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예림이가 기말고사를 보고 왔습니다.
저번주에 있었던 수학경시대회덕분에 수학은 쉬웠던지 백점이라고..
나머진 잘 모르겠다더군요. 감기에 온식구가 돌아가며 누워서 예림인
조퇴도 두번이나 시험전날엔 제가 몸살로 눕고 따로 기말준비를 할 여건이 아니었죠.
더구나 공부욕심많은 담임선생님이 조산기로 갑자기 병가내시는 바람에
예상문제를 다뤄보기는 커녕 성의없는 임시선생님땜에 시험진도도 못나간상태라..
그냥 마음을 비우기로 했지요. 아픈애 붙잡고 공부시킬수도 없었고 저도 넘 아파서..
오늘 결과가 나왔는데 임시샘이라 역시 점수만 딸랑(전엔 점수대별로 몇명정도인지는 알았는데)
그래도 국어 수학이 백점에 슬생 바생 90점이라 아주 잘했다고 칭찬해줬습니다.
중간고사처럼 반에서 올백이 나온것도 아니고 의외로 국어나 수학 백점도 적은것같고.
범위가 적은대신 문제가 까다로웠는지 슬생도 어려웠나보더라고요.
슬생에서 자기가 안배운게 나왔다고 하길래 뭔가 했더니 보통 가을동산에서 가을에 색이
변하는 나무를 많이 물어보는데 시험엔 사시사철 잎이 변하지 않는 나무를 묻는게 나왔다고요.
아~ 응용력이 없는 딸내미..그럼 반대로 잎이 변하는걸 x해서 남은걸 하면 될텐데..
우리딸 그냥 감나무 찍었답니다. 감따고 나서 잎이 몇개 안남은 앙상한 가지를 연상하면
어째 그게 답이 될까 싶지만 그건 저 어릴적 흔히 감나무 보던 시절의 얘기고요.
사실 굴참나무고 감나무고 사과나무고 뭐 나무를 제대로 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보니.
그러길래 내가 나무 좀 보여주게 수목원 좀 델다달라구 노래를 불렀건만 우리신랑 차막힌다
바쁘다 핑계대다가 ㅠㅠ 저의 째려봄에 우리신랑 움찔..내년봄엔 수목원 앞장서서 나서겠지요?
바생에선 태극기 다는 국경일중 광복절을 물었는데 주로 최근의 달력을 보고 헷갈리던 국군의 날과
개천절(같은달이죠)만 신경쓰고 제헌절까지 마스터했지만 광복절은 깜빡 넘어간 날림공부땜에
헷갈렸다고하는데 역시 이런걸 보면 평소 실생활에서 느끼고 익히는 공부가 중요한것같습니다.
광복절날 방학중이라 그냥 놀던데로 쭈욱 놀았을뿐이라..빨간날의 의미를 함께 되세겨보면 좋았을텐데요.
못하면 못해서 가슴이 답답하고 잘해면 왜 좀 더 잘하지 못할까 안타까움이 앞서는게 엄마욕심이지만..
평소에 숙제 잘하고 책 잘읽고 학습지 밀리지 않고 수업시간에 수업 듣는 태도 좋고 발표잘하고
친구들과 잘지내고 미술과 피아노 학원가는것도 좋하하고 밥도 잘먹고 할머니 할아버지한테도 잘하고
생각해보니 칭찬받을점이 너무 많은 딸이라 '아깝게 그걸 왜 틀렸어?'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꿀꺽 삼키고 잘했다고 안아줬습니다. 아픈데 시험날 결석안하고 시험 다 본것만도 어딘데요.
일단 엄마가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니 마음이 놓였는지 과자를 먹으며 종알종알 시험 뒷얘기를
늘어놓는데 오옷 쇼킹 ~임시샘이 다른일을 하셔서 한친구가 공책을 꺼내들고 광복절을 베껴적었다며
담임샘이 그런짓은 도둑이 하는거랬다고 자기는 굉장히 헷갈렸지만 틀려도 그냥 적었다는 아이말에..
백점 백점 외치다 아이가 커닝해도 점수만 잘 받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게 되는게 공부 좀
못하는거보다 더 심각한 일이겠다 싶네요. (쉬는시간에 그 친구에게 뭐라고 하니까 한개밖에 안봤는데
뭐 어떠냐고 큰소리를 치더랍니다. ^^어려서 뭘 모른달까 딸내미 말대로 뻔뻔하달까 )
남자아이들은 쉽게 슬쩍 옆친구걸 보고 쓰기도 하지만(받아쓰기할때도 가끔씩 그러죠) 여자아이가
대담하게 선생님 앞에서 공책을 꺼내 찾아 쓸 생각을 하다니 그것도 바생에서 백점맞고 싶어 그랬다고
친구들앞에서 꺼리낌없이 얘기하는게 좀 씁쓸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애니까 속으론 뜨끔 했을라나?)
그애 엄마한테 살짝 얘기를 해줘야하나 말아야하나잠시 고민도 되고요.
덕분에 저도 반성을 많이 했네요.
말로는 잘했어 하면서 금방 근데 한개는 왜 틀린거니 캐묻는걸 보면 애가 느낌으로 엄마가
만족하지 못한다는걸 알텐데.. 백점 맞아오면 얼굴이 환해지는 엄마를 보면 점수욕심에
착한아이들도 순간 커닝의 유혹에 빠지지 말란 법이 없으니까요.
점수가 낮으면 또 공부해서 올리면 되는거고 시험은 앞으로도 계속 있는거니까
엄마가 숫자하나에 울고 웃고 하지 않는 무게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오늘 영재 프로그램을 보니까 영재부모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이가 잘할때까지 믿고 기다려준다고
하던데.. 믿고 기다려주는거 생각보다 참 힘든일이네요. 도를 닦는 마음으로 실천해야지요.
그래도 시험이 끝나서 내일은 해리포터 영화보러 갑니다.
미용실에 가서 딸의 남자친구가 예쁘다고 한 예전의 생머리로 변신도 시켜주고
그동안 뜸했던 책도 읽고요. 역시 노는건 즐거워요~(사실 저도 벼락치기스타일평소엔날나리아^0^)
맘스쿨의 다른 맘들도 아이가 기말고사점수를 받아오면 그 점수를 받기까지 아이가 한 노력이나
과정들을 함께 포함시켜 칭찬해주시길..학교는 비정하게 점수로만 평가하지만 엄마들은 알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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