없을 때는 다른 사람이 쓴 일기를 보여주는 것도 좋은 예가 되는데 제가 아이와 함께 본 일기는 비룡소에서 나온 "송민주의 그림 일기"였나... 여하튼 송민주라는 아이가 초등2학년부터 쭉 쓴 일기를 모아서 낸 책입니다.

일기가 꾸밈 없이 생활과 생각을 반영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에 아이가 일기 쓰기의 참맛을 이해할 수 있어 좋습니다.

그리고 전 예전에 결혼 초, 썼던 그림일기가 있는데 그것을 아이에게 보여줬더니 무척 재미있어하더군요. 그날 아이 일기가 엄마의 그림일기란 제목으로 쓰여질 정도로 아이에겐 꽤 재미있게 보였나봐요. 지난 일을 기억하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일기라는 점을 이해했기 때문인지 요새는 일기 쓸 때 너무 꾀를 부리거나 하기 싫다고 떼쓰지 않습니다. ^^

글쓰기와 일기쓰기 지도에 대한 좋은 지침서가 보리출판사에서 나온 "글쓰기 지도" 책인데 여러 권이 비슷한 종류입니다. 이 중 이오덕선생님이 쓰신 책은 가장 원론적인 책이나 두꺼워서 읽고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부피가 너무 두껍지 않은 책을 골라서 읽어보시고 아이 일기 쓸 때 조금씩 생각의 싹을 튀어보세요.

- 은반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