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하면 떠오르는 것 1
방학숙제
강물이라고 하기에는 작고 시냇물 이라고 하기에는 큰
냇물이 흐르는 시골에서 살았었지요.
학교를 갈라 치면 논길 걸어 이십여분.
매년 6월말에 찾아드는 장마...며칠을 계속 비가 내리다 보면
결국 도랑물이 넘쳐 논인지 길인지 분간이 안돼
먼 신작로따라 뺑 돌아 족히 한시간 걸려 학교에 도착 했던 기억들
그렇게 유월과 칠월 초를 보내고 나면 여름방학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지요.
여름 방학 시작과 함께 학교는 까마득하게 잊고 냇가에서 살았던 제 어린시절.
구태어 물을 찾아 나서지 않아도 되는 마을이었기에
아침 눈 뜨고 달려 나가면 점심도 잊고 해질녁까지 놀았던 그때가 참으로 그립군요.
그런데 문제는 방학인가 싶으면 벌써 개학
개학을 앞두면 신나게 놀고 난 휴유증
엄청시럽게 밀려있는 숙제가 곤욕이었답니다.
(모범생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관계로...하하하)
숙제중에 밀리면 가장 해결하기 힘든 숙제
그것이 바로 일기...
일기 항목 중 빼놓지 않고 써야 하는 날씨가 가장 난감했지요.
지금처럼 인터넷이 있어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시절이 아니였지요.
그렇다고 이미 지나온 날들의 날씨를 다 기억 할 수도 없고
그럼 결국 날씨 조작에 들어갑니다.
급조된 일기임을 다 알고 계셨겠지만 그냥 너털 웃음으로 넘어가 주셨던 선생님이 또 그리워집니다.
일기가 단순히 숙제로써 일기였기에 많이 힘이 들었었지요.
제 어렸을 적 기억으로 인해 숙제중에 다른 것은 몰라도 일기 만큼은
꼭 쓰도록 우리 아이들에게는 권유를 한답니다.
네아이가 일기를 쓰는 성향도 다 다르네요.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 큰딸...아주 고지식하게 일기도 써내려 갑니다.
지금은 매일매일 일기를 쓰는것이 아니고 일주일에 몇번 이렇게 숙제가 나오더라구요
아주 규칙을 정해놓고 솔직이 내용은 모르지만 써내려갑니다.
털털한 둘째...
그것 좀 안하면 안되나???
일명 우리집 놀순이라 불리우는 둘째는 일기 무시형입니다.
그래서 개학 즈음에...
언니 몇월 며칠 날씨 어땠지? 날씨 확인해가며 언니 그때 뭐했어?
컨닝할 수 있는 언니가 있어 너무 좋은 둘째...
그렇다고 언니가 호락호락 가르쳐 주느냐? 절대 아니죠...
자기 둘이 모종의 밀약이 이루어져 어떻게 어떻게
일기의 난을 메꾸어 간답니다.
어렸을적 제 모습을 재현해 주는 친구랍니다.
새침떼기 세째...
일기 쓸거리만 있으면 다 주워 담습니다. 글 내용 문장부호 다 엉망 진창이지요.
그런데 날씨 표현만큼은 아주 감칠맛 나게 표현한답니다.
하하하 하나만 예 들면
날씨: 시원한 물이 계속 마시고 싶은 날.
일기 쓰는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아침에 눈뜨고 일어나면서 일기 써야지~! 하하하
그래라 써라~
그럼 또 뭔가를 끄적끄적 일기를 쓴답니다. 재미있는 친구지요.
넷째???(유치원)
난 몰라 숙제. 의지형
엄마가 내 숙제 도와줘야지...나 혼자 어떻게 해???
엄마가 모른 척 하면 큰누나에게로 큰누나도 모른 척하면 둘째에게로
것도 통하지 않으면 고만고만한 녀석 둘이 앉아서 우물짝 주물짝 하더니 일기를 써놓았습니다.
푸하하하하....
애들이 많다 보니 일기 하나를 놓고도 각양 가색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나 어렸을 적
또 하나 빼놓지 않고 끼어있던 숙제 찰흙 공작
다시 냇가로 나갑니다.
냇가 어느 부근에 가면 황톳빛 빌깔 고운 찰흙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다 알고 있었지요.
황톳빛 고운 찰흙을 캐내어 너도 나도 만드는 찰흙 만들기를 했지요.
