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폴폴 추억 속에 앤을 만나고 또 다른 새로운 앤을 만날 수 있었던 전시회 #내이름은빨강머리앤
만화로 본 기억밖에 없는 듯한데 전시를 보고 나니 책이 읽고 싶어지네요.
어릴 적에도 푹 빠져 보며 엄청 좋아했는데 40대에 만난 앤은 더 근사하고 멋있었어요.

"이 세상엔 좋아할 것이 이렇게 많다는 게 너무 근사하지 않나요."
감수성 풍부하던 학창시절 썼을법한 문장을 루시 모드 몽고메리는 서른 살에 썼네요. 저는 일찍이 감성이 매말랐었나봐요.ㅋ

들어서자마자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애니를 볼 수 있어요. 앤 시리즈 중 1권인 <그린 게이블즈의 앤>. 편집본으로 첫 스토리부터 후반부까지 짤막짤막하게 다 볼 수 있어 좋았답니다.

이번 전시의 매력은 그 시절 앤의 모습과 함께 작가들의 현대적 해석이 담긴 회화, 애니메이션, 대형 설치 작품, 음악, 영상 등으로 다채롭게 만날 수 있다는 것. 섹션마다 주제를 나눠 책 속 한 페이지와 작가의 해석을 함께 전시하고 있는데요. 작품 자체를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텍스트가 풍성해 전시를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었어요. 옛날 티브이에서 흘러나오는 애니메이션도 감상할 수 있어 추억이 새록새록.

전시에서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빨강 머리 앤>에 투영된 당시 사회상을 보여준다는 것이었어요. 감성적인 면만 봐왔는데 그 안에는 불평등한 사회상이 다 녹아 있더라고요. 앤이 들려주는 과거에서는 당시 캐나다 아동 노동에 대한 문제가 함축되어 있었네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교육받지 못하고 노동의 일원으로 살아야 했던 시절이었답니다.




"아, 야망을 품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야.
나에게 이렇게 커다란 포부가 생겨서 정말 기뻐.
야망이란 끝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서 더 좋은 거야.
하나의 야망을 성취하면 곧바로 또 다른 야망이 더 높은 곳에서 빛나고 있으니까.
삶을 더 흥미롭게 해."
<빨강 머리 앤>에는 시대를 뛰어넘는 철학이 담겨 있더라고요. 오늘날까지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이유가 있었어요.
앤은 퀸즈 학교를 졸업하고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을 때 매튜 아저씨의 죽음으로 새로운 길을 선택. 앤이 희생하는 것을 원치 않았던 마릴라 아주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앤은 초록 지붕 집으로 돌아옵니다.
"이제 전 길모퉁이에 이르렀어요... 그 모퉁이에 뭐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가장 좋은 것이 있다고 믿을 거예요. 앞으로 제 앞에 또 무슨 일들이 생길지 궁금해요. 어떤 영광과 다채로운 빛과 어둠이 펼쳐질지, 어떤 새로운 풍경이 있을지, 어떤 낯선 아름다움과 마주칠지, 새로운 모퉁이 앞에 선다는 것, 정말 설레는 일 아닌가요?
아이에게도 어린이책으로 사줘야겠어요.
취향저격의 <내 이름은 빨강 머리 앤>
놓치지 말고 봐야 할 전시회였답니다.
책에 밑줄 쫙쫙 그으며 읽고 싶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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