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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방 | 세월호 침몰 - 대한민국에서 어른으로 산다는 것

글쓴이 유쾌남매

등록일 2014-04-18 03:12

조회수 5,92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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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살아 있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러했듯,

저 역시 하루 종일 퉁퉁 부은 눈으로 어떤 일도 할 수 없었습니다.

 

한 때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였고,

지금은 두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에,

그냥 '사람'이기에 분노와 절망으로 눈물과 욕을 쏟아 냈고,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어른'으로 살고 있기에

내 아이들, 당신의 아이들, 그리고 우리의 아들을 이런 나라에 살게해서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럽다는 생각이 밀려와 힘들었습니다.

 

살아남으려면 책임감이나 사명감 따윈 버려라,

절대 '리더'의 자리에 있는 사람의 말은 믿지마라

 

이제 저의 아이들에게 이렇게 가르쳐야 하는 현실에 절망하고,

선장이,

선원이 살아나왔다는 보도에 분노했습니다.

 

이 분들은 적어도 '리더'의 자리에 있는 분들이 아니십니까, 네?!

 

그 누구보다 '어른'들이 아니십니까?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었을 아이들의 모습은 한번 눈 감으면 사라지는 환영이었을까요?

 

'살려달라'는 공포에 질린 절규의 메세지보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가슴 아픈 사랑의 메세지를 전하며

다가오는 비극의 순간을 맞이했을 아이들의 소식에,

그 아이들의 마음에,

그저 부끄러워 가슴 한켠이 먹먹해 집니다.

 

탑승자, 구조자, 실종자, 숫자 놀음에 오락가락 하는 관계자들,

정상 항로 이탈이 아니라더니 권고항로 이탈 확인이라는 말 바꾸기에 급급한 정부,

해경보다 어민들의 도움으로 60여명이 구조되었다는 구조자들의 증언,

가족들이 돈을 모아 어선을 빌려 사고 해역으로 들어갔고,

조명탄 쏘는데만 40분이 걸린다는 실종자 가족의 현장 목소리,

여기에 욕조 잠수 사진을 재밌는 놀이라며 올려 물의를 빚고,

좋아하는 그룹의 방송을 볼 수 없다며 희생자들의 죽음을 탓하는 어처구니 없는 네티즌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잘못된 인터뷰에 대한 정중하고도 진심어린 사과,

당연한 것인데도 주요 포털의 메인을 장식하고,

인터뷰이를 배려해 사망자 추가 발견 자막을 빼달라는 앵커의 지극히 정상적인 요청에

감동하는 대한민국.

 

앵커의 진심어린 사과에 목이 메이고,

앵커의 비통한 침묵에 같이 눈물을 떨구고,

앵커의 배려 깊은 요청에 감동하는 우리.

 

우리는 참 비정상적인 채 살고 있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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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다름은 틀린 것이라며 소리 높여 싸우던 어른들이 아이들의 '왕따'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하고,

 

****물을 만들고, 주고 받고, 돈으로 성을 사고 파는 어른들이,

교육 현장에서 마저 성폭행과 추행을 일삼는 어른들이,

'만 5세 남아의 여탕 출입 나이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문서 위조는 했으나 사건 조작은 아니었다,

환골탈태 해야하나, 리더는 바꾸지 않는다는 말장난을 일삼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정직하라고 가르칩니다.

 

돈으로 승진 시험 문제를 사고 파는 어른들이,

지위를 이용해 인사 청탁을 하는 어른들이,

열심히 공부하면 길이 있다고 아이들에게 멘토를 자처합니다.

 

아이들의 학교 폭력이 심각하다고 어른들이 걱정합니다.

그러면서 어른들은 아이들을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길들입니다.

'맞을 짓을 한다'고, '맞아야 정신차린다'고...

 

아이들보기 정말 부끄럽습니다.

대한민국은 젊은 애들이 문제가 아니라, 어른들이 문제입니다.

 

아이들을 그렇게 키우는 부모가 문제고,

쉬쉬하는 학교 어른들이 문제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정치하는 어른들이 문제고,

내 배만 불리면 끝이라는 기업하는 어른들이 문제고,

직업윤리, 사명감, 책임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게 눈 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우리가 문제입니다.

 

정말,

내 아이만은,

당신들의 아이들만은,

우리의 아이들만은

 

고개 숙여 잘 못을 시인하고, 나서서 돌을 맞는 사람들이 리더가 되는 세상에서,

책임감과 희생으로 무장한 리더가 이끄는 세상에서 숨쉬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앵커의 진심어린 사과에 더 이상 호들갑 떨지 않는 세상에서 살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린 지금 이 절망과 분노와 안타까움을 발판으로

바꿔야 합니다.

바뀌어야 합니다.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어른'으로 산다는 것이 수치스럽지 않게,

우리는 바뀌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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