(바투바투,,,흙놀이
이런 흙놀이를 우리 어릴때는 늘상 하고 놀았던 일상이었는데
시간의 흐름은 흙놀이란 것도 하나의 상품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다가왔다는 것.
제 가치관의 혼돈을 일으킨 전시회 중 하나였답니다 .)
제일 만들기 쉬운것이 탱크였지요.
길게 길게 찰흙을 빚어서 이리저리 쌓고 붙이고 나면
그럴싸한 탱크의 모습이 된답니다.(그때는 왜 찰흙 만들기 하면 제일 먼저 탱크를
만들었을까? 하하하 사회적인 영향이 컸겠지요? 핫핫핫 반공...
그러고 보니 방학 숙제 단골 손님이 또 하나 있군요...
반공 표어 짓기. 반공포스터 그리기 방학중에 재미있었던 것 그림 그리기...
반공 표어 붓글씨로 써 내야 하는 것...
세월따라 숙제도 많이 변하는군요
요즘은 견학보고서 숙제...그래서 여기서 저기서 사진 찍느라 정신없지요.
현장의 기록을 위한 사진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 사진의 의미가 숙제에 촛점이 맞춰져있는 것
방학만 되면 각 전지화장이나 공연장 박물관에서 연출되는 풍경이지요
그러나 그 시절은 사진이 어디있습니까?
다 그림으로 글로 표현해오기 숙제였지요.
하지만 그때 방학 숙제에 주인공은 우리들이었습니다.
오물 조물만들어 말리다가 어디 하나 떨어져 나간 찰흙 작품도
구도 하나 밎지 않는 어설픈 그림들도 우수 방학숙제란 명목으로
각 학년 별로 복도에 전시회를 열어주셨던 선생님들...
어줍잖게 그리고 만들어 졌어도 비록 뚝딱뚝딱 삼일 만에
그리고 만들고 써갔을 망정 전시되어 걸려 있는 우리의 방학 숙제는
색다르게 다가오는 우리들의 작품 전시회였지요.
그런 나의 어린 시절 방학을 생각하면 지금 우리 아이들은 참으로 불행하지요?
어디에나 흐르던 그 맑고 깨끗했던 물이 지금은 어디를 찾아봐도 찾기가 귀해졌다는 것
차를 타고 멀리 멀리 나가야나 있고...
그것도 자연속에 손님처럼 얹혀 있다 나와야 하는 이 세대의 아이들
자연속에 엄마의 품처럼 파고 들지 못하는 현실
참 마음이 아픈 부분중에 하나입니다.
숙제를 생각하면 또 어떤가요?
엄마 손이 더 많이 만들고 붙이고...숙제를 해야 하는 주체가 바뀐어진지 오래...주객이 바뀌였지요.
아이들의 견문을 위해서 박물관 전시회 공연등을 찾아다니기도 하지만
실은 방학 숙제의 하나로 찾게 되는 아이들...
박물관이나 전시회가 흥겨울까?
숙제를 위한 관람이 되기 보다 정말 풍부한 감성을 자극 할 수 있는 관람 관극들이 되었으면 ...
하는 생각을 해보네요.
여름방학 떠오르는 것 2
홍수
여름방학이 끝나갈 즈음 8월이면 우리나라를 향해 태풍이 하나 씩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그전에도 물론 발생 하긴 하지만 오는 도중 세력이 약해져 소멸되고 하다가
8월즈음에는 아주 강력한 태풍으로 우리나라에 상륙하지요.
특히 비를 많이 동반한 태풍일 때 제방넘어 냇물은 드넓은 붉은 바다가 되어 꿈틀 꿈틀 황룡처럼
성을내며 흐르곤 했답니다.
농작물이 다 물속에 잠겨버려 어른들은 시름에 잠겼는데 바다를 본 경험이 없던 나는
중국의 황하처럼 흐르는 물결이 마냥 좋아 신작로 뚝길에 서서 큰 물결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처다 봤던 기억.
한강 물이 홍수에 넘쳐 흐른대도 그런 풍경은 못 만들거라 생각이 되네요.(참 철이 없었지요?)
큰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울컥 가슴 밑으로 부터 솟구치는 힘이 느껴졌었지요.
그때 그시절에 내 가슴에 품었던 꿈 희망이 화가였답니다.
굽히쳐 흐르는 붉은 물결을 그리고 싶었고...
태풍이 물러가고 난 후 고요한 하늘을 그리고 싶었지요.
