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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학년 여자아이, 엄마의 고민

글쓴이 지야맘

등록일 2005-09-20 11:47

조회수 4,501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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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를 두고 직장에 다니는 엄마입니다.

아래쪽에 저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엄마들도 있으시군요.

요즈음, 제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힘들어야하는지 하소연을 하고 싶기도 하고,

뭔가 저 자신을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글을 남겨야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1. 영어학원

우리 아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월 수 금 영어학원을 다닙니다. 차 타고 오가는 시간을 포함하면 두 시간 가량을 소비하게 되지요. 지난 6월부터 다녔으니까 약 4달 가량을 다니고 있는 셈입니다. 그 전에 영어에 대한 접촉은 미미한 수준이었구요. 아이를 꼬드겨서-친한 친구가 있는데 걔도 다니는데 너도 같이 다니면 좋지 않겠느냐며- 다니겠다는 다짐을 받은 후 보내기 시작했지만,  한번에 두세 페이지 정도 되는 숙제가 힘들다며 다니기 싫다는 말을 벌써부터 하기 시작했습니다. 숙제를 엄마 오기 전에 해놓으라고 하지만 거의 들어본 적이 없고 대개는 제가 저녁 밥을 다 먹고 같이 앉아서 아이가 하는 것을 지켜보며 간단히 체크해주고 있습니다.

  아이가 왜 영어를 해야하는지나, 방법을 어떻게 잡아야하는가에 대해서는 고민을 적잖이 했었고, 그나마 흐지부지 되지 않고 뭔가 연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학원이 낫지 않겠나, 쑥스러움을 갖기 전에 일찍 원어민을 접해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에 학원을 선택했었습니다. 레츠고 1권을 거의 마무리해가는 단계인데, 그 동안의 성과를 굳이 가려보자면, 이제 겨우 파닉스가 되어가는 단계라 쉬운 단어를 읽어보려는 정도의 흥미를 얻었다는 정도입니다. 5살 동생이 하는 튼튼영어 주니어 1단계 테이프를 옆에서 귀동냥으로 듣고,  튼튼선생님과의 활동(주로 스티커를 붙이거나 뭔가를 만드는)을 가끔 동생 옆에 끼어서 같이 하면서, 자기도 그거 시켜주라고 조르곤 했었습니다.


아직 학원을 접을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고, 적어도 3학년 정도까지는- 영어를 혼자서도 읽고 쓸 수 있을 정도가 될 때까지는 학원을 보내서 도움을 얻었으면 하고 있습니다. 중간중간에 영어 그림책이나 영어 애니메이션(한글자막 없으면 안 보려 해서 고민이긴 합니다만)을 꾸준히 접해주려는 생각입니다.


저의 고민을 말씀드리면, 아이가 영어학원을 다니기싫다고(주로 숙제를 할 때 그렇습니다) 할 때마다 어떻게 이를 대처해야 할지가 우선 고민입니다. 설득으로 시작해서 아이의 뜨뜻미지근하고 고집스런 모습에 자극받아 윽박지르거나 나아가 협박수준으로까지 진행될 때가 많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우리 아이의 현재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참고로 우리 아이가 영어학원 이외에 수영을 일주일에 이틀 다닙니다. 다섯달 째 개인레슨을 받아서 이제는 접영을 배우고 있다는데 처음에는 매우 흥미를 가지고 하더니 난이도가 높아지니 좀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6개월에서 많으면 8개월 정도 예정했던 레슨인데, 아이의 반응이 이 정도여서 10월까지만 개인레슨을 하고 그 뒤론 근처의 수영장에서 연습삼아 하는 코스로 다니게 할까 고려중입니다.


2. 학습지, 독서

아이가 학교에서 내주는 숙제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쓰거나 읽는 숙제가 일주일에 많아야 두세번이지요. 학교에선 따로 시험을 보진 않고 받아쓰기를 간간이 하고 수학 단원이 끝나면 반에서 간단한 쪽지시험 정도를 보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꼭 하나씩 틀려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기탄학습지를 봄부터 시작을 했는데, 국어는 D단계 마지막권부터 E단계 2호를 풀고 있고, 수학은 사고력과 연산 각각 E단계를 진행중입니다. 처음에는 각각 3장씩 풀도록 했었지요. 그랬더니 하기싫은 중에도 엄마한테 혼날까봐 일주일에 세 번은 곧잘 해놓거나 저녁에 엄마랑 같이 풀곤했는데, 최근 들어서 너무 하기싫어해서 3페이지로 줄여주었습니다.

