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호 잡지 퀸에 어찌어찌 해서 저희 가족이 소개가 나갔습니다.
주제는 엄마, 아빠가 챙기지 않아도 아이가 혼자서 잘 한다는 뭐 그런 주제지요.
솔직히 그 주제로 소개되는 것은 제 큰 소원입니다.
이유는 진짜 아이가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고, 자기 생활을 잘 꾸려나간다면 육아는 끝났다고 보면 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어느 집 아이가 다 크기도 전에 제대로 잘 할까요? 정말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잘 하는 집은 대개 특별함이 반짝이는 아이로 전국에서 찍어두고 찾을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하튼 저희 아이가 그 주제로 인터뷰 의뢰 되었다기에 나름대로 고민을 해봤습니다.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자기 자신이 그 정도로 잘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인터뷰를 거부합니다.
음... 최소한 주제를 파악한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그러저러한 생각을 말씀드렸더니 그냥 괜찮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끼리 재미나게 사는 이야기를 들려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전히 지난 2년전부터 우리 집 붙박이 가구로 함께 지내는 크리스마스트리를 잘 비껴가며 잡지 사진 촬영도 하고(우린 크리스찬은 아니지만 이쁜 크리스마스트리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다행히 침엽수라서 일년 내내 푸르른 색인 전나무를 모델로 만든 트리라는 사실이 감사합니다... 늘 푸르른 ... ㅠ.ㅠ) 아이는 옆에서 책도 보고 놀고 전 인터뷰를 했습니다.
여하튼 기본적인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1. 초등 저학년일 때 누구나 다 만점을 받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최소한 어마들은 그런 생각을 갖습니다. 이전에 어떤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한 문제 틀려서 95점이면 반 등수가 10등도 더 내려간다... 그런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초등학교 저학년 과정부터 우리가 성장했던 상대평가 개념을 적용하여 아이에게 그냥 '1등'을 요구하는 것은 자녀 교육의 목표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아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을 고를 수 있고, 획일적인 학교 수업과 획일적인 학원 수업 대신 자신의 의도대로 예습과 복습을 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자기 공부에 대한 '감(感)'을 기르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2. 자기 시간을 갖을 수 있는 상황이어야만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합니다.
아주 기본적인 전제인데 대부분 놓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공부 스케줄이나 하루 일과를 거의 빈틈 없이 결정해버리면 아이는 아이가 필요하다 생각한 것을 공부할 시기를 당연히 갖을 수 없습니다.
긴장과 긴장으로 시간이 이어지기 때문에 공부 시간 이외에는 모두 당연히 느슨하게 쉬게 되고 즉 따라가면서 받아 먹는 공부 외에는 관심이 없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초등 저학년부터 다양한 학원 위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 본질적으로 고기를 낚으려 하지 않는 어부가 된다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자신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자기주도적인 시간이 필요합니다.
3. 목표에 대해 자신이 희망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아이의 미래를 엄마가 그려주지 말 것!
미래에 대한 약간의 방향들을 견본 삼아 이야기해 줄 수는 있어도 이를 생각하는 것은 분명 아이 몫입니다. 아이가 그 꿈을 향해 나아가고자 할 때 필요한 방향이나 준비가 무엇인지를 적절히 조언하고 지켜봐주는 일종의 멘토가 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기 시간이 많으면 아이들이 놀기만 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될 수 있는데 자신이 희망하는 목표가 그려지는 아이라면 그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려는 마음을 갖습니다.
4. 적절한 약속과 규제는 서로 상의하여 결정하고 이에 대한 평가와 피드백을 해주셔야 합니다.
아이도 어른도 모두 사람이라서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제대로 시행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최소한의 규제를 서로 논해서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약속에 대해 제대로 지켰는지는 매일, 매주, 매월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평가하고 이를 반영하여 새로운 계획을 잡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아이가 약속한 공부를 다 못 하고 밀려서 남겨진 과제가 있다면 이에 연연하기 보다는 아이가 있는 위치에서 필요한 방향을 논하고 그 준비를 위해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지난 일은 과감히 접어두는 방법도 한 방법입니다.
