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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放學인가 彷學인가

글쓴이 형주맘

등록일 2005-08-17 23:34

조회수 3,53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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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방학은 무척이나 기다려졌다.
친척언니들이 놀러오기도 하고 외갓집에 며칠씩 묶다 오기도 했다.
운이 좋으면 가족끼리 근처 해수욕장에 다녀올 수도 있고,
하루종일 뒹글뒹글 거리면서 늦잠자고 일어나서
아침겸 점심 먹고 온 동네를 사방팔방 뛰어다니기 다반사다.
개학을 며칠 남겨두고 밀린 일기쓰기 부터 언니에게 부탁해서 그리기 숙제며 곤충채집...
숙제하는데 날밤을 샌적도 있다.
그래도 개학날은 또다른 기쁨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학기의 시작.
달력 그림으로 이쁘게 책을 싸고 견출지로 국어, 산수, 바른생활...
 
 
이제 첫 학부형이 된 나로서 아이에게 첫 방학이자 엄마가 된 첫방학...
일하는 엄마인 탓에 생후 8개월부터 이사람 저사람에게 동냥젖 꾸리듯 자라온 내 아이가
오늘도 아침 10시 30분 부터 영어학원에 간다.
특강이며 본강이며 여하튼 4시까지 돌아오면 엄마대신 도우미 아줌마가 간식주고
5시에 피아노학원...
6시가 되어서야 엄마가 데리러 온다.
들어오자마자 심심해를 달고사는 아이...
아줌마가 놀아줄리 만무며, 동네 친구들도 다들 제각기 학원으로 흩어지고...
노는것도 품앗이인지라 무작정 남의 집에 들이치기도 그렇다.
맞벌이 집 아이라는 손가락질 안받으려 하루 가면 하루 데리고 오고 한 개 받으면 두 개 주고...
사실 시간이 남지도 않는다.
7시 넘어야 퇴근하는 아빠를 무작정 기다리다
차에서 내리는 아빠 꽁무늬 따라 잠자리 2마리에 매미 1마리를 낚아서 온다.
어느 눈먼 잠자리와 매미가 오늘 내 아들 기분을 편안히 해주었구나.
 
학교 다닐때보다 더 바쁜 아들...
가끔은 이런 아들에게 미안함과 더불어 눈물나게 불쌍하다.
아들아~
차라리 개학이 되어서 학교에서 느긋하게 놀다가 학원에 조금만 있다 오렴.
다행히 동생이 있어 위안이 되기는 한데...
하루종일 소꿉장난에 집안에서 지내는 아이들이 가엽다.
주말에 이벤트로 여기저기 놀러가지만 흙밟고 뛰어 놀 시골 외갓집도 없고,
먼지 투성이 진흙장난에 야단맞게 치대고 놀 친구도 없는
그저 컴퓨터 오락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친구와 함께 모니터를 바라보는 너희들을 보면
내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제대로 된 길인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방학은 말 그대로 뛰놀고 지내야 하는데,
뛰놀 놀이터도 같이 놀아줄 동무도 없으니...
왠종일 헤매다니는 彷학 이런가 싶다.
 
차라리 여유있게 시간보낼 개학날이 기다려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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