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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자녀교육에 대한 이야기와 관련 정보를 나누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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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속도계 |
글쓴이
자스민
등록일
2002-03-26 21:24
조회수
4,99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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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저는 빨리하는 것엔 영 소질이 없습니다.
빨리 빨리 해야하는 일이 주어지면 한숨부터 나오고,세월아 네월아 하다보면 손이 빠른 이가 와서 도와주거나,혼자서라면 꾸물거리며 해넘어 갈 때 되서야 해놓기 일쑤입니다.
큰 아이가 절 닮은 것 같습니다.천성이 느긋합니다.
뛰는 것도 싫어하고 지각을 해도 겁도 안냅니다(문제죠,좀...)
저 역시 먹을 것 다 먹여 보냅니다.일찍 가서 떠들바에야...하면서 말이죠.(1학년 때는 그랬는데,올 해는 무서운 선생님을 만나서...T.T)
빨라야 사는 세상...
어른들은 밥도 빨리 먹고,일도 빨리 하고,출퇴근도 조금만 시간이 더 걸리면 왕짜증이 나고,차도 빨리 몰고,아이들은 문제집을 빨리 풀어야 하고,학원에 빨리 가고,학원에 가서도 빨리 끝내야 하고,학원 차를 타려고 빨리 계단을 뛰어 내려오고...빨리 숙제하고 빨리 밥먹고 자고...
빠른게 미덕인가 봅니다.
살아가면서 어떤 때는 빨리 해야 하는 일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아마 손에 익어서,자주 해본 일이라,아니면 외적인 어떤 강제에 의해서 그 속도가 빨라질 것입니다
그런데,아이를 키우는 건 손에 익어서도 아니고,자주 해본 일도 아니고,누군가의 통제에 따라야 하기 때문도 아닙니다.
맞아요.내 아이는 나의 속도계에 맞춰 키우면 되는 것이죠.
처음 하다보니 실수도 많고,나중에 돌이켜 보면 후회도 많고,제대로 못 한것 같아 자신을 책망합니다.그게 당연합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엄마는 숙련된 노동자가 아닙니다,아니 그렇게 될 수가 없습니다.
영화 "모던 타임즈"의 공장 노동자 챨리 채플린이 기계를 조립하는 똑같은 일을 반복하다가 그 몸이 굳어져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보셨죠.
숙련된 노동자들처럼 아이를 키우는 것도 아닌데,아이마다 모두들 다를 터인데 어떻게 다른 엄마들보다 빠르게,누구보다도 능숙하게 키울 수가 있을까요?
그러다보니,그 결과물이 완성되지 못한 결함 투성이의 결과물이 될 지도 모릅니다.
지금 좀 천천히 걸어가면 어떻습니까.이것 저것 꽃도 보고,시냇물에서 물장난도 하고 친구 찾아 옆 동네로 돌아가기도 하고 몸이 불편한 친구도 돌보아 가며...
하지만 지치지 않으면서 내가 가야할 곳을 정확히 알고 있는 아이라면 조금 늦더라도 반드시 자신이 도달해야 할 곳에 도달할 것입니다.
남들이 볼 땐 좀 느리다고 해도 엄마의 속도계로 보면 우리 아이는 너무도 적당한 속도로 가고 있습니다.
아마 느리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은 빨리 하는 건 자신 있어도,천천히 하는 것엔 자신 없을 지 모릅니다.그게 더 쉬울 것 같지만요.
전 천천히 하는 게 더 쉽습니다.
빨리는 못합니다.아이도 못하거든요.
(배나맘 자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