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렴
내가 너의 가장 진실한 벗이 되어주마
비가 오면 그 비를 함께 맞아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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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다녀와 햇빛을 쐬러 놀이터로 향한 길,
아들은 딱지 다섯장과 책에서 오린 파워레인저 캐릭터가 든 보물상자를 들고 나섭니다.
엄마와 딱지치기를 하다가,
술래 잡기를 하다가,
놀이터에서 그룹을 지어 수백장 되어 보이는 딱지들과 카드로 놀고 있던 형아들 곁에서 구경을 합니다.
그룹의 한 아이가 말합니다.
"야! 너 구경도 하지 마! 저리가!"
다가가던 엄마를 발견한 아들,
눈이 빨개지고, 서러움 잔뜩 머금은 눈물 한방울, 톡 떨어뜨립니다.
"형아가 아까 니 딱지도 쳐놓고 보지 말래서 화났구나. 속상하겠다 우리 아들..."
엄마 품에 안긴 아들은 울먹이며 말합니다.
"엄마, 나도 딱지 사줘ㅠ"
"다섯장이나 있잖아. 우리 그런 거 안사고 돈 모아서 어디 가기로 했지?"
한참을 말 없던 아들이 나즈막히, 그러나 단단히 각오를 한듯 말합니다.
"... 엄마, 나는 나중에 동생들이 (딱지)구경하게 해줄거야. 갖고 놀게도 해 줄거야!"
"넌 정말 멋진 형아가 될거야! 속상해서 울고 싶을텐데,
그 와중에 그런 속 깊은 생각을 하다니!"
"엄마, 오빠 정말 멋지다!"
동생의 눈치 빠른 위로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자는 엄마의 달콤한 제안에 집으로 들어온 아들은,
여전히 소중한 카드(?)들을 꺼내 짝맞추기 놀이를 하며 기분 전환을 합니다.

"아들, 넌 별것도 아닌 것을 대단한 장난감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어!
그 형아들 카드보다 엄마는 네가 오린 그 카드가 훨씬 멋져보여!"
"그치, 엄마? 오빠야, 나 카드 하나 주모 안돼? 캡틴 핑크!"
"아들, 같이 놀 친구가 없어서 속상했지?"
"응. 형아들은 (친구가) 많은데..."
"근데, 그 형아가 아까 혼자 놀다가 왜 들어가서 그 많은 딱지를 가져 왔을까?"
"친구랑 놀라고"
"엄마는 그런 아이들은 친구가 아닌 것 같애.
장난감이 많아서, 딱지가 많아서 그걸 갖고 놀고 싶어서 그 형아한테 온 거 잖아.
그 형아가 좋아서 같이 논 게 아니라."
"그럼 친구 아냐?"
"그냥 같이 노는 아이들일 뿐이지.
아들, 엄마는 니가 나중에 학교에 가면, 니가 입고 있는 옷, 니가 신고 있는 신발,
니가 가진 장난감... 이런 거 보고 친구하자고 하는 아이는 안만났으면 좋겠어.
너도 친구가 가진 장난감, 친구가 신고 있는 신발...
이런 거 보고 그 아이를 좋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냥 그 아이가 좋아서, 그 아이랑 같이 있으면 장난감 없이도 마음껏 장난칠 수 있고,
즐거워서 행복해지는 그런 아이들이랑 친구했으면 좋겠어!"
"응. 나도 학교가서 그런 친구 만나고 싶다!"
"꼭 만날거야. 엄마는 니가 그런 멋진 친구가 될거라고 생각해."
"엄마, 나는 오빠처럼 멋진 남자 만나?"
동생의 뜬금포에 쑥스러워진 아들은 눈밑 보조개를 드러내며 엷은 미소를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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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의 기분을 풀어주려는 딸,
형아들의 행동 속에서 자신의 길을 다짐하는 아들,
다른 사람들의 눈에 하찮아 보여도,
처음처럼 소중하게 아끼는 마음을 잃지 않는 아들의 모습에서
참 많이 자랐구나... 느낍니다.
진정한 친구란
'비가 오면 그 비를 같이 맞아주는 이'라 하신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아들에게 같이 비를 맞아주는 친구가 생길 때까지,
아들이 같이 비를 맞아 줄 친구를 찾을 때까지
즐겁게 녀석의 옆에서 함께 비를 맞아줘야겠습니다.
놀이에서 마저 아이들이 '을'이 되게 만들어버린,
종이 접는 과정의 즐거움까지 앗아가 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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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맘채현지후
저도 플라스틱 딱지가 없어졌으면 좋겠네요.
딸인데도 딱지를 왤케 좋아하는지..^^
답글
유쾌남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