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쿨

| 아들과 딸의 역전 드라마

글쓴이 자스민

등록일 2002-08-26 19:57

조회수 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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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세상이 달라졌다 해도,철옹성처럼 "남아선호"를 내걸고 버티는 곳이 있습니다.바로 산부인괍니다.

대기실에서 기다리시는 시어머님과 친정어머님의 상반된 표정.
한 분은 과연 손자냐,손녀냐 어디 보자 하는 표정으로,다른 한 분은 할 수만 있다면 분만실의 당신 딸이 어떻게든 딸,아들을 골라 낳아주기를(?) 바라는 표정으로 초조하게 기다립니다.

큰 아이는 아들,둘째는 딸을 낳았던 저는,둘째를 낳을 당시,그저 딸을 낳았다는 이유로 주위의(산부인과의 산모들 & 어르신들) 말도 안되는 동정어린 시선을 받아야 했습니다.
며느리가 딸을 하나 낳고 이제 둘째를 낳으려는데,혹시 아들이 아니면 다시 출산해야 하니 수술은 절대 안된다고 반대하는 시어머니도 있더라고 제 동생은 그러더군요.며느리는 아들 낳는 기계네요.

그런데,이상한 일입니다.
산부인과에서부터 아들선호에 기세가 눌려 퇴원하는 우리 딸들이 어째서 자라면서는 아들들을 우습게 여기며 보기좋게 기선을 제압하는 것일까요.
저희집만 해도 아들은 어리버리,딸은 차돌멩이인데,대부분 다른 집들을 봐도 그런 것 같습니다.

얼마전 중학생 남매를 두신 아는 분을 오랫만에 만났는데요,그 분이 하신 말씀 중에,요즘은 소위 꽃미남과에 속하는 애들은 같은 학년 여학생들 뿐만 아니라 연상의 2-3년 선배 여학생 누나들까지 쟁탈전을 벌여서 공부에 지장이 많다나요.
조별로 수행평가에 들어가는 숙제를 내주면 여학생들은 자기들 성이 안차면 남자애들은 빼버리고 하거나,밤새워 숙제를 해서 다들 좋은 점수를 받기도 하고.
그래서 등쌀에 못 이겨 남녀공학을 피해서 일부러 이웃 남학교로 배정 받으려 하기도 한다고.

어째서 이렇게들 되가는지 모르겠어요.
아니 바람직하지 않다는게 아니라 진짜 여자들에게는 남자에겐 부족한 그 무엇이 있는 것인지,정말 궁금해요.

딸내미가 뱃속에 있을때 시아버님 상을 당해서 그 몸으로 상 다 치르고,엄동설한에 산꼭대기 장지까지 갔던 저는 정말 애가 잘못되면 임산부 배려해주지 않은 시댁 식구들 원망할 것 같았어요.
6개월이라도 잘못되기도 하던데,다행히 별 탈 없이 무사히 출산을 했지요.

그 후에 들으니 대부분 유산되는 태아는 아들이 많다네요.
딸들은 악착같아서 엄마 탯줄을 꼭 붙들고 있다나요(표현이 정말 재밌죠?).^^
옛 어른들 말씀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초등학교(아니 그 이전부터) 들어가면서부터 확연히 달라지는 아들과 딸의 적응력을 보면서 갈수록 딸은 걱정이 안되고 아들만 걱정이 되는군요.

경험하신 분들은 다들 공감하실거예요.
과연 이 역전 드라마가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될 수 있을지 궁금하지만,어쨌든 그런 딸들의 활약이 흐뭇해 보이기만 합니다.

제발 결혼과 출산 등으로 재역전되지나 않았으면...하고 바랄 뿐이지요.
우리 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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