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대학에서 윤리교육과를 졸업하고 1989년에 도덕교사로 임용되어 지금까지 중학교에서 도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사의 역할은 크게 교과지도와 생활지도로 나뉩니다. 교직 경력이 10년쯤 되었을 때 이 중 생활지도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고 이를 극복해 보고자 석사에서 상담을 공부했습니다. 상담 영역 중 제가 가장 잘할 수 있고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영역이 진로상담이라고 판단해 <진로 및 직업상담 전공> 박사 과정에 진학하여 2009년도에 졸업했습니다. 이론적인 공부 외에 실제 경험을 쌓으려고 학교에서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에 진로를 가르쳤고, 커리어넷과 서울진로진학정보센터에서 사이버상담을 꾸준히 해 왔습니다. 지금도 저의 정체성은 도덕교사 반, 진로상담교사 반이라고 생각합니다.

큰아이 이야기를 해 드릴까요? 어려서부터 공부에 흥미를 보이지 않아 걱정을 하면서도 대기만성을 꿈꾸며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기다렸지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중학교 때부터 이 아이가 진로탐색을 좀 더 적극적으로하여 미래를 준비하도록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다양한 분야의 진로체험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아이는 그중 조종 분야에서 적성을 발견했고 그쪽으로 진로를 모색했습니다. 학업성적은 부족했지만 진로가 뚜렷했으므로 아이와 그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지 않았고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법을 찾는 데 함께 머리를 맞대었지요. 성적 때문에 공군사관학교나 항공대학교,한서대학교는 진학이 어려워 포기했지만 4년제 대학 졸업 후 공군에서 선발하는‘공군조종장학생’이라는 제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선발과정에 합격하여 입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입학사정관제는 학업성적은 좀 부족할지라도 자신의 적성을 바탕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얼마만큼의 열정과 의지를 가지고 노력해 왔느냐를 보는 대입전형입니다. 그 노력의 흔적과 성과를 서류로 보여 주어야 하는데 현재 교육부에서는 교외에서 화려한 실적을 쌓기보다 교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길 권장합니다. 이를 위해서 동아리와 봉사활동을 진로와 적극적으로 엮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즉, 자신의 진로와 관련되는 동아리를 만들고 그 목적에 맞게 지속적으로 여러 활동을 펼치며, 자신의 재능을 봉사활동에 적극 적용한다면 입학사정관을 매료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얼마나 꾸준히 했느냐도 매우 중요하므로 이 점도 꼭 기억해 두세요.
진로 문제에 있어 청소년들이 부모님이나 선생님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가장 큰 이유는 청소년들의 생각을 어른들이 존중해 주지 않고 더 나아가 어른들의 생각을 무조건적으로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그 학생의 진로 목표가 뚜렷하다는 점과 그 목표를 이루고 싶은 의지와 열정을 칭찬해 주세요. 이와 함께 자퇴라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얼마나 고민하고 힘들어했을지 따뜻한 마음으로 공감해 주세요. 다음으로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자퇴를 말리고 싶은 이유를, 걱정하는 마음과 함께(윽박지르지 말고) 전달하세요. 계속 같은 뜻을 주장한다면 아이가 자퇴하고 나서 어떻게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보게 하고(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방학을 이용할 수 있거나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자퇴생으로서의 하루를 일정 기간 직접 경험해 보게 하세요. 만약 이렇게 했는데도 여전하다면 그 학생의 뜻을 긍정적으로 고려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진로 탐색, 학업 성적, 바른 양육 이 중 한 가지도 쉽지 않은데 이것을 다 추구하며 그 안에서 균형까지 잡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순위를 매겼으면 좋겠습니다. 진로 탐색을 1순위로요. 이때 진로 탐색은 아이를 원하는 전문직에 진입시키겠다는 부모의 목표를 아이에게 꿰어 맞추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아이의 특성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아이가 무엇을 즐거워하고 잘하는지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렇게 할 때 아이는 자신의 특성에 맞는 진로 목표를 스스로 세울 수 있고, 그것을 인정해 주는 부모와 함께 행복할 수 있습니다. 진로 목표가 있는 아이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의 필요성을 깨달아 스스로 공부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적도 오를 수 있고, 아울러 정서적인 안정 속에서 남을 배려하고 협동할 수 있는 바람직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한 방송에서 현재의 직업이나 학과가 싫어서 이직을 꿈꾸는 사람들을 뽑아 인터뷰를 했습니다( ‘아이의 사생활’ 5부작 중 ‘다중지능’ 편 참고). 이 사람들의 직업이나 학과는 의외로 교사, 연구원, 의과대학 학생 등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것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왜 자신이 원하는 적성이 있음에도 현재의 일 또는 전공을 선택했느냐고. 그들의 답은 뜻밖에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다른 길을 가고 싶어 부모님이나 선생님들께 말씀드렸지만 그분들이 그 길을 적극적으로 반대했고 결국 그 뜻에 따랐다는 것입니다. 물론 부모나 교사는 자녀 또는 제자의 행복을 바라면서 이야기를 했겠지요.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자녀나 학생들의 진로에 대해 조언을 하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열어 두십시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최종 선택은 꼭 본인이 하도록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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