이때의 하늘 빛은 참 오묘한 색을 품고 있답니다.
그 하늘빛을 지금도 좋아하지요.
서쪽으로 나 있던 대문을 나서면 파란 들녘을 전경으로 노을지는 하늘을 그리고 싶었지요.
그 하늘을 닮고 싶었고 그 강물을 닮고 싶어 스케치북 달랑 사비연필 한자루 들고
스케치하며 보냈던 태풍 불기 시작하는 8월이였지요.
그 예전에 꾸었던 꿈은 버렸지만 아직도 미련이 남았는지 가끔 그시절을 회상하게 하네요.
그런데 이제는 컷나봅니다.
비가 내리면 추억속에 풍경이 떠오르기 보다는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이 먼저 떠오르고
논밭에 심어 있을 농작물이 먼저 떠오르느걸 보면...
엊그제 비소식에 시댁에 친정에 별 피해 없었는지...전화를 했지요.
고추들 가지 부러지고 한 것 말고는 큰 피해 없다시는 시어머니...
연신 어머니는 서울로 올려보낸 큰아들네 걱정이 태산이군요.
"아야~! 우리는 개안타만는 이렇게 더운디 느그는 어뜨케 사냐..."
"견딜만 해요. 어머니"
"느그 언제 온다고 혔장?"
"예~! 담주에 내려가요"
"그려 더운디 니가 욕본다, 애들 잘보고 조심혀서 내려오그라잉"
"예~! 어머니"
서울로 올라오기전엔 내 어릴 적 추억의 경험을 아이들에게 물려주고자 방학 온 시간을
시댁과 친정을 오가며 보냈었지요. 그런데 아이들이 커갈수록 이 부분이 힘들어지더라구요.
방학동안에 챙겨야 하는 아이들의 지난학기 다음학기 챙겨야 하는 학습부분이나
다니고 있는 학원(피아노, 검도)등이 이유( 실은 핑계지요)가 되어 우리의 시골행을 방해한답니다.
한달씩 시골에서 보냈던 기억때문에 방학 시작하기만 하면 언제 내려올래?
물으시는 부모님들께 궁색한 변명을 합니다. 예 애들 뭐뭐 하느라고...언제 내려 갈께요...
참 어색한 변명이지요. 그래서 이번엔 15일을 끼고 12일부터 18일까지 머물다 오기로 했답니다.
최대한 아이들 학원을 안 뺄 궁리를 한거지요
엄마의 간사한 욕심이 아이들의 감수성보다 앞선거지요....ㅠㅠㅠ
왜 시골 부모님들을 떠올리면 눈물이 나는지...주책맞게시리...
에고,,,잘 사는 모습으로 어머니 마버지 노고에 보답해 드려야 되는데...
순창보다는 전주에 비가 많이 왔다는 뉴스에,,, 실은 전주부터 전화를 하고 싶었는데 이상하지요?
먼저 시댁에 안부를 먼저 여쭙게 되더라구요.
친정으로 전화를 돌렸답니다.
팔십 다섯이 되신 할머니가 전화를 받으시는군요.
" 어~! 누구?"
"네~ 성순이예요"
"어...잘있었어? "
"네~비가 많이 왔다고 해서...별 피해 없었요?"
"네~비가 많이 왔다고 해서...별 피해 없었요?"
할머니 특유의 과장(?) 이 시작됩니다.
" 야~ 말도 마라...또랑 물이 넘쳐갖고 다 망쳤어~ 밭에 물이 가득이랴~다 못쓰게 되었어"
"이런...그래서..어떡해? 엄마랑 아빠는?
" 밭에 나갔지..."
" 밭에 나갔지..."
"그래요? . 밭에 아무것도 안남았겠네..."
"그렇지, 다 잠겨버렸지..."
"알았어요, 그럼 나중에 다시 전화할께요"
예전에 물 넘쳐 홍수난 풍경을 멋있어 하며 바라보던 철없던 소녀는 이미 내안에 없었습니다.
속상해하고 계실 부모님에 대한 안쓰러움만이 가득 들어차 있었습니다.
여름방학 떠오르는 기억 3
복숭아
여름철 대표 과일
참외 수박과 포도.. 그리고 복숭아
그중에서 복숭아를 유난히도 좋아했습니다.
복숭아 고운 색깔을 좋아했고
복숭아 달디 단 단물 입안 가득 퍼지며 전해지는 그 향긋한 향이 좋았습니다.
