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낳기
그 고민을 저도 숱하게 한 날들이 있었죠
지금은 그 고민의 막이 내려가고 있다고 할까요
7살 난 딸을 둔 엄마입니다. 딸아이가 엄마를 너무 좋아해서 이제껏 외가나 친가
그 어디에서도 엄마없이는 자지 않아요
그래서 많이 힘들었고요. 주위에서는 애가 하나라서 그런다지만 꼭 그렇지는만은 않은 거 같아요
아이를 보며 미안한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아이의 시각에서만 둘째 낳기를 생각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전적으로 내 일인데, 내가 책임질 수 있고 할 마음이 충분한지 들여다보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요
언젠가 여성신문에서 본 이숙경씨의 글을 보고 '아 맞아 그래' 이게 내 맘이야 하는 생각과 속이 펑 뚫리는 기분을 체험했습니다.
그때 읽었던 글을 올릴께요
'아유 애가 외롭겠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얼른 하나 더 낳아야지?
내가 외동딸 엄마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이렇게 한 마디씩들 한다. 둘째라니...
하나 키우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그런데 둘째 낳기를 권하는 사람들은 꼭 이런 말들을 덧붙인다.
"애가 너무 외롭잖아. 혼자 크면. 형제가 있어봐. 첨엔 힘들어도 조금 있으면 지들끼리 놀아. "혹은 " 혼자 크면 버릇도 나빠지고 이기적으로 되잖아." 또는 (눈치를 살피면서)"아들이 하나 있어야지... 등이다
이런 말을 들으면 잠시 멍해진다. 어? 어떻게 사람의 외로움을 없애 줄 수 있지? 나도 때론 세상에 혼자 던져진 듯한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다. 외로움이 행복한 경험은 아니겠지만 외로움을 내 삶에서 완전히 없앨 수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럴 필요도 없고. 외로우니까 친구도 만들고 사람들과 만나려는 거 아닌가.
애가 외로울까봐 둘째를 낳는다는 건 너무 상투적인 이야기다. 부모가 될 당사자가 아이를 세상으로 불러낼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더 중요할 텐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나에게 '너 준비됐니? 라고 묻지는 않는다. 내가 먼저 둘째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먼저 애를 낳으라고 권한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상황인지도 잘 모르면서.
나에겐 더 이상 아이를 낳을 계획이 없다. 나는 아이와 더불어 잘 살기 위해 ' 내 인생의 필수'를 잘 지켜나가고 싶다. 내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테니. 내가 사랑하는 아이, 사랑하는 일, 사랑하는 친구들... 나의 일상을 이루는 이 모든 것들이 조화로워야 아이와 나 모두 행복할 것이라도 믿는다. 그래서 둘째 안낳기를 일찌감치 선택했다. 둘째 안낳기를 선택한 대신 나는 내 아이를 위해 친구 만들기를 한다.
~중간 생략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는 딸애는 자기 장난감을 서로 양보하면서 가지고 노는 것에도 익숙해졌고, 작아진 옷가지들을 어린이집 동생들에게 선물할 줄도 알게 되었다. 올해로 다섯살이 된 우리 딸. 조금 더 크면 나는 아이와 여행을 많이 다니려고 한다. 여기저기 새로운 경험을 하고 넓은 세상과 만날 기회를 많이 주고 싶어서이다. 사실 이런 노력들로 내가 얻은 것들도 많다. 애들 먹이고 오줌 뉘고, 똥 치우고, 재우고 하면서 나도 아이들과 친구가 된 것이다. 나에겐 우리 딸 말고도 이웃에 사는 둘째 딸, 큰아들.작은 아들.. 자식들이 아주 많다.
내집 울타리를 넘어 조금만 정을 나누면 서로 외롭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우리집 가득 늘어놓은 장난감과 아이들의 웃음소리, 싸우는 소리를 들으면서 새삼 느낀다. 세상엔 아이가 외로움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게 돕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지 않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이 아주 많다. 둘째 낳기는... 그 방법들 중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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