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꽤 덥습니다. 여름은 얼마나 더울지 감이 안 올 정도로 벌써부터 꽤... 여름스럽지요.
제가 쓴 글 제목을 보시면서 조금씩 놀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 낮에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어요.
그 분 - 호인이 엄마시죠?
은반디 - 네. 맞는데요.
그 분 - 같은 반 ** 엄마예요. 전화해도 집에 안 계시던데.
은반디 - 예, 직장에 다녀서요..(무슨 일일까?)
그 분 - 오늘 호인이가 집에 오는 길에 우리 애를 뒤에서 밀어서 넘어졌어요.
애가 다리며 팔이며 몽땅 까져서 왔더라구요. 얘가 얼마나 놀랐던지 바들바들 떨면서 왔어요.
은반디 - 네?! 저희 호인이가 그랬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 아이가 따님을 꽤 좋아하던데 무슨 일인지 몰라도 저희 아이가 실수했나 본데 정말 죄송합니다.
그 분 - 아니 무슨 얘가 그렇게 아이를 뒤에서 밀치고 그래요? 다 까져서 얼마나 속상한지 몰라요.
은반디 - 많이 다치셨다면 병원에 가보셔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제가 직접 찾아가서 뵐 수는 없으니 죄송하지만 아이 다친 정도를 알려주시면 제가 내일 약이라도 사서 보내거나 할게요. 정말 죄송합니다.
그 분 - 그렇게만 말씀하시지 마시고 좀 애를 혼내주세요. 어쩜 그렇게 아이를 다치게 한데요! 얼마나 속상한지 말도 못 하겠어요.
은반디 - 정말 저희 아이가 일부러 그러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죄송합니다.
그 분 - 정말 속상해요. 꼭 호인이 혼내주시고 다음엔 그러지 못 하게 해주세요.
은반디 - 예, 정말 죄송합니다. 꼭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이런 전화를 긴급히 받았습니다.
그래서 평소 저희 딸이 하던 품성과는 다른 일이지만 여하튼 대뜸 호인이가 그런 게 맞다고 하시니 아이가 그 친구랑 집으로 오다가 언덕길에서(학교 앞 길이 급 경사예요) 서로 밀치며 장난을 했을까, 그랬다면 그 아이가 다친 것처럼 호인이도 다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결국 우리 아이가 다쳤다면 그 아픔만큼 그 아이가 아플테니 확인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인이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니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호인이는 작년에 아이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 잠시 발생하여 아이키즈폰을 사줬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전화드렸더니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
어머니 - 호인이 지금 한문공부할 시간이라서 아직 전화 못 받을게다. 내가 알아 보마.
아차~ 호인이는 올해부터 방과 후 특기 적성 수업으로 학교에서 월/화 이틀씩 '한문'수업을 받고 2시가 넘어야 내려옵니다. 한문 수업을 듣겠다고 아이가 졸라서 시켜준 것인데 같은 반에서 다른 아이들은 한문수업을 학교에서 듣지 않기 때문에 월/화는 혼자서 수업 끝나고 한문 수업을 듣고 혼자 내려 옵니다.
그런데 그 말씀을 듣고 생각하니 그 친구를 호인이가 밀쳤다면 학교에서 넘어졌을텐데... 학교에서 오늘 체육 수업이 없으므로 교실이나 복도에서 넘어졌다면(집에 오는 길이라고 했지만) 까진다기 보다는 멍이 들텐데... 어째서 그 친구는 온 몸이 까져서 집에 갔다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생각은 아마도 호인이가 아닌데 그 친구가 이름을 착각해서 잘못 말했나 싶었지요.
그러다가 2시가 좀 지나서 전화가 왔습니다.
호인 - 엄마, 내가 그런 거 아니야. 난 지금 나왔어. 무슨 일인지 나도 모르는데.
어머니 말씀이 학교 앞에 가서 기다리시니 2시가 지나자 저희 아이가 한문 선생님과 함께 내려오더랍니다. 워낙 빠른 편이 아닌 저희 아이는 한문 수업이 끝나도 가장 늦게 나오나봅니다. ㅜ.ㅜ
그래서 아이에게 그 이야기를 어머니가 물어보셨는데 아이가 전혀 모르자 확인해야겠단 생각에 그 친구네 집(학교 근처예요)으로 호인이와 함께 가셨다고 합니다.
그 아이는 호인이랑 할머니가 나타나 호인이가 널 밀었냐고 많이 다치진 않았냐고 묻자, 대답을 못 했고, 호인이는 자기가 아니라고 말하더랍니다. 그 분도 나오셔서 호인이를 보고는 자기네 아이가 늘 다른 아이를 '호인'이라고 부르더라며 이번에도 착각한 것 같다고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깜짝 놀랐던 그 사건은 그 분께서 전화로 사과를 하셔서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저희 아이가 이름이 '강호인'이라서 남자 아이인 줄 아셨다고, 늘 장난친다던 어떤 아이와 헷갈리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말 우리 아이가 그 아이를 다치게 했더라면 얼마나 깜짝 놀랐을까요?
우리 아이가 다친 것보다 더 당혹스러웠을 것 같아서 가슴이 지금도 깜짝 놀랍니다.
저희 호인이도 지지난 주 토요일에 저희 집 앞 언덕길에서 깡총거리다 넘어져서 한쪽 종아리가 모두 까졌는데 그 때 참 마음이 짠~ 했었지요. 그러니 그 엄마 입장에서 얼마나 화가 나셨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십분 이해가 갑니다.
그래도 아쉬운 것... 어찌 되든 엄마라면 한 번 더 생각했음 좋겠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엄마의 모습을 보고 느끼고 배우고 자라니까요.
전 괜스레 잠시라도 아이가 오해를 받았던 것과 함께 알게 모르게 행여 '직장 다니는 엄마가 대충 아이를 키워서 그렇다'라는 생각을 쉽게 하지 않았을까 걱정되어 아이에게 미안해집니다.
그래서 공부 잘 하고 내려온 딸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이러저러한 미안함을 아이는 또 자기 성장에 작은 밑거름으로 생각하고 자라주길 바랄 뿐입니다.
- 은반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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