이른 봄 피어난 목련 꽃 잎을 부비면 그 향긋한 복숭아 향내가 나 봄이 되면 일부러 목련꽃잎을 따
부비며 향을 맡기도 했지요. 그렇게 봄부터 복숭아를 기다리는 나.
친정아버지도 복숭아를 참 좋아하십니다.
친정아버지는 딱딱한 복숭아를 좋아하시지요.
전 물컹하게 익은 복숭아를 좋아하고
우리가 물장구 치며 놀던 냇가를 건너 한참을 더 간 산자락에
복숭아 과수원이 많았답니다.
친정어머니는 방학때면 큰 바구니를 들고 걸어서(직접 가는 차편이 없었기에)
그 먼길을 복숭아를 사러 다녀오시곤 했지요.
한 바구니 가득 복숭아를 무겁게 사오신 어머니...
과수원으로 직접가기 때문에 물짠 복숭아도 많이 얻어오게 되지요.
우리는 서로 곱고 탐스럽고 예쁜 복숭아를 골라 부숭부숭 털을 씻어내고
덥석덥석 아주 맛나게 먹었더랬지요.
그런데 어머니와 아버지는 복숭아를 안 드세요...
그때는 몰랐지요.
자식들에게 하나라도 더 먹일 욕심에 자신이 드시고 싶으셨어도 참았다는 것을...
아주 나이가 먹고 내가 자식을 놓고 난 이후에...
그 이후에 그때 어머니 마음을 알게 되었답니다.
아주 늦은 깨닮음...
자식들이 맛있게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는 말...
지금 내가 그렇고 있지만,,, 지난 모습속에 어머니처럼은 아니지요.
그리고 아주 뒤늦은 깨달음은 이제 거꾸로 복숭아를 사들고 가는 딸을
만들었답니다.
사들고 간 복숭아를 결국 울 애들이 다 먹는 결과가 빚어지기지만요...
이궁...(이 엄마를 닮았는지 울 애들도 복숭아를 그렇게 좋아해요)
어느덧 세월은 두 모녀가 손주들이 먹는 모습을 자식들이 먹는 모습을 지켜보는 세월이 되었네요.
어머니
맑간 복숭아빛 고운볼
달콤한 살내음
흙속에서 사십년 세월에
어머니는 흙색이 되었다.
분홍빛 일렁임 가슴은
숯색으로 까맣고
곱던 손 마디마디
복숭아씨 괭이로 잡혔다.
그 옛날 달콤했던 복숭아
이렇게 신맛인 줄 오늘 알았다.
당신에게는 언제나 시었을 복숭아
유난히 복숭아를 좋아하는
자식을 앞에 놓고
어머니 생각에 가슴만 뜨겁다.
................
그랬다.
너무 맛있어 하는 자식 앞에서 그 한점 먹어도 그만이겠지만
왜 선뜻 손내밀어 맛있는 살점 하나 집지 못하는지???
복숭아 살점 붙은 씨하나 입안에 넣고
딸이 좋아하는 복숭아 앞에서 마른침을 삼키셨을
어머니 생각을 하니 가슴이 뜨거워진 오늘 하루...
맑간 복숭아빛 고운볼
달콤한 살내음
흙속에서 사십년 세월에
어머니는 흙색이 되었다.
분홍빛 일렁임 가슴은
숯색으로 까맣고
곱던 손 마디마디
복숭아씨 괭이로 잡혔다.
그 옛날 달콤했던 복숭아
이렇게 신맛인 줄 오늘 알았다.
당신에게는 언제나 시었을 복숭아
유난히 복숭아를 좋아하는
자식을 앞에 놓고
어머니 생각에 가슴만 뜨겁다.
................
그랬다.
너무 맛있어 하는 자식 앞에서 그 한점 먹어도 그만이겠지만
왜 선뜻 손내밀어 맛있는 살점 하나 집지 못하는지???
복숭아 살점 붙은 씨하나 입안에 넣고
딸이 좋아하는 복숭아 앞에서 마른침을 삼키셨을
어머니 생각을 하니 가슴이 뜨거워진 오늘 하루...
지지난 여름인가 복숭아를 먹다가 울컥한 마음 써놓았던 글 같이 올립니다.
방학이야기 하다가 엉뚱하게 빠졌나요?
여름방학 흑백영화 필름처럼 저장된 제 기억들의 조각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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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성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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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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