그랬는데도 그나마 하기싫다면서 버티는데, 이럴 때 아이를 대하는 저의 인내심은 곧장 한계를 보이고 맙니다. 소리를 꽥 질러도 봤고 맴매를 하겠다고도 해봤지만, 도대체 내가 무엇 때문에 애한테 이런 일을 시키면서 싫은 소리를 해야하는지 도저히 저 자신도 수긍이 가질 않았습니다. 나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조바심을 내며 아이에게 학습지를 시키는지 말이지요.

연산 정도는 저학년때부터 꾸준히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들 해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기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아이가 이렇게 거부반응을 보이는데도, 어떻게든 달래가며 계속 시켜야하는지, - 제 성질처럼 그래 그까짓거 당장 때려치워라 해야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양이 객관적으로 많은지 적은지는 사실 아이의 발달정도 등에 따라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을 테니 중요한 문제는 아닙니다만, 지금 우리 아이가 못하겠다고 하는 상황을 제가 어떻게 이해해하는지- 정말로 아이의 말을 받아들여서 더 줄이거나 아예 중단을 시켜야하는지, 설득해서 아이이 상태를 고양시켜야하는지 -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그냥 그만 두고서 아이가 스스로 하려는 마음이 들 때까지 기다려볼까요?

이런 저런 교육을 받느라 책 읽는 시간이 없다고들 한탄하시는 엄마들도 보긴 했지만, 우리 아이는 여유시간이면 그저 빈둥빈둥 이방 저방을 돌아다니거나 뭔가를 끄적끄적 그려대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려고 하거나, 엄마에게 놀아달라고 조를 뿐, 책장으로 손이 가진 않는 것 같습니다. 아이북랜드에서 오는 책을 제 손으로 먼저 읽어본 적이 없지요. 항상 제가 책 좀 보자, 엄마가 읽어줄게 하는 식으로 유도를 하거나, 무엇이든 당근을 던져야(게임을 하게 하거나 영화를 보여준다고 하거나) 책을 손에 쥐곤 합니다. 그러면서 요즘 들어서 엄마는 책 밖에 모른다, 왜 책만 좋아하느냐며 힐난하는 단계까지 이르렀습니다.

유치원때나 초기에는 여러 독후활동을 제법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요즘은 싫어합니다. 책 자체를 그다지 잡으려 하지 않으니, 저는 이 아이의 장래가 도대체 어떻게 되려고 그러는지 지레 한심해집니다. 학습지를 하지 않는 것은 아무래도 좋은데 책조차 읽지 않으려든다는 것이 정말 내가 낳은 아이가 맞는가 하는 회의가 들 정도입니다. 편차야 많겠지만, 이 또래의 아이들은 책을 어떻게 어느 정도나 읽는가요?  당장 옆에 사는 아이 친구를 봐도 상당한 독서수준과 양을 가지고 있던데요. 어릴 때부터 하루 최소한 두권의 그림책을 보고 잠에 들도록 유도해봤지만, 항상 지켜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요즘 들어 문고판 책을 읽곤 하는데, 주니어문고의 책을 기준으로 하면 30분 정도 읽으면 1권을 겨우 읽거나 몇 번씩 나누어 읽어야하는 정도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학습지를 그만하거나, 최소한 연산만 시킨다든지 하고,- 요즘 빼기 3을 하고 있는데 우리 아이 말이, 학교에선 아직 뺄셈도 안하는데 왜 이런 걸 먼저 해야 하느냐는 겁니다. 가끔씩 던지는 말에 정곡을 찔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 책 읽는 일에 좀더 시간을 투자하도록 해볼까요? 근데 이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제가 낮에 같이 있어주지 못하니 혼자서는 책을 손에 잡기가 쉽지않다는 거지요. 하교길에 학교도서관을 들러 대출을 받아오는 것도 대출을 받아오는 것 자체가 목적이지 잘 읽으려들지 않습니다.


고작 8살짜리한테도 이렇게 힘들어서야 어떻게 이 아이의 학창시절을 함께 할 수 있을지 저는 너무 암담하기만 합니다. 자꾸 제 어릴 적 모습과 아이를 비교해서 평가하게 됩니다. 너는 엄마랑 너무 다르다. 심지어 너는 아무래도 엄마가 낳은 아이가 아닌 것 같다는 말까지 할 때도 있습니다. 성향이나 습관이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에게 상처가 되는 말인줄을 알면서도 이런 말이 자연스레 튀어나오는 상황을 우리 아이가 만들고 있다고 오히려 아이 탓을 하는 저 자신이 무엇인가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야 하는게 아닌가 할 정도입니다. 도무지 아이가 아무 것도 안하고 빈둥거리는 것이 이토록 참을 수 없도록 싫은지요.


다른 엄마들의 지혜를 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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