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쿨

| 거짓말, 왜 나쁜 것일까요?

글쓴이 은반디

등록일 2005-09-09 09:24

조회수 2,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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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맘님 안녕하세요.

초2면 저희 이니랑 학년이 같네요.
저희 아이는 거짓말은 하지 않는데 어려서는 거짓말이 뭔지 잘 모르고 별 생각 없이 자기가 생각하기에 그런 것 혹은 그렇기를 바란 것을 말해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 무렵 아이에게 어떤 종류의 말이 거짓말에 해당하는지 간단히 설명을 해주고 아이 생각에 대해 이야기를 자주 나눴습니다.

거짓말... 근데 왜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일까요?
거짓말을 하지 못 하게 가르치려면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거짓말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는 또 다른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거짓말은 그 자체로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거짓말은 여하튼 진실은 아니기 때문에 거짓으로 말하기 전에 진실하게 말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가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거짓말이 왜 나쁜지 잘 모르거나 거짓말을 하려고 의도하지 않았으나 그냥 자기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왜냐하면 아직 아이이기 때문이지요.

선과 악을 명확하게 혹은 시기에 따라 상황에 따라 잘 분간하기도 어렵고, 자기가 생각하고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왜 나쁜 것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그냥 편하게 거짓말을 합니다. 아이 생각엔 그건 그렇게 나쁜 게 아니예요. 아이가 지금 사지 않았다고 해도 결국 엄마는 사줄 것이라 생각했을 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엄마에게 준비물 샀어라고 말하면서 놀잇감을 산 것을 말하지 않은 것이 아이로서는 숨기기 위해 나쁜 말을 한 것이라 판단하지 못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거짓말을 거짓말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기엔 아직 너무 이른 시기입니다.
그러나 명확하게 그런 말이 거짓이기 때문에 잘못 된 것이란 점을 알려주셔야 합니다.

저희 이니는 어려서부터 아무리 힘들어도 거짓말은 하지 말라는 말을 듣고 자랐어요.
자기 스스로 한 일은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는 점도 늘 명확히 설명해주려고 합니다.
이에 대해 한치의 양보도 없습니다.

그리고 원인을 생각해보도록 이야기 나눕니다.

예를 들어 이니가 제게 한 거짓말 중 하나는 초등1학년 2학기 어느 날 받아쓰기 0점을 받은 사건입니다. 마침 토요일이라서 제가 아이 하교 길에 마중을 나갔더랬는데 표정이 영 안 좋더군요. 왜 그런지 물었더니 처음엔 그냥... 이라고만 대답하다가 무척 챙피해하면서 말하더군요.

- 엄마, 나 사실은 받아쓰기 0점 받았어요. 근데 엄마한테 미안해서 내가 1개 맞은 것처럼 고치고 10점으로 표시했어요. 엄마, 죄송해요.

아이는 처음 거짓말을 하려고 했으나 걸리기 전에 스스로 고백한 것이라서 우선 그 용기를 칭찬해줬습니다. 그리고 시험 성적이 잘 나오도록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란 점을 명확히 설명해줬지요. 아이가 0점을 받은 것이 결코 문제는 아니라는 점에 대해 엄마나 아빠, 그리고 주위 누구도 뭐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한 번 더 설명해줬어요. 다만 스스로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해주고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말했지요.

다음 시험에선 100점을 받아왔고 그 이후도 받아쓰기 사건과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니는 제가 질문하면 그 대답이 결론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에 진실을 말하려 애씁니다.

거짓말을 가르치면서 아이에게 추가로 가르친 개념 중 하나는 '좋은 거짓말과 나쁜 거짓말' 그리고 '농담'과 '이야기', '거짓말'의 차이에 대한 것입니다.

아이에게 너무 크게 혼내지 마세요.
아이는 아직 거짓말이 얼마나 나쁜지 모르기 때문에 같은 사건이 생길 때 자기 판단으로 거짓말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 강압에 의해 포기하는 결과만 배우게 됩니다.

아이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 이야기 나눠보세요.
이럴 때 "아름다운 가치 사전(한울림출판사)"과 같은 책이 참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생각하고 스스로 잘못을 이해하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작은 거짓말을 지금 찾은 것이 참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도 엄마도 문제를 해결하며 더 많은 생각을 나눌 수 있으니까요.
더 크기 전에 아이가 그런 생각을 해볼 계기를 갖게 된 것이 전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속상해하기보다 좋은 공부할 때를 만났구나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오늘은 비 오는 가을 아침이네요.
금요일 오후 같은 아침입니다...

- 은반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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