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이니가 학급 부회장이 되었다는 임명장을 받아왔더군요.
부회장이 되면 엄마들이 뭔가를 하는 것 같던데... 안 하고 욕 먹기도 그렇고, 어느 일이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몰라서 전전긍긍 하고 있는 사이에 벌써 몇 가지 일이 후다닥 지나갔습니다.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서 올립니다.
[임원 엄마가 챙겨야 하는 일들]
1. 청소
* 저학년 : 1, 2학년은 임원 엄마가 자진해서 학급 청소를 일주일에 몇 번, 모여서 합니다.
특히 개별 청소를 따로 하지 않는 1학년 교실은 어머니회며 기타 참여 가능한 모든 엄마의 일정을 이렇게 저렇게 나눠 짜고 요일별로 돌아가면서 청소를 합니다.
그나마 2학년은 아이들이 청소를 하기 시작하므로 엄마들은 반마다 다른데 대개 일주일에 1~2회 정도 엄마가 모여서 청소한다고 합니다.
* 고학년 : 청소는 아이들이 직접 하고 엄마가 나서는 일은 없습니다.
2. 야외 학습, 현장학습, 체육대회 등의 도시락 준비
저학년이나 고학년 어떤 경우도 공통된 사항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외부 행사 시 담임선생님의 식사 준비입니다. 가끔 식사 외에 목욕비 등을 현금으로 걷어서 10~20만원 정도 드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학교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두려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도시락 준비입니다.
요리를 즐기는 편도 아니고, 직장맘이라서 아이가 어디 간다고 하면 늘상 도시락을 사서 보내는 형편인지라 어느 수준까지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오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제 말에 그걸 누가 싸냐면서 요새는 백화점에서 주문했다가 배달 받아서 보낸다는 말씀을 하신 분들도 계셨지요.
3. 학급 비품, 행사 때 들어가는 찬조금 등의 잡비 및 인력 동원
임원인 엄마는 학교에서 진행되는 체육대회, 신체검사, 외부 체험수업, 소풍 등이 있을 때마다 이러저러한 간식이나 음료도 챙기고, 가끔은 요청에 의해 학교 행사에 직접 인력 보조를 위해 참여하기도 합니다.
4. 학년 초는 더 괴로운 '기본'이 있다
그나마 2학기 임원은 이런 부분에서 이미 구성된 인력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따라가는 수준이면 되는 데 비해 학년 초에 임원이 되면 학급 어머니회 대표 및 기타 구성에 참여하게 되어 다양한 유형의 성금이나 운영비를 걷기도 하고 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학교마다 촌지 문제로 5월 스승의 날은 아예 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지만 사실 그 날짜에 맞추지 않아도 스승의 날은 또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부분이잖아요. 학기 초에 있으니 결국 이것도 임원 엄마들에겐 새로운 부담이 된다고 봐야 맞을 것 같습니다.
사실 내는 것도 어렵지만 걷는 일을 대신 맡은 엄마들은 아주 괴로울 수 있지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학년 초는 자제해달라고 부탁하는 엄마들이 꽤 많습니다.
5. 부록 : 선생님의 개인사에 따른 다양한 챙기기
선생님 생신, 자녀 출산이나 돌, 백일 등의 대소사, 질병 등에 의한 개인 신상에 따른 일 등...
이런 일도 1년 중엔 이래저래 끼어 있게 되어 있지요. 슬쩍 알게 된 행사 일정을 모른 체 넘어가기도 어려워서 임원 엄마를 중심으로 챙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1년 동안 아이가 임원이라서 엄마도 일을 해야 하는 일들이 생기는데,
직장인 엄마는 아이가 임원이 되고 싶다고 하면 먼저 말리게 되니, 마음으로 불편해하는 상황일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이런 엄마 역할이 줄어든다고 하지만 고등학교 교사인 남편에게 들어보니 초등학교 때부터 기본으로 챙기면서 학교 일에 관여하시던 엄마들은 아이가 자라도 그대로 먼저 챙기고 싶어서 나서게 된다고 합니다.
문득 한비야의 중국견문록에서 읽었던 글...
유독 한국인에게만 촌지를 기대하는 몹쓸 중국교수들이 사실 우리가 그렇게 만든 것이라는 말에 대해 씁쓸하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곧 추석이네요.
아이들과 건강하고 행복한 추석 맞이 하시길 바랍니다.
- 은반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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