전 아이와 밤에 공부 내용을 간단히 논의해두는데 출근할 때 색종이에 메모를 남겨서 아이가 스스로 챙겨보도록 합니다. 오늘 아침엔 일찍 회의가 있어서 메모를 남기지 않았더니 메모가 왜 없는지 아이가 문의 전화를 했더군요... 사실 오늘은 아이가 아빠와 함께 하루를 보낼 예정이라 따로 일정을 챙기지 않아도 되고 중간에 전화로 아이 기분을 물어볼 예정이라 가볍게 넘겼더니 아이는 아쉬운 것 같습니다.
(어제 쪽지에 고양이를 그려 주고 심심할 때 같이 놀라고 했더니 그 고양이 친구를 그려줄지 모른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퇴근하기 전에 고양이 친구를 그려가야 할 듯...)
그러므로 스스로의 약속을 지켜가도록 관리해주는 것은 엄마의 몫입니다.(강제 조항이 아닌 스스로의 약속이란 점을 잊지 말 것!)
5. 아이에게 적당한 취미생활을 즐기도록 해줘야 합니다.
자신의 시간을 내서 취미를 가꾸고 도전하도록 하는 것은 공부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적당한 여가를 통해 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을 생각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관심을 갖는 취미가 있다면 이를 키워 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는 온 가족이 보드게임을 즐기고, 아이가 혼자 있을 때는 CD 유형의 학습 프로그램을 적당한 시간 동안 즐기도록 권하며, 도서관에서 책을 스스로 빌려오고 이를 읽을 시간을 갖도록 합니다.
최근 아이는 혼자 즐기는 인형 놀이를 합니다. 그래서 아바타 인형도 많고 별의별 스티커도 많지요.
인형 옷을 직접 그려보는 놀이도 하는데 인형 옷 뒤에 날짜와 싸인을 넣어 보도록 하기 때문에 아이가 재미있어 합니다.
6. 기본적인 생활 리듬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밥 먹을 때 : TV 보지 않기.
잠 자기 전 30분 : 엄마랑 책 읽기.
외출하고 돌아오면 : 손발 닦고 옷 갈아 입기.
게임할 때 : 타이머를 이용하여 시간 스스로 정해두고 마치기.
공부할 때 : 집중을 방해할 만한 음악이나 TV 절대 틀지 않기.
저녁 식사 후 : 할머니와 함께 운동하기.
자기 생각을 조율할 수 있는 힘은 기본적인 생활 리듬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 잡지 기사 중 오류 : 제 직업... 쑥쑥닷컴 운영팀장이라고 표시되었는데 다 아시다시피 맘스쿨 대표입니다...
어쩌다가 오류가 났는지 모르겠지만 초창기 쑥쑥 운영도 했으니(5년 전이네요)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 잡지 기사에 대해 이의 제기한 것 : 매일 밤 잠자기 전 온 식구가 거실에 둘러 앉아 책을 본다 => 울 남편 왈 우리는 누워서 보기 때문에 앉아서 본단 표현은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와 아이는 고정적으로 그 시간에 책을 안 보면 잠을 못 자는 편인데 비해 남편은 가끔 자기 업무를 보다가 그냥 잠이 들기 때문에 온 가족이 늘 그렇다는 표현은 오류라고 합니다.
* 또 다른 기사에 오류난 것 : 지난 해 말에 호인이가 다독상, 약속상을 받아왔다는 부분.
- 실제로 초등 1학년을 마쳤을 때 호인이가 받은 상 : 국어, 수학 기초학력 인증장, 컴퓨터활용능력 인증장, 모범상(스스로 만든 약속을 잘 지켜서 받은 상)
- 올 1학기 말에 호인이가 받은 상 : 다독상
천천히 아이와 호흡하며 걸어가는 가을이 되길 바랍니다.
가을인듯 청량한 바람이 참 좋습니다.
- 은반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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