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쿨

못 된 엄마의 표본...

글쓴이 은반디

등록일 2005-03-23 09:39

조회수 2,30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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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현맘님 안녕하세요.
제 이야기를 기억하시는군요. ^^;;

사실 호인이는 절 친구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무서운 엄마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엉뚱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거나 함께 놀아주는 일도 많고, 딸과 데이트도 즐기지만 이런 모습 이외에 아이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잘못할 경우는 꽤 강하게 소신을 드러내거든요.
물론 때리거나 하는 일은 없지만 제가 화를 내면 아이가 무척 무섭다고 합니다.

여하튼...
저희 아이는 4살에 유치원에 갔어요. 만 3세 에 입학한 것이지요. 그리고 당연하게 아침마다 안 가겠다고 울고 떼부리는 것을 들쳐업고 가서 밀어 넣고 "오늘 재미있게 놀다 와! 이따가 네가 좋아하는 간식 준비해 놓을게!" 등의 말로 인사하고 눈에 안 보이게 유치원 문 뒤로 사라졌지요. 물론 숨어서 아이가 어떻게 하나 지켜보며 아이가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돌아섰는데 그 때 잠시 직장일을 쉬던 중이라서 가능했던 일이기도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들어가는 입구에서 친구나 언니를 만나거나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더군요. 특히 친구나 언니를 만나면 제가 교실까지 함께 들어가면 재미있겠다고 서로 인사 시켜준 후 손 잡아주면 금세 엄마는 잊고 돌아서서 들어갔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

가끔 듬직한 언니는 아이에게 인사도 해주고 신발 갈아신는 것도 챙겨주고, 손 꼭 잡고 귀엽다면서 반에 데려가서 놀잇감도 꺼내주더군요. 사실... 이렇게 좋은 언니는 언니 역할을 하고 싶어하는 귀여운 언니라서 거의 매일 비슷한 시간에 가면 기다려서 아이를 챙겨주기도 하고 꽤 고맙지요.

여하튼... 이런 상황이 안 된다면 아이에게 해줄 이야기 몇 가지 팁으로 제공합니다. *^^*

[떨어지기 싫다면서 우는 아이랑 잘 헤어지는 이야기]

* 이따가 집에 오면 엄마가 네가 좋아하는 코코아 줄게. 힘내서 잘 다녀와~
=> 간식으로 꼬드긴다...

* 엄마가 힘내고 잘 다녀오라고 네게 요정 하나 같이 보내줄게. 자, 손 내밀어봐. 요정 이름은 **야.
(작은 주먹을 만들어 올려주는 모습을 하며 아이 손에 요정을 준 표정을 짓는다.)
주머니 속에서 너랑 같이 재미있게 놀다 올거래. 잘 다녀와~ **요정님도 잘 다녀와요~
=>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아이에게 요정이라서 그렇다는 말을 해주고 인사할 때도 이런 엉뚱한 멘트를 ... 추가한다. 아이가 믿든 안 믿는 재미있어 하는 경우가 많다.

주말에 아이와 요정이 살만한 집을 만들거나 그림을 그려준다. 이런 일은 아이에게 별거 아닌 힘을 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

* 엄마가 너 잘 다녀오라고 손에 '부적' 만들어줄게. 부적이 뭐냐하면 네가 힘들 때 도와주는 힘 같은 거야.
(아이 손바닥에 간질간질 글씨를 손가락으로 써준다. 마지막 봉인은 뽀뽀로... "힘내라" 또는 "착한 어린이" "용감한 호인" 등을 써주거나 아이가 원하는 말을 써준다.

=> 손가락으로 글을 써주면 간질간질한 느낌 때문에 아이가 꽤 재미있어 합니다.
그래서 가끔 상을 준다고 하고 손바닥에 손가락으로 글씨 써주고 도장 꽁 찍어주지요(도장은 주먹으로 살살...^^)

* 아이 유치원 가방에 작은 곰돌이나 아이가 좋아할만한 힘을 낼 수 있게 만들어줄만한 인형을 달아주고 인형이랑 잘 다녀오라고 말해준다.

=> 저희 아이 가방엔 테디베어가 달려 있었어요. 파란 면으로 만든 곰인데 귀에 꽃이 달려있고, 체크무늬 원피스를 입은... 제가 만든 것은 아니지만 핸드메이드 전문가가 만든 것이라서 똑같은 테디베어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었지요. 가방에 요런 작은 악세서리가 있으면 똑같은 아이들 가방 사이에서 아이가 가방을 찾아오기도 쉬워서 편하답니다.

* 용감해지는 "공주반지" 끼워주기.
=> 이것도 실제로 반지를 줄 수도 있지만 상상의 반지를 끼워주듯이 해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쪽도 아이에게 마음 속 소원을 담을 수 있도록 잠시 여유를 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전 아이가 걱정하거나 두려워할 때 용감해지는 "공주반지"를 끼워주거든요. 그 반지가 있으면 아픈 것은 개미만큼만 아프고, 힘든 일도 모두 사라지고, 누구보다 씩씩해져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말할 수 있다고 설명해주면서 아이가 오늘 어떤 하루가 되도록 이야기 나누고 끼워주는 거죠.(상상의 반지를요^^)

대략 이런 방법들이 조금 다르게 활용한 방법입니다.
그 외에 아이 소원 들어주기나 잘 다녀오면 칭찬 스티커 주기 등의 방식을 쓸 수도 있는데 기본적인 룰은 "엄마 소신이 흔들리는 것은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유치원에 우는 아이를 보낸 이유가 혼자 크는 아이라서 외로워하는 것도 문제고 일찍 자립할 수 있는 유치원 수업을 받으면 좋아지겠다 생각하기도 했던 것인데 아이가 마침 좋아해서 보내기로 했거든요.(마침 아주 좋은 유치원이 집에서 5분도 안 걸리는 위치에 있었지요^^)

아이가 가기 싫다고 할 때 제 소신은 "자신이 하기로 약속한 일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고, 엄마나 아빠도 힘들고 지쳐도 해야 할 일들은 '약속'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는 것이다"라고 간략하되 명료하게 '약속'은 지키기 위해 만드는 것이란 점만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이런 태도가 나중엔 아이 스스로 생각할 때도 중요한 모티브가 되어 행동을 이끌게 되어 제가 생각하기에도 그 때 그 때 이유를 마련하는 것보다 행동에 대한 규율을 갖게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먼저 엄마가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

기현맘님~ 힘내세요! 아자아자아자~!!

- 은반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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