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마음을 촉촉하게 하는 시를 올려주셔서 잠시 멈추고 지나가게 하는 느낌을 주시는
통통요정님~
지금은 해가 떴어요.
이렇게 오락가락 하는 날 아이들과 뭘 하면 좋을까 생각하게 되지요.
상황1.
통통요정님께서 올려주신 시를 읽다 보니 제가 참 좋아하는 시가 뜨문뜨문 떠오르더군요.
그래서 그 시를 좀더 상세하게 기억하려고 했지요.
상황 2
생각하려면 할수록 제대로 기억나는 게 없고 시인의 이름도 기억이 안나는 거예요...
막막해서 "시_통화_인주"라고 검색을 했는데 나오는 게 없네요.
상황 3
그러다가 포기하고 그냥 글을 쓰려고 하는데 이름이 기억 나지 않는다고 쓰고 나니(위에)
갑자기 이름이 떠오르더군요. *^^*
제가 나누고 싶던 시인의 이름은 '고정희'님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찾아봐도 제가 원하는 바로 그 시는 나오지 않네요...
그 대신 다른 시 몇 편을 올려봅니다..
너인가 하면 1 -고정희-
너인가 하면 지나는 바람이어라
너인가 하면 열사흘 달빛이어라
너인가 하면 흐르는 강물소리여라
너인가 하면 흩어지는 구름이어라
너인가 하면 적막강산 안개비여라
너인가 하면 끝모를 울음이어라
너인가 하면 내 살 찢는 아픔이어라
떠도는 자유에게 -고정희-
한시에는 신새벽 건너오는 바람이더니
세시에는 적막을 뒤흔드는 대숲이더니
다섯시에는 만년설봉 타오르는 햇님이더니
일곱시에는 강물 위에 어리는 들판이더니
아홉시에는 길따라 손잡는 마을이더니
열한시에는 첫눈 내린 날의 석탄불이더니
열세시에는 더운 눈물 따라붓는 술잔이더니
열다섯시에는 기다림 끌고가는 썰물이더니
열일곱시에는 깃발 끝에 걸리는 노을이더니
열아홉시에는 어둠 속에 떠오르는 둥근 달빛이더니
스물한시에는 불바다로 달려오는 만경창파이더니
스물세시에는 빛으로 누빈 솜옷이더니
스물다섯시에는 따뜻하고 따뜻하고 따뜻한 먼 나라에서
아름다운 사람 하나 잠들고 있다.
이별 노래 -고정희-
한곳으로 한곳으로 달려가던 끈
탁 트인 하늘에 겁없이 놔주고
흐르는 바람결에 아쉬움도 놔주고
자유가 서러워 서러워 울었지요
풀잎 뜯어 날리며 울었지요
내 쪽으로 부는 바람 있으리라 믿으면서
네 쪽으로 가는 길 있으리라 믿으면서
귀뚜라미 우는 쪽에
사랑을 묻었지요
쓸쓸함이 따뜻함에게 -고정희-
언제부턴가 나는
따뜻한 세상 하나 만들고 싶었습니다
아무리 추운 거리에서 돌아와도, 거기
내 마음과 그대 마음 맞물려 넣으면
아름다운 모닥불로 타오르는 세상,
불그림자 멀리 멀리
얼음짱을 녹이고 노여움을 녹이고
가시철망 담벼락을 와르르 녹여
부드러운 강물로 깊어지는 세상,
그런 세상에 살고 싶었습니다
그대 따뜻함에 내 쓸쓸함 기대거나
내 따뜻함에 그대 쓸쓸함 기대어
우리 삶의 둥지 따로 틀 필요없다면
곤륜산 가는 길이 멀지 않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내 피가 너무 따뜻하여
그대 쓸쓸함 보이지 않는 날은
그대 쓸쓸함과 내 따뜻함이
물과 기름으로 외롭습니다
내가 너무 쓸쓸하여
그대 따뜻함 보이지 않는 날은
그대 따뜻함과 내 쓸쓸함이
화산과 빙산으로 좌초합니다
오 진실로 원하고 원하옵기는
그대 가슴 속에 든 화산과
내 가슴 속에 든 빙산이 제풀에 만나
곤륜산 가는 길 트는 일입니다
한쪽으로 만장봉 계곡물 풀어
우거진 사랑 발 담그게 하고
한쪽으로 선연한 능선 좌우에
마가목 구엽초 오가피 다래눈
저너기 떡취 얼러지나물 함께
따뜻한 세상 한번 어우르는 일입니다
그게 뜻만으로 되질 않습니다
따뜻한 세상에 지금 사시는 분은
그 길을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 그런데요...
제가 함께 나누고 싶던 시는 조금 다른 시였어요.
이 시를 찾으면 또 올릴게요~
가을이라 마냥 좋은, 